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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에서 느껴지는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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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정]

   
▲ [simon schubert, untitled(corridor and pictures), 70cm x 50cm, 2014, http://www.simonschubert.net]

낱장의 종이가 하나의 공간을 품기까지는 수많은 손길의 흔적을 거친다. 

   
▲ [simon schubert , untitled (salon hanging), 150cm x 150cm, 2010, http://www.simonschubert.net]

simon schubert의 작품이다. 

그는 별다른 도구 없이 종이를 접은 흔적과 그것에서 생겨난 명암만으로 공간을 창조한다. 마치 작품을 찍어내기라도 한 듯 세밀한 그의 작품은 보는 우리로 하여금 창작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교한 작품은 시간에 따른 빛과 그림자마저 일치할 정도로 치밀하다. 얇은 종이에서 나오는 그 탄탄함에 감탄을 자아내고 자리를 지키다 보면 문득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어느 순간 사라진 기술적 호기심과 함께 작품이 전하고 있는 깊은 침묵에 몸을 맡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simon schubert, untitled(light through windows), 2014, 70x100cm, http://www.simonschubert.net]

하얗고 하얀, 공간 속의 분위기는 청각을 앗아간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어떤 아득함을 선사한다. 시각을 통한 조용함은 그렇게 우리의 다른 감각마저 이끌어내 집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마치 작품과 나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현실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고요’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신비하기까지 한 이러한 감각은 잠깐 동안 현실감에서 우리를 떨어뜨린다. 발걸음을 옮기면 쿵 하고 크게 울릴 것 같은 웅장한 공간. 펄럭이는 듯한 구김의 흔적을 따라 시선을 구석구석 옮겨본다.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에 와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그의 작품은 옅은 그림자 한 조각까지 우리의 시선을 붙든다. 꿈속에 존재하는 듯한 이 특별한 감각을 만끽하고 있자니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 공기가 설레기까지 한다. 

   
▲ [simon schubert, untitled (corridor), 2014, 100 x 70cm, http://www.simonschubert.net]

눈앞에 놓인 공간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상상의 깊이는 무궁무진하다. 계단을 오르고, 눈앞에 문을 연다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순간을 깊이 느끼자. 걸음을 옮길 때 피어날 울림을 상상하며. 

   
▲ [simon schubert, untitled(grand stairway), 70cm x50cm, 2013,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 (Berlin Stadtschloss grand stairway), 2010, 100cmx 75cm,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hall below), 70cmx50cm, 2014,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Stadtschloss Weißer Saal), 2011, 100×75,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 (mirroring floor), 100cm x70cm, 2008,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 (chamber), 70cmx50cm, 2014, http://www.simonschubert.net]
   
▲ [simon schubert, untitled(light and chair2), 2014, 50cm x 35cm, http://www.simonschuber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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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기자
dkgh082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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