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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각은 어디까지 깨어있는가

민선영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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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겟아웃'(GET OUT)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민선영] 이때쯤의 계절감에 적절한 스릴러 장르 <겟아웃>(GET OUT)이 국내 개봉 약 2주 만에 어느덧 200만 명의 관객 수를 끌며 순항 중이다. <겟아웃>의 감독 조던 필레는 작년 개봉한 영화 <아기배달부 스토크>의 늑대 목소리를 연기한 한 명의 배우에서 해당 영화를 연출, 제작 및 감독하게 되었다. 이제 막 시작된 그의 영화 제작의 결과는 영화 <겟아웃>의 평가로 볼 때 꽤 순조로워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 <겟아웃>은 흑인 남자친구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놀러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우리의 의식은 어쩌면 여기서부터 작동되기 시작한다. 다양한 인종을 품는 시대라지만 여전히 비일비재한 인종차별 세태는 여전히 알게 모르게 사람에 대한 구분을 작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영화 ‘겟아웃'(GET OUT) 스틸컷 中>

  ‘백인’과 ‘흑인’의 결혼, 이젠 이상하게 보는 시선을 이상하게 여길 수 있는 시대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여전히, 잔재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존재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내가 ‘흑인’ 남자친구인 걸 부모님도 아시는 거야?” 남자주인공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집에 가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될 사실이 있다. 문제는 흑인인 자신이 환영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한 확신이다. 그러한 질문 자체는 이미 많이 언급된 숱한 문제점들을 상기시킨다. 사회에서 흑인이라는 인종을 보아온 시선, 계층적 구도의 잔재를 주인공은 여전히 현대에서도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여자친구의 집에 가는 길에 만난 불운의 사고와 그로 인해 백인 경찰에 의해 신분증을 요구당하는 남자주인공의 태도는 너무나 당연하고도 예상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처럼 보인다. 흑인이라는 인종 때문에 맞서게 되는 정황상의 의심에 대해 적극적인 증명보다 빠른 협조가 오히려 큰일을 양산해내지 않는다는 의식이 그의 씁쓸한 웃음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 <영화 ‘겟아웃'(GET OUT) 스틸컷 中>

  미스테리한 사건들은 그가 여자친구 로즈 집에 당도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증폭된다. 크리스가 여자친구의 집에서 가정도우미로 일하는 여자 흑인이나 정원사로 일하는 남자 흑인을 만날 때 서로를 마주하는 눈빛은 관객들로 하여금 묘한 긴장감을 야기시킨다. 여자친구 집에 일하는 흑인들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크리스 자신도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것 역시 예상된다. 그러나 의외로 크리스를 향한 로즈 부모님의 환대는 왠지 더욱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시킨다. 로즈의 집을 구경하면서 ‘제시 오언스’(베를린 올림픽대회에서 육상 4종목 금메달을 획득하고 세계기록을 세웠던 미국의 단거리 흑인 육상선수)의 사진을 보게 된 크리스는 로즈 아버지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마음 어딘가가 불편하다. 흑인의 성과를 이례적인 것 이상으로 보고 있는 백인의 어떠한 시선과 마주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로즈의 집에서 무엇보다 가장 어색한 것은 같은 인종이라는 친근감을 전혀 찾을 수가 없는 경직된 정원사와 도우미 때문이다.

   
▲ <영화 ‘겟아웃'(GET OUT) 스틸컷 中>

  여자친구의 집에 인사를 드리러 온 때는 교묘하게 로즈의 부모님에 정기적으로 모이는 ‘백인 모임’이 열리는 날과 맞물려 있다. 상당히 격식을 차려입고 주최된 백인들의 모임에서 크리스는 어딜 가나 집중의 대상이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가 혹은 관찰을 당하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그는 그가 유일한 유색인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백인들의 무리에서 한 흑인을 발견하고 “형제”라고 말하며 반갑게 손을 뻗는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어딘가 꾸며진 듯하고 부자연스러운 그의 행동에 크리스는 모든 촉을 동원해내고, 그가 6개월 전 실종되었던 인물임을 발견한다. 수상한 그의 사진을 몰래 촬영하던 크리스의 셔터 소리에 줄곧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던 그는 갑자기 각성, 돌변하며 크리스에게 절박하게 영화의 제목만을 외친다. “나가!” (Get out)

   
▲ <영화 ‘겟아웃'(GET OUT) 스틸컷 中>

  <겟아웃>, 이 영화는 대단한 반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크리스의 시선 속에서 표면적으로나마 봉인되었던 의식들에 대한 감각을 촉진시킨다. 누구라도 간접적으로 흑인의 눈높이를 통해 형체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하고도 기이한 두려움 속에 빠지는 것이다. 그것은 실체라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감각’에 의존한 무서움이자 언제부턴지 알 수 없을 만큼 내재되어 있던 무의식적 발견이다. 영화를 감상한 다음 영화 포스터를 다시 본다면, 클로즈업된 크리스의 확대된 동공, 놀란 표정은 어떤 형체를 발견함에 따른 경직된 반응이 아니라 자신이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 재확인한 절망감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글은 <겟아웃>의 영화 예고편에 등장한 내용을 중심으로 최대한의 스포를 포함한다. 그 외의 부분들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에 추가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었지만,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하나의 결과만을 위해 파편화되어 있음은 명징하게 말할 수 있겠다. 해당 영화, <겟아웃>이 주는 다른 차원의 공포감은 여태 영화에서 겉으로 드러나기만 했던 것에 대한 것들에 대한 실제감을 부여한다. ‘존재’, ‘실존 자체’에 대한 공포를 해당 영화를 통해서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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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영 기자
charm7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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