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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이란 내용의 변형이 아닌, 형식의 전복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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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아티스트기획전> 사진출처 : 아티스트 FOR

[디아티스트매거진 = 송우람] 언제나 나만 모르게 흘러가던 주말에 난데없이 낯선 것 하나가 비집고 들어왔다. 야트막한 건물에도 쉽게 그림자가 지는 좁은 미아리 텍사스 골목에 각각의 뜨거운 것이 담긴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다름 아닌 ‘신진예술가’임을 자처하는 ‘젊은이’들의 <흐름>이 우리의 발걸음을 뜨겁게 한 것이다.

과거 화재사고로 인해 폐가로 버려져 있던 공간이 <오프발란스 댄스프로젝트> 주최/주관하에 기획자와 스탭(staff), 아티스트로 구성된 약 30명의 젊은이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공간은 전혀 상상치 못한 벅차오름으로 가득했다. 집창촌에 위치한 공간이기에 다소 위압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그것도 공간을 찾아가는 짧은 순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공간 자체가 가진 범접할 수 없는 신선함과 더불어, <흐르다>라는 큰 주제를 아티스트들이 각자 해석해 꾸민 더 작은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아티스트들의 더 작은 숨 하나하나는 이미 필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한참이나 그 순간을 곱씹게 만들었다.

“왜 이들의 예술은 여기서 시작 되었을까?”, “이곳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이들의 예술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공간에 들어섬과 동시에 기다리고 있는 무수히 많은 방. 그 방마다 휘갈겨지고, 흩뿌려지고, 칠해지고, 뒤엉켜진 무수히 많은 예술가들의 ‘본질’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질문들이었다. 사실 필자의 얕은 생각으로는 이미 서두에 언급한 바 있듯, 그들이 ‘신진’ 예술가임을 자처한다는 점으로 그 답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신진아티스트기획전> 사진출처 : 아티스트 FOR

우리는 이따금 ‘신진’ 이라는 단어를 오남용하고 있다. 필자는 온 힘을 다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진이란 세상의 모든 지식 네이버의 힘을 빌리자면 ‘어떤 사회나 분야에 새로 나섬. 또는 그런 사람.’ 을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지나치게 많은 이들에게 쉽게 그리고 편하게 신진이라는 이름을 붙여 관리하고, 심지어 이를 이용하기까지도 한다. 모두가 알법한 <심청전>을 예로 들어보자면, 심청전에서 나오는 심봉사가 귀머거리라 가정하자. 심청이가 아버지의 청력을 되찾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바다로 몸을 던졌고, 그곳에 용왕이 아니라 999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기 직전 은혜를 베풀어 심청이가 환생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면 어떤가. 우리가 느끼는 바가 많이 다른가? 필자가 느끼는 바는 같다. “우와 효녀다.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이야기구나.”

심봉사가 장님이 아니라 귀머거리고, 용왕이 이무기라 한들,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조금 ‘다른’ 이야기일 뿐이다. 그것은 곧 신진이라는 단어와는 이질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진아티스트기획전>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기존의 일반적인 ‘신진’이라는 이름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신진’이라는 이름을 위한 그들의 위험천만하지만 무엇보다 영예로운 첫 발. 이것에 우리는 박수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또한 여전히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할 가치가 있다.

공연장의 특성을 색다르게 해석하거나 움직임의 질감/특성을 재해석하고, 소외받던 주제들을 수면위로 건져 올리거나, 매체 간 강점을 한데 묶는 융복합 공연들이 범람하는 지금. 분명 <신진아티스트기획전>에서 느껴지던 예술가들의 ‘새로움’을 향한 그 뜨거운 흐름을 느끼는 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들 중 하나로서 감히 추측하건데,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그 새로움에 목말라 있고, 부분적으로는 간절하기까지 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 함께한 예술가들의 예술의 본질이 무슨 색이며, 무슨 모양을 하고 있었던 지 보다는 그들이 향하는 방향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말하고 싶은 이들.

마지막으로 칼럼의 제목으로도 언급했지만, 필자가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를 넌지시 주절거리며 글을 마치려 한다. 심청전의 귀머거리나 이무기처럼 내용의 변형이 아닌, ‘심청이가 아버지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는 것’과 같은 ‘형식의 전복’에서 ‘새로운’ 것은 시작된다. 그리고 예술은, 적어도 예술은 전복됨을 기꺼이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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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람
song1230@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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