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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우리의 밑바닥에서 발견한 새로움, 영화 뉴니스(newness)

민소영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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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뉴니스 메인 포스터

[THE ARTIST매거진 = 민소영 칼럼니스트]

 타인과의 감성적 연쇄작용에 대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우리는 사랑일까>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관계의 기반은 상대방의 특성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우리의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연애,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싹트고 시드는 사랑의 민낯을 공유하며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샀던 알랭 드 보통의 문장들처럼, 실오라기 하나 없이 모두의 연애를 거침없이 드러낸 영화 <뉴니스>는 마냥 가벼울 줄 만 알았던 관계가 어느 순간 절실함이 되는 연인의 발자취를 담았다. 실로 영화 속 관계의 밑바닥에서 발견한 희망은 사랑을 하고 있고,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의 어제이거나 오늘이거나 내일일 것이다.

   
▲ ⓒ영화 뉴니스 스틸, 가비(라이아 코스타)와 마틴(니콜라스 홀트)의 첫 만남

 페이스북에 현재의 관계 상태를 명시하는 항목이 있다. 싱글, 연애 중, 약혼, 결혼 그리고 언제 봐도 익숙하지 않은 ‘자유로운 연애 중(Open relationship)’이 있다. 이는 영화 <뉴니스> 속 ‘마틴(니콜라스 홀트)’과 ‘가비(라이아 코스타)’가 데이팅 어플을 통해 ‘일회성 만남’으로 매칭된 것과 유사한 항목이다. 자신의 연애 방식이나 만남의 형태를 한 번의 가벼움으로 끝내는 것에 대해 미련과 두려움이 없던 SNS 세대의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짐작한 만큼 파국으로 치닫는 듯 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대사들은 일상적인 연애의 고민들을 정확히 짚어낸다. 이 영화의 묘미는 마치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돌려볼 때마다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이 다른 것처럼, 볼 때마다 새로움을 발견하게 하는 명대사들로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이전 작품 <이퀄스>에서 봤던 황홀한 푸른 색채감이 이번 <뉴니스>에서도 빛을 발해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 ⓒ영화 뉴니스 스틸, 데이팅 앱에서 매칭된 두 사람

 익숙해져 있던 것에 변화가 생기면 한동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에 이목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변화가 일상이 되면서 다시 이전에 익숙했던 순간들이 또 다른 변화로 느껴지는 순간들도 찾아오게 된다. 마틴과 가비에게도 이러한 순간들이 찾아오고, 자신의 실수로 사랑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로 솔직해지기로 약속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 솔직함을 추구하는 상대에게 맞추다 보니 배려나 동의가 우선시 되고,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괴리감만 조용히 마음에 자리잡을 뿐 그 거리를 좁힐 실마리를 찾지 못해 마냥 이탈하게 된다. 마틴은 지난 사랑의 아픈 추억을 지니고 있어 진심을 다하지 못하게 되고, 가비는 사랑이라는 존재에 정착하는 것이 불안하기만 하다. 가비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사랑을 원하면서도 자유로움 또한 추구하고자 하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마틴 또한 가비에게 진실 혹은 진심을 건넬 타이밍을 놓치면서 제 3자의 타인이 전하는 왜곡된 말들로 가비를 상처입히고 만다.

   
▲ ⓒ영화 뉴니스 스틸, 각자 SNS를 하고 있는 마틴(니콜라스 홀트)과 가비(라이아 코스타)

 모든 연애의 우여곡절은 오해로부터 출발한다. 마틴과 가비도 전혀 다르지 않다. 다만 이 영화는 일반적인 연애의 틀을 넘어, 새로운 방식의 연애 또한 주목하고 있어 확장된 형태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관객에게 유도한다. 내면 깊숙한 곳에 ‘새로움’과 ‘마음의 안식처’ 그 중간 어딘가에서 방황하는 젊은 연인의 모습을 담았기에 필자는 이들의 연애 방식이 단순히 방탕하다고 볼 수만은 없었다. 모든 연애의 본질은 결국 같다. SNS가 피상적인 하나의 이미지에 불과한 것처럼, 이 영화가 차용한 연애의 방식은 하나의 도구일 뿐, 영화 속모든 플롯과 사소한 장치 하나에 의미를 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게 연애의 모든 것을 다룬다. 아니나 다를까, ‘현실연애’라는 단어가 생길 즈음 국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의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는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주연을 맡았던 안톤 옐친을 기억하며, 사랑과 연애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뉴니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 ⓒ영화 뉴니스 스틸, 아침을 함께 맞이하는 연인의 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의 바닥을 매만질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자신의 종교는 사랑이라고 소개하는 작가 최유수의 저서 <사랑의 몽타주> epilogue의 글귀다. 마치 연달은 실수 끝에 자신의 본 모습을 마주하고 그 모습마저도 애정해주던 사람에게 돌아갔던 가비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랑하지 않고 운명에 흐르도록 둔 자신이 붙잡지 못한 사랑을 돌이키고 싶던 마틴처럼. 두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다시 그들이 시작하는 만남 앞에는 밑바닥만이 있었고, 무너질 곳도 없이 이제는 쌓아 올려갈 사랑만이 남아 있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불완전성을 공유했기 때문에 필자는 그들의 재회가 마냥 또 다른 헤어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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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영 기자
mandy754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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