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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영화 <굿 윌 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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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유동하] 당신의 재능, 가정환경, 취미, 그리고 당신의 집 세탁기, 그 안에 옷이 몇 벌이나 쌓여있는지까지, 다 잘 알겠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뭐냐고. 거창하고, 파격적인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당신이 잡고자 하는, 그 ‘사냥감’이 무엇인지만 말해주면 되는 일인데, 그게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크고 작다느니, 많고 적다느니, 그 모양새에 대해 부연설명을 길게 늘어놓는 동안, 사냥감은 이미 숨어버리고 만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나보다 뛰어난 사냥꾼이 많아서? 혹은 잡고자 하는 사냥감이 너무 보잘것없어서? ‘아, 제가 하고 싶은 일은 ooo입니다. 여러분!’ 뭐 이런 걸 요구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혹시 몰라 말해두는데, 저렇게 하면 오히려 사냥감들이 죄다 달아나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깐, 나한테만 슬쩍 말해달란 말이다. 대체 나한테까지 숨기는 이유가 뭐냐고. 이는 영화 <굿 윌 헌팅>을 보고 난 뒤 나눈, 나 자신과의 대화다.

   
▲ 주인공 윌(좌)과 친구 척(우)

주인공 윌의 삶은 그야말로 하류 인생이다. 낮에는 막노동을 하거나, 청소부 일을 한 뒤, 밤에는 친구들과 함께 클럽을 드나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건다. 그는 제 환경이 불우하다는 탓만으로, 그가 영위해나가는 삶의 방식이 옳다고 굳게 믿는다. 그리고 그의 천부적인 재능은 오로지 엘리트들을 비웃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인생의 옳고 그름을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으나, 예외는 있다. 스스로에 대한 사유를 외면하는 삶. 그건 확실히 옳지 못하다. 윌은 많고 많은 시설 중에 굳이 명문대학교인 MIT에서의 청소부 일을 택했다. 내재된 욕망을 외면한 채, 그는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선회했던 것이다.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두고, 우리는 기뻐한다. 꽤나 안정된 삶을 찾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는 안주하는 삶일 뿐이다. 진정 원하는 삶은 저 너머에 존재하나, 일반적인 관념을 제 가치관에 투영하고 억지웃음을 짓는 것이다. 억지로 띤 웃음은 오래가지 못한다. 필경 광대 근육이 아려올 것이고, 어느새 입꼬리는 슬며시 내려오고 만다. 윌의 친구 척은 이렇게 말한다. “넌 당첨번호를 쥐고 있는데, 돈으로 바꾸기 두려울 뿐이잖아.” 이해한다. 어쩌면, 환경이라는 장애물이 계속해서 우리를 가로막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목적지만 놓지 않는다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을 힘을 가진다는 것을. 숀 교수의 말처럼 타고난 환경은 정말이지 우리 잘못이 아니다. 비단, 환경뿐만이 아니다. 하고자 하는 일은 그 어떠한 요소에 의해서도 방해받을 수 없다.

   
▲ 대화룰 나누는 윌과 숀 교수

<굿 윌 헌팅>은 치유의 이야기다. 온갖 두려움들로 둘러싸인, 그래서 온통 경계뿐이었던, 윌의 등을 토닥여 천천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이야기다. 사실, 그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 것이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윌이 잡고자 하는 사냥감이 꼭 그의 재능과 결부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보다 탐색, 그리고 쟁취의 ‘과정’이 중요하다. 가장 바라는 사냥감이 무엇인지 찾는 탐색의 과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이끌리는 대로, 진심을 따라가면 그만이다. 

결과적으로 윌이 택한 사냥감은 ‘사랑’이었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던,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던 스카일라였다. 스스로를 가둔 틀로 인해 그는 솔직함을 잃었고 끝내 그녀마저 잃고 말았다. 그렇기에, 그는 다시 그녀를 찾으러 떠난다. 모든 것을 훌훌 버려도 아깝지 않을 그녀를 택한다. 어떤 방식으로 그녀를 찾으러 가는지, 또, 그들의 관계가 어떤 결말을 가졌는지에 대해, 영화는 어떠한 설명도 곁들이지 않는다. 그의 결정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의미를 지녔으므로, 그런 건 필요치 않았다.

   
▲ 윌, 그리고 스카일라

징징대는 건, 그만이면 됐다. 신세 한탄 대결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지지리도 당신은 궁상맞고 불쌍해 그지없다는 걸 인정해주겠다는 말이다. 혹시 또 방에 틀어박혀 울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술독에 빠져 의미 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다니지는 않는가? 당신이 창조한 고독의 세계는 사실, 아무런 맥락도, 의미도 없는, 그저 자신을 향한 가혹행위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현실을 마주할 때다. 서툰 걸음마마저 아름다운, 갓 알을 깨고 나온 새끼 오리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굿(Good) 윌 헌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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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하
bugi9522@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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