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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이 활주로를 날아오른 위험한 비행사

민선영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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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민선영 칼럼니스트] 톰 크루즈가 또 몸을 사리지 않고 영화를 찍었다. 이번엔 직접 비행기를 몰았으니, 그의 액션에 대한 열정이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한 번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영화가 비행씬을 주로 다루는 영화라서일까. 촬영 중 조종사가 사망하는 비보도 존재했기에 더욱 화제와 논란이 됐던 영화, 더그 라이만 감독의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이다.

  “Based on a true story”(실화를 바탕으로 함)을 초반에 고지하면서 시작하는 해당 영화는 1978년 TWA 항공에 일하던 기장 ‘배리’(탐 크루즈)가 우연히 마주한 ‘쉐퍼’(도널 글리슨)에게 뜻하지 않는 제안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평소 시가를 밀반입하는 업무를 수행해오던 배리를 주시하고 있던 CIA가 자신들의 일을 철저히 비밀리에 수행하는 인물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TWA의 기장으로서 나름 안정적이고도 규칙적이던 삶을 살아오던 그에게 이러한 CIA의 제안은 새로운 하늘길을 날아볼 수 있는 기회처럼 보인다. 결국 그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가 달리던 주행로를 벗어나 기장석에서 내려오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스틸컷 中>

 그는 모든 것을 아내에게도 비밀로 한 채 CIA의 한 구성원으로서, 하늘 위의 눈과 발이 되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는다. 그러던 그가 1980년, 콜롬비아에 착륙하고 카르텔에 잡히면서 다시 한 번 굉장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이것 역시나 CIA가 제시한 만큼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아니 어쩌면 훨씬 더 그러한 일일 수밖에 없다. “마이애미로 코카인을 옮겨라.” 이런 특명에 그가 획득하게 되는 것은 2.2파운드 당 2000달러, 돈의 액수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러한 위험한 일에는 항상 도사리고 있는 열악한 조건들이 있는 법. 이⋅착륙의 위험도와 무리한 방법의 마약 운반이라는 열악함 속에서도 그는 최고의 비행사답게 비행을 주도하고 범죄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유능한 조종사이기에 마약조직이니, 자국의 비밀첩보조직이니 등 여기저기서 스카우트를 당하는 최고의 배달원일지라도, 결국 이 위험하고도 비밀스러운 배달들, 범죄를 실은 그의 비행은 활주로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고 있을 뿐이다.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스틸컷 中>

 비행 레이더에 잡혀도 의심받을 일 없는 그의 위치를 이용한 이 배달 업무는 그의 기지에 따라 공중의 정확한 지점에서 지상에 대기하고 있는 조직원에게 물건을 낙하시킴으로써,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도 물건을 배달하고 세관에도 걸릴 틈 없는 나름의 완벽한 범죄를 완성한 듯 보였다. 그러나 자축하던 배리와 카르텔의 장소가 습격되면서 그는 졸지에 마약밀수꾼, 범죄자로 구금되고, 뜻밖에 철장 안 그를 다시 구해주러 나타난 사람이 CIA의 쉐퍼이다. CIA에게도 아직은 유능한 배달원이었던 그는 다시 CIA의 부탁을 들어주는 조건하에 철장 밖으로 나오게 되고, 배리는 CIA가 마련해준 너무나도 조용한 동네 ‘메나’에서 지내게 되면서 어마한 규모의 지대를 가지게 된다.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스틸컷 中>

 CIA가 그에게 또다시 쥐어준 업무는 역시나 밀반입, ‘니카라과’까지 총기를 이동시키는 업무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니카라과의 공산화를 막고자 CIA를 통해 콘트라(니카라과 우익성향 반군집단)를 지원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담배’에서 ‘마약’, 이젠 ‘무기’까지 옮겨야 되는 기구한 비행사의 운명에 굴복할 법도 한 배리는, 나라를 위한 대의도 뭣도 중하지 않은 그저 그런 배달원으로서의 삶을 즐기기로 결심한다. 양쪽 모두에게서 이중 배달을 시작한 것, 막상 총기에는 관심 없는 반군에게 총 대신 카르텔에서 얻은 마약을 전달하고, 원래 반군에게 갈 총은 콜롬비아 카르텔에 들어간다. 반군들은 받은 마약을 밀수해서 마이애미로 가져가는 것으로 이상한 계약이 성립된 것이다. 이 배달일로 그에게 배당되는 판돈은 갈수록 늘어가고, 허름하던 그의 폐가가 호화로운 저택이 되어간다. 이 말도 안 되는 공중비행을 통해 세상 누구보다 빠른 배달을 시작한 결과, 말 그대로 배리는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비밀리에 속고 속이는 게임으로 하늘을 가르면서, 마냥 다 좋을 것만 같은 날들이 안정적으로 흐른다.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스틸컷 中>

 그러나 그렇게 탄탄대로를 형성하고 있던 그에게, 동시에 다이나믹한 변수들이 찾아오면서 사건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뒤틀리기 시작한다. 먼저 가정사, 그에게 JB라는 아내의 남동생, 그러니까 배리의 처남이 방문하면서 예상치 못한 골칫거리가 생긴다. 외려 가족끼리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JB의 방문이 말썽이 되고 있을 무렵 설상가상 카르텔은 그가 한 번도 비행한 적 없던 엄청난 양의 코카인 운반을 지시한다. 그의 불안한 동선을 지켜보는 눈도 더 생겼다. 은행에도, 집에도 차고 넘치는 게 지폐이던 배리는 결국 FBI의 레이더에도 포착되어 주요 관심대상으로 관찰 당하게 된 것이다. 일과 가정사가 엮어가면서, 이젠 어디서부터 잘못되기 시작한건지도 알 수 없이 사방에서 그를 옥죄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비행기가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벌써 그의 목숨도 왔다갔다 줄다리기를 시작한 것은 몰랐던 것일까. 배리의 위험한 비행은 그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 중이었을까.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스틸컷 中>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실존인물과 당시의 실화에 의존하면서, ‘배리 씰’이라는 인물에게 벌어진 기상천외한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치, 범죄 등이 복잡하게 얽힌 이 영화는 손 안대고 코 푸려는 자들의 싸움에서 터져나갔던 지극히 평범했던 한 인물의 양극적인 인생그래프를 보여준다. 1980년대의 미국과, 배리 씰이라는 인물을 알았던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는 보다 더 구체적이고 묘사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혹은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영화를 관람하는데에는 전혀 상관없다. 우리의 톰 크루즈는 완벽히 실존인물이던 ‘배리 씰’이 되어 누구보다도 그의 감정과 태도 변화를 포괄한 인생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군데군데에 삽입된 미국식 유머코드는 이 실화의 영화를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 방영하지 않고 무비스크린으로 보여줘야 할 이유를 제공해준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스토리를 통해 시사하는 바를 하나의 교훈으로 철저하게 보여준다. 옛말이 아무리 고리타분하고 구닥다리식이라지만, 이래서 우리는 아주 가끔은 옛말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고사성어 중에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언제나 삶에서 ‘팽’을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늘과 땅을 오가는 사실적인 액션이 실제 스토리를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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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영 기자
charm7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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