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

도혜린 기자 조회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디아티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THE ARTIST MAGAZINE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제 1 전시실부터 제 4 전시실에까지 걸쳐 대규모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구본창, 정연두, 양혜규 작가를 비롯한 약 54 명(팀)의 대규모 사진 작가진들이 참여한다. 이 전시는 1989년부터 약 30 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가 현대미술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보여 주는 데에 주력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보이지 않는 가족>전과는 차이가 있다. 두 전시 모두 1957년 MoMA에서 개최되어 서울 덕수궁에서도 전시되었던 대규모 전시인 <인간가족전>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인간가족전>에 대해 비평적인 기조를 지닌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이 ‘롤랑바르트’의 이론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외 여러 작가들의 사진 작업을 전시했다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리얼리즘에 근간을 둔 한국 현대 사진만을 조명한다. 한편, 1989년을 중심점으로 삼은 데에는 이 해가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이기 때문이라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밝히고 있다. 중국 천안문 사건부터 독일의 베를린 장벽 붕괴, 소련과 미국 냉전 체제의 종식 등 국제 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전시는 한국의 사진 작가와 작업들에 초점을 두면서도, 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이 어떻게 세계의 것과 발 맞춰서, 또는 독립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 ⓒTHE ARTIST MAGAZINE

전시는 크게 네 전시실과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1989년 사진에 회화적 모노크롬의 시도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 초기를 다룬 챕터 1부터, 챕터 2는 개념 미술과 결합된 개념적 사진들로 이루어져있다. 특히 두 번째 챕터에서 소개하는 개념 사진들의 경우, 더 잘 나온 사진에 대한 흔한 통념을 뒤집거나, 인간이 쉽게 닿기 어려운 대지에 대규모 드로잉을 한 뒤 이를 대형 실사 출력한 사진 작품 등이 포함된다. 이는, 리얼리즘적 공적 사진 위주였던 이전 한국 미술과는 달리 사진에 비평과 새로운 시도, 그리고 퍼포먼스를 가미함으로써, 사진을 보다 사적인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한편 세 번째 챕터는 더 나아가서, 2000년 이후 현대미술과 퍼포먼스와 경계가 모호해진 추상적인 사진 개념을 주제로 삼는다. 이 시기부터 정식으로 국제적인 미술 시장과 비엔날레의 흐름이 국내에 유입되게 되면서, 사진에 퍼포먼스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까지 폭넓게 적용된다. 마지막 챕터인 네 번째 챕터는 ‘이미지 너머의 풍경: 상징, 반미학, 비평적 지평’이라는 제목 하에, 디지털 혁명의 결과 사진이라는 장르에 발생한 상징적, 반미학적, 비평적인 특성을 고찰한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사진은 반미학적인 특성과 동시에 초현실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

   
▲ ⓒTHE ARTIST MAGAZINE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전에서는 수백 장의 다양한 형식과 성격을 지닌 작업들이 전시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내 인상에 깊게 박혔던 작품은 김인숙 작가의 ‘Saturday night’이라는 작품이었다. 제 1 전시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를 다 보고, 한 층 아래인 제 2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디피되어있던 이 거대한 작품은 처음에는 매우 다채롭고 화려한 색상으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멀리서 봤을 때에는 완벽하게 일치하는 좌우 대칭과, 채도가 높은 푸른색 밤 하늘, 그리고 커다란 호텔에 각각 방마다 다른 색상의 조명으로 빛이 나는 시각적인 모습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마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이라는 유명한 인용 구절처럼, 가까이 다가가서 본 Saturday night은 아름답기보다는 처참하다는 느낌이 더 강렬하게 들었다. 김인숙 작가는 각각의 방을 일일이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한 뒤, 뒤셀도르프의 호텔 창문에 각각의 방 안의 모습을 합성하여 이 커다란 하나의 사진을 제작하였으며, 완성 비용만 6억이 들었다고 한다. 한번에 찍은 사진이 아닌, 순차적인 제작 과정을 거쳤기 때문인지 몰라도, 각각 방은 각자의 사연이 깃든 듯 이질성이 두드러졌는데, 이들의 집합을 통해 작가는 관람객의 관음증적인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방에서는 노부부가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었다면, 그 옆방에서는 가학적인 성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옆방 사람은 벽에 귀를 대고 소리를 엿듣고 있는 등 위트 있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한편, 어떤 방에서는 멜랑꼴리하고 고독한 여성이 우두커니 침대에 앉아있다면, 다른 방에서는 목매달고 있는 여성 또한 존재했다. 이처럼 김인숙 작가의 이 작품은 밝고 화려해보이는 우리 사회의 이면에는 얼마나 다양한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는 듯하여 전시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내 인상에 강하게 남았다. 

관련 기사

author-img
도혜린 기자
haerinl@theartist.co.kr

댓글0

300

댓글0

[칼럼] 랭킹 뉴스

  • 당신의 관념을 인버전할 테넷
  • 세계로 나아간 한국영화 Choice 5
  • 2019년 한국영화계 키워드 Choice 5
  • 제40회 청룡영화상 주요 부분 수상 예상 Choice 5 (인물 부문)
  • 여성이 주도한 한국영화 Choice 5
  • 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 한때 유재석 보다 잘나가는 국민 MC였는데…방송일 끊껴 호소중인 방송인
    한때 유재석 보다 잘나가는 국민 MC였는데…방송일 끊껴 호소중인 방송인
  • 안좋게 이혼했지만…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를 낳은 前 연예인 부부
    안좋게 이혼했지만…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를 낳은 前 연예인 부부
  • 150억 계약 포기하고 여배우 여친과 혼전 임신 결혼 선택한 배우
    150억 계약 포기하고 여배우 여친과 혼전 임신 결혼 선택한 배우

공유하기

[cosmosfarm_share_buttons url="https://theartist.co.kr" title="디아티스트" align="center"]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