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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이상의 뜨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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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김진아] 1986년, 무려 3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이토록 오래 전 만들어진 이 영화가 현재의 영화와 견주어 볼 때도 전혀 뒤지지 않는 이유는 감독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그의 연출법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간단한 검색으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미술에 조예가 깊고 색조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이 영화, 블루벨벳이란 제목은 색감과 질감을 동시에 표현하며 집착을 상징하는 색이 된다. 감독의 미술적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이 후에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기로 하고.

   
▲ ⓒ네이버영화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젊은 배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잉그리드 버그만을 그대로 닮은 도로시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탈리아의 영화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는 네오 리얼리즘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로베르토 로셀리니감독과 영화 <카사블랑카>로 유명한 잉그리드 버그만 사이에서 태어난 여배우이다. 현재도 독특한 매력으로 다양한 역을 소화하고 있는 여배우.

이 영화 <블루 벨벳>에서도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맡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카일 맥라클란의 꽃미남이었던 시절과 현재 다정한 엄마 역으로 많은 활동 중인 로라 던의 모습 까지 30년 전의 미모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깊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네이버영화

본격적으로 영화 안으로 들어가, 앞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미술적 표현방식에 대해 이어나가보자면 배우들이 등,퇴장하는 모습을 독특하게 연출된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영화 초반, 제프리가 계단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예를 들어본다면 마치 은밀한 무언가가 등장하듯 어둠 속에서 홀연히 얼굴을 드러내며 마치 영화는 어둠을 주제로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샌디가 처음 제프리에게 모습을 드러낼 때 역시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미스테리한 무언가가 등장하는 모습, 심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 할 때 주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어떤 면에서 미술적 표현 방식일 수 있을까? 그것은 빛과 그림자, 즉 명암을 영화 내에서 사용한 방식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르적으로 느와르는 아니지만 유난히 어둠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영화 중간 중간 촛불이 꺼지거나 전등이 꺼지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 ⓒ네이버영화

미술적 표현에 대한 조금 더 살펴 본다면 영화 초반, 어둠에서 나타난 제프리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어머니와 숙모님에게 할 말을 전하고 다시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그 후의 앵글은 바로 TV로 향하고 있는데 계단을 오르는 한 남자의 다리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 장면을 몇 번이고 돌려보았는데 마치 비디오 아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방식은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기법을 넣고자하는 감독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앞서 명암에 대한 이야기와 촛불과 전등이 꺼지는 장면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촛불과 전등의 인서트에서 그것을 주인공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극은 어쨌거나 전부 현실인데 아주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치닫기도 한다. 예를 들면 프랭크가 도로시를 겁탈하는 장면, 제프리가 도로시와 연정을 나누는 장면,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이 치닫는 결말, 그런 상황들이 종료되면 늘 촛불이 꺼지거나 전등이 꺼졌다. 마치 다시 현실의 현실로 돌아가는 스위치처럼, 그리고 그것이 꿈이면 좋겠다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처럼 불은 그렇게 꺼져서 명암효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 결국엔 현실이다. 영화는 그렇게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들을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 하는 듯 보인다. 이 영화가 스릴러의 성격을 띄고 있다면 아마 그것의 균형과 불균형에서 오는 긴장감일 것이다.

   
▲ ⓒ네이버영화

악당 프랭크는 어떠한가? 사실 프랭크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프랭크의 집착과 광기에서 우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로시와 제대로 된 섹스를 하지도 않으면서 자꾸만 그것을 요구하고 그녀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늘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다. 자신의 그런 모습을 도로시가 보지 못하게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그런 자신의 결핍을 도로시의 가족들을 납치, 감금하여 해소하고 그들에게도 자신의 결핍을 강요하고 거기에서 오는 불안을 보면서 자신의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바꾸고 안정을 되찾는 듯 보인다. 이것이 프랭크의 결핍이다. 프랭크가 왜 그런 결핍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또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주인공들은 모두 결핍을 가지고 있다.이 이야기는 제프리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영화는 마치 제프리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사건이 전개되는 것처럼 시작하지만 결국은 제프리가 잘려진 귀를 발견하고부터, 그 호기심부터 시작하여 그 호기심은 제프리의 숨겨진 관음을 눈뜨게 하고 결핍 강한 여자 도로시와의 정사로 이어지고, 그녀를 안쓰럽게 여기고 연민을 베풀고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않은 마음은 샌디의 사랑까지 갈구하게 된다. 영화는 제프리를 순수한 남학생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그 순수한 남학생이 가진 결핍과 욕망이 해소되려 할 때마다 다른 주인공들은 많은 것을 희생한다. 하지만 영화는 결국 해피엔딩이다. 어쩌면 그 누구도 희생을 당하지 않은 건지도 모를 일이다. 결말은 악이 징벌되었고 선이 권장되었기 때문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이야기지. 하지만 각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결핍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영화, 그 이상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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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sm10040209@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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