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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맞춘 퍼즐 위 새로운 조각의 자리는 없다

박동수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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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 본>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본 아이덴티티>부터 <본 얼티메이텀>까지 이어진 트릴로지에서 기억을 되찾은 제이슨 본(맷 데이먼). 자신을 되찾은 이후 잠적하여 살고 있다. 어느 날 그의 앞에 조력자였던 니키(줄리아 스타일스)가 나타나 CIA의 또 다른 음모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를 막기 위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제이슨 본과 그를 막으려는 로버트 듀이 국장(토미 리 존스), 그 사이에서 CIA의 낡은 모습을 탈피하려는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 제이슨 본의 첩보 액션이 다시 시작된다.

2007년 <본 얼티메이텀>이후 9년만에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모두 컴백한 정식 속편이다. 단지 세계관만 공유하는 <본 레거시>와는 그 정통성을 달리하는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이미 다 맞춰진 퍼즐 위에 새로운 조각의 자리는 없다. 억지로 맞추려 해봐야 이미 맞춰진 퍼즐을 겉돌 뿐이다. <제이슨 본>은 <본 레거시>와 동일한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이유 없는 속편은 언제나 퀄리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면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

   
▲ <제이슨 본> 스틸컷

이야기 자체가 진부하다. 2013년 스노든 사건 이후 알 권리와 안보, 프라이버시의 충돌이 블록버스터를 포함한 여러 영화들에서 다뤘다. 다큐도 나왔었고, 스노든의 전기영화도 곧 나올 예정이다. <미션: 임파서블 – 로그 원>, <007 스펙터>등의 영화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뤘다. <제이슨 본>은 같은 소재로 기존에 다뤄진 것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본 아이덴티티>를 비롯한 트릴로지는 9.11 테러 이후의 상황을 다루고 있었다. <제이슨 본>도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려 한다. 하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은 기존 트릴로지 시절의 수법에서 멈춰있다.

   
▲ <제이슨 본> 스틸컷

무엇보다 로버트 듀이의 캐릭터가 너무 구식이다. 물론 영화의 인물 설정 자체가 구식을 고집하는 국장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헤더 리의 대립을 그리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캐릭터 자체를 00년대스럽게 만들면 영화가 늘어진다. CIA의 국장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자신이 부리는 저격수(뱅상 카셀)보다 카리스마가 떨어진다. 캐릭터 주조에 실패했다. 토미 리 존스는 충분히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심지어 연출도 끝내준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연기를 해온 덕일까, 가만히 있어도 그의 주름이 연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지만, 러닝타임 내내 피곤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번 영화보다 속편에서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 <제이슨 본> 스틸컷

제이슨 본 캐릭터 자체의 이야기도 약하다. 자아 찾기에서 사적복수로 이야기가 바뀐 것은 기존 시리즈의 관객들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느꼈던 만족감을 반감시킨다. 너무 흔해져버린 느낌이랄까.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는 여전히 멋지지만,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아쉽다. 더 이상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로 할 이야기가 없다보니, 불필요하게 그의 개인사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진하다.

그럼에도 쫄깃한 추격전은 여전하다. 탕헤르 추격전 정도의 명장면은 없지만, 아테네와 런던에서의 장면들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라스베가스에서의 카체이싱은 헐리웃 블록버스터다운 면모를 뽐낸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등에서 봤던 것 같은 기시감을 없애진 못했다. 게다가 전편으로부터 9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본 시리즈만의 특징인 근접격투의 쾌감도 줄어들었다.

   
▲ <제이슨 본> 스틸컷

<제이슨 본>이 새로운 트릴로지의 시작일지, <본 레거시>와의 크로스오버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본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매력을 반감시키는 속편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만들어질 이유 없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없이 만들어지는 속편은 원조들이 참여한 팬픽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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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dsp959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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