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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탄자니아, 안녕 다르에스살람] (3) 사람들 사이에는 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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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김아름] 몇 해 째 다르에스살람 트립 어드바이저 추천 관광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 장소가 있다. 크게 갈 만한 곳이 없는 도시로 유명한 다르에스살람 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큰데, 바로 음부디야(Mbudya)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섬이다. 살면서 본 바다 중에 제일 깨끗하고 예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정말 놀기 좋은 곳으로 손에 꼽는다는 현지인의 추천도 있었다. 이 외에도 인터넷이나 주변인들을 통해 음부디야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접하긴 했지만 한낱 섬 따위의 바다가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냐는 생각과 다르에스살람의 바닷물이 깨끗할 수 없다는 확신이 공존하며 꽤 오랫동안 그 섬에 가지 않았다. 탄자니아에서의 생활이 끝이 나기 한 달 전 즈음, 타 기관의 인턴들과 함께 그 섬에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그제서야 나는 다르에스살람에서 통통배를 타고 갈 수 있는 그 섬, 음부디야로 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섬으로 가는 명확한 항구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우리는 이전에 음부디야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인턴의 이야기에 따라 음부디야까지 가는 배를 운영하는 호텔에 가서 배를 타기로 했다. 그렇게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뒤, 우리는 한 곳에 모여 호텔로 향하기로 정했다. 섬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 했었지만 막상 배를 탄다고 하니 이유 모를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차를 타고 약 15분, 꽤 멀리 떨어진 곳에 호텔은 자리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길가에 설치된, 음부디야로 가는 표를 판다는 이정표와 안내판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다. 이런 열기가 바로 트립 어드바이저 1위의 위엄인가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따가운 햇살을 등에 맞으며 시원한 물에 들어가 첨벙첨벙 수영을 하는 일은 그 생각만으로도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이윽고 약속한 장소에 일행이 모두 모였고 통통배를 타기 위해 갯벌의 끝에 위치한 선박장으로 향했다. 그 발걸음이 왜 인지 모르게 가벼우면서도 즐거웠다. 마침 썰물 시간대여서 바닷물이 모두 빠진 시간 이었다. 생각보다 갯벌의 힘은 위대 했고 나는 갯벌을 걷다가 결국 샌들 두 쪽을 벗어 손에 들고 절반가량 남은 갯벌 길을 걸어야 했다. 10분 정도, 맨발로 갯벌과 사투한 끝에 갯벌 끝에 정박 되어있는 배에 다다를 수 있게 되었고 한 명씩 차례로 배에 올라탔다.

 배에 올라탄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 아침에 이곳에 오며 맞은 매연들이 모두 씻겨 나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배는 그리 크지 않아서 작은 파도에도 출렁거렸는데 배가 출렁거릴수록 이유 모를 설렘과 두근거림은 배가 되었다. 지나가는 요트의 사람들과 도 인사하고 작은 나룻배를 노 저으며 나아가는 한 노인과도 여유롭게 손 인사를 나누었다. 기분 좋은 길이었다. 20분가량 바람을 가르며 배를 타고 오다 보니 섬에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하나 둘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섬을 보니 흥분한 마음에 성급했던 나는 배가 섬에 정박하자마자 제일 먼저 배에서 내렸다. 오전의 햇빛은 매우 강렬했고 썰물에서 밀물이 진행되기 시작한 터였기에 모래사장은 넓기만 했다.

 

 
 

  배에서 내린 우리들을 향해 다가온 것은 섬의 관리인 이었다. 탄자니아의 섬들은 무인도를 포함하여 해양 자연 보호구역이라는 이름하에 관리를 받는 다고 한다. 따라서 섬에 대한 입장료를 내는 것은 물론 섬에 있는 시설들에 대한 시설 이용료까지 따로 지불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내국인과 외국인의 이용가격은 그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각종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뱃삯와 섬 입장료, 햇빛을 피하기 위한 방갈로 이용료를 지불해야할 뿐 아니라 각종 음료와 식사도 관리인을 통해서만 주문하고 먹을 수 있었는데 그 가격도 시중보다 비싼 가격이었다. 섬에 도착하자 마자 비싼 입장료와 이용료를 우리에게 요구하여 짜증이 났지만 이미 온 이상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을 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입장료를 지불하였다. 점심시간에 맞춰 음식을 주문 해 놓은 뒤 수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한 가지 좋았던 건, 음식을 주문하면 그에 맞는 해산물을 직접 잡아와 요리를 해준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은 함정이지만.

   
 

아직 오전,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이기 때문인지 예쁘고 맑다는 극찬을 들었던 바다에는 해조류가 둥둥 떠다녔으며 물 색깔도 그리 예쁘지 않았다. 하얀 모래가 깨끗하게 펼쳐져 있을 것 같은 그 곳에도 수많은 해조류들이 햇빛에 젖은 몸을 건조 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바다 너머 실루엣으로 보이는 다르에스살람의 높은 건물을 바라보는 일도 좋았고 뜨거운 태양아래 시원한 바다에 몸을 푹 담그고 있다는 사실도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놀았다, 점심이 나온다는 동행자들의 부름이 있기까지. 항상 그렇듯 신나게 놀다 보면 피부가 익어가는 것도,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는 사실도 모른다. 그리 오래 물속에 있던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덧 훌쩍 한 시간을 넘겼고 저 멀리 식사를 하나 둘 옮기는 청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배가 고프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 할 만큼 열심히 놀았다는 사실의 반증이었다. 바다에서 나온 나는 뜨거운 모래사장을 뛰어 식사가 나온 테이블로 향했다. 배가 정말 고팠다. 랍스타, 생선구이, 감자튀김과 오징어 볶음 요리까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신나게 집어 먹기 시작했다. 다들 바다에서 오랫동안 놀았기 때문인지 나와 같은 허기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배는 계속 사람들을 섬으로 실어 날랐고 밀물이 들어오는 것과 함께 사람들도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말을 즐기기 위한 가족들부터 우리 같은 또래 젊은이들, 젊은 커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었지만 음부디야의 자연아래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모였다는 그 목적 하나는 같았다. 정신없이 점심을 먹는 동안 바닷가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시작했고 그 사이 바다도 앉아있는 우리와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처음보다는 물이 더 맑아지고 그 빛과 색이 더 선명해졌다. 열심히 에너지를 보충한 만큼 다시 소비하기 위해 약간의 운동을 마친 뒤 다시 바다로 향했다. 처음보다는 조금 더 신이 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밀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빨라졌고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배의 빈도도 잦아졌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아까 오전에 내가 봤던 그 바다가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빛깔은 더욱 짙어 지고 그 많던 해조류 하나 없이 맑은 물을 뽐내고 있었다. 잔지바르에서도 이렇게 맑은 바다를 본 적이 없었는데, 아니 불과 세 시간 전 만 해도 이런 바다가 아니었는데 자연의 힘이 놀라울 뿐이었다. 바닷물에 양 발을 담그면 발톱에 칠한 매니큐어 색까지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백사장은 어느새 내가 상상하던 그 하얀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많던 자갈과 해조류는 어디로 갔을까 라는 궁금증을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얀 백사장과 맑은 물이 만나는 그곳부터 짙은 파란 빛을 이루는 바다 저 멀리까지 거대한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은 그라데이션을 문지른 스펀지처럼 바다 위 하늘에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물장구를 치고 수영을 하고 모래성을 쌓아도 이내 다시 맑은 물이 밀려들어오는 그 모습이 작은 경이로움을 주었다.

   
 

음부디야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시끄럽거나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들 나름대로의 여유와 유희를 즐기는 만큼 모두가 쉬고 싶었기 때문일까,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이 와중에 한 가지 특이하게 관찰되었던 점은 꽤 많은 수의 내국인들이 음부디야 섬을 찾았고 수영을 하거나 바닷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잔지바르의 파제 해변에 갔던 당시를 생각해보면 바다를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인이었고 내국인들은 동네 어린아이들 혹은 수상레포츠 강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음부디야에서는 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휴식시간을 갖거나 나들이를 즐기기 위해 섬을 찾고 바닷가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내국인에게만 적용되는 저렴한 요금이 그들을 움직여 이곳에 오게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아름다운 섬, 바다 그리고 하늘을 당연히 즐길 권리가 있는 이들인데 이에 대해 놀라워하는 내 자신을 잠시 돌아보았다.

   
 

모르는 그들 몇몇과 어울려 물장구를 치기도 하고 모래 장난을 하기도 하며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지나갔고 약속했던 4시가 되자 우리를 태웠던 배가 돌아왔다. 어느덧 해는 서쪽으로 꽤 많이 움직여 있었고 아까 보았던 짙은 파란 빛 대신 황금 가루를 쏟은 것 같은 바다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우리가 섬을 떠나기 위해 배를 향해 걸어가는 그 순간에도 섬에는 계속 사람들이 들어왔다. 앰프와 타악기를 챙겨온 그들은 오늘 밤 섬에서 그들만의 음악회를 열며 파티를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니 섬을 떠나는 게 더 아쉬웠다. 배에 올라타서 다시 육지로 돌아오는 그 길은 파도가 거셌다. 멀어지는 음부디야 섬을 보며 생각했다.

‘다르에스살람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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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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