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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마일스>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칼럼니스트] 마일스 데이비스를 연기한 돈 치들은 우리에게 ‘아이언맨의 친구’로 익숙하다. 로드 중령을 연기했던 그는 이른바 ‘만년 조연’이었다. 그는 2012년부터 시작된 미드 <하우스 오브 라이즈>에서 마티 칸 역을 맡아 주연 롤 타이틀에 이름을 올렸고 2016년 시즌 5까지 계속해서 출연 중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마일스>라는 영화를 통해 연출과 각본, 주연까지 섭렵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특유의 거친 목소리 톤까지 그는 마일스로 완벽하게 빙의(憑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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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펫을 들고 있는 마일스 데이비스 | ||
마일스 데이비스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트럼펫 연주가이자 재즈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음악 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이었는지 몰라도 그는 10대부터 트럼펫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에는 재즈 밴드까지 결성한 바 있다. 이후 줄리어드로 진학하기는 했으나 자신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 그마저도 그만두었다. 하지만 연주는 계속됐다. 연주가들과 퀸텟(Quintet)을 결성하기도 했고 콜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해 음반을 내기도 했다. 마일스는 기존과 달리 신선한 포맷을 갖춘 쿨 재즈나 퓨전 재즈로 재즈 음악이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보다 넓게 확장시킨 아티스트였다. 1980년대에는 랩과 재즈를 믹스한 힙합 재즈(Hip-hop Jazz)까지 선보였으나 제대로 선보이지도 못한 채 사망했다. 1991년 그의 나이, 65세.
새카만 썬글라스를 끼고 있는 마일스(돈 치들), 한 손에는 늘 그렇듯 담배가, 한 손에는 그의 상징인 트럼펫을 들고 있다. 데이브와 인터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에서 다뤄진 마일스 데이비스의 1970년대 후반은 잘 나가던 음악 인생에서 암흑기 같은 시간이다. 코카인과 술, 담배 없이는 조금도 살 수 없었던 그의 어두웠던 공백기를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자취를 감춘 마일스는 약에 찌들어 폐인처럼 살아간다. 그러던 중, 마일스와 인터뷰를 원했던 ‘롤링스톤’의 기자 데이브 브릴(이완 맥그리거)이 찾아오고 점점 세상의 빛이 드리워진 밝은 공간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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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마일스(돈 치들)와 데이브(이완 맥그리거) | ||
영화는 마일스의 연인이자 아내 프란시스 테일러(이마야치 코리닐디)와 함께 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플래시백(Flashback)으로 교차편집해 현재의 마일스와 연결한다. 과거의 마일스는 다소 예민하고 거칠긴 하지만 한 여자에 푹 빠져 사랑을 하게 된다. 더불어 누구나 알아보는 인기있는 뮤지션이지만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 순수하고 확고한 마음으로 음악에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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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일스와 그의 연인이자 아내, 프란시스 | ||
“틀려도 되니 연주에만 집중해”, “여긴 이렇게 바꿔서 다시 해볼까?”
열정이 넘친다. 퀸텟 속에서 그저 트럼펫만 불어대는 한 명이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지휘자이자 프로듀서이자 카리스마 있는 마스터의 모습을 선보인다. 하지만 그는 점점 변해간다. 프란시스에 대한 사랑은 점차 집착과 의처증으로 변해갔고 급기야 파국에 이르고 만다. 마일스의 방안에는 감미로운 선율의 음악보다는 술 냄새가 나고 담배연기만 자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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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 중인 마일스 | ||
연출을 맡은 돈 치들 감독은 마일스의 생애 중 ‘왜 굳이’ 이런 폐인 같은 삶만 도려내 영화화 했을까 사뭇 궁금했다. 화려했던 전성기와 높은 인기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은 그가 음악에 대하는 올곧은 태도와 반비례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찌든 내 나는 그의 집 한 귀퉁이에 존재하는 새로운 음악은 그에겐 변화의 시작이지만 그가 속해있는 레이블의 사장에게는 그저 돈일 뿐이다. 마일스의 손을 거친 새로운 음악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따끈한 신보 같은 것. 하지만 이 테이프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카 체이싱과 총격이 난무하기도 한다. 마일스는 성치 않은 몸으로 끝까지 자신의 음악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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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일스 데이비스의 모습. 출처 : pastdaily.com | ||
그는 말한다.
“내 음악을 규격화해서 재즈라고 하지마. 내 음악은 교감의 음악이야!”
재즈 음악을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면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나 역시도 그렇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내면과 그의 어두웠던 한때를 10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그려내 자칫 ‘수박 겉핥기’는 아니었는지 궁금해진다. 그의 팬 그리고 재즈를 사랑하는 팬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지도 궁금하다. 분위기 충만한 그의 연주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나른해진다. 거침 없는 그에게서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다니. 꽤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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