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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를 찾아서>, 친구들과 함께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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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 = 김정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3년만에 다시 찾아온 픽사의 바다는 여전히 창의적이고 사랑스러웠다. 아름답게 묘사된 바다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는 이야기는 이 세계를 긍정하게 만든다.

   
▲ @도리를 찾아서 포스터

<니모를 찾아서> 사건 1년 후, ‘도리’는 ‘니모’네 학교 수업에 조교로 참여했다가 해류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한다. 그 순간 그녀에게 부모님에 대한 기억의 일부가 돌아오게 되고 ‘도리’는 부모님을 찾기로 결심한다. ‘도리’와 ‘말린’, ‘니모’는 또다시 누군가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전체 이야기의 얼개는 <니모를 찾아서>와 같다. 여정의 세부 과정도 비슷하거나 아예 같은 것도 있다. 바다거북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던지 새의 도움을 받아 이동을 한다던지 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이것은 큰 약점은 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장면이라도 여전히 매력적이거나 설정이 살짝 변형되어 새로운 매력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짜 약점은 다른데 있다. <니모를 찾아서>의 무대는 대부분이 바다였다. ‘니모’의 시점을 제외하면 거의 바다에서 매력적인 여정이 펼쳐졌다.(‘니모’시점의 여정 또한 긴장감 넘쳤다.) 장대한 여정이었던 전편에 비해 <도리를 찾아서>의 무대는 대부분 아쿠아리움이나 연구소 안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같은 이야기를 보다 작은 무대에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상대적으로 시각적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문어 ‘행크’의 변신술이 주는 잔재미들이 상당해서 영화의 리듬이 떨어져 지루한 일은 없지만, 1편에 비해 부족한 시각적 재미를 완전히 대신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 @도리를 찾아서 스틸컷

<니모를 찾아서>와 비교했을 때, 이 영화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 자체로는 매력적인 영화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그렇다. 대책없는 긍정주의자 ‘도리’, 츤데레 ‘행크’, 의리파 ‘데스티니’는 시종 영화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준다.

이 영화 속 주요 캐릭터들은 대부분 결함을 가지고 있다. ‘도리’는 단기기억상실증이다. ‘행크’는 문어지만 다리가 7개이다. ‘데스티니’는 심각한 근시다. 하지만 영화는 신체적 결함을 가진 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지탱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 집중한다. ‘도리’가 부모님과 다시 만났을 때, 부모님에게 들은 질문은 “어떻게 혼자 살아갈 수 있었니”였다. 이에 ‘도리’는 대답한다. “혼자가 아니었어요.” ‘도리’는 분명 혼자 살아가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친구들이 보완해주고 도와줬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도리’와 ‘말린’이 함께 아름다운 바다의 풍광을 바라보는 장면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영화가 지향하는 세계는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살아가는 사회임을 알 수 있다.

   
▲ @도리를 찾아서 스틸컷

또 하나, 이 영화의 이야기가 함의하는 것은 ‘직접 부딪혀보는 삶’이다. 영화 중반부부터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다. “‘도리’라면 어떻게 했을까?”이다. ‘도리’는 단기기억상실증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용감한 인물이다. 무엇이든 일단 부딪혀보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말린’과 ‘행크’와 대조를 이루며, 동시에 ‘도리’의 부모님의 태도와도 대조를 이룬다. 세상에 의해 상처받을 것이라는 ‘도리’의 부모님의 걱정과 달리 ‘도리’는 세상 속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많은 것을 얻었다. ‘도리’는 ‘행크’에게 말한다. “일단 부딪혀봐. 부딪혔을 때, 우연히 더 좋은 일이 찾아올지 누가 알겠니.” 맞다. 아직 부딪혀 보지도 않았는데 걱정할 것은 무엇이며, 안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설령 힘든 일이 나타나면 어떤가. 그들에겐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p.s 이 영화를 보겠다면 <도리를 찾아서> 시작 전에 상영되는 단편, <파이퍼>를 절대 놓쳐선 안된다. 잘 만들었고, 굉장히 매력적인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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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ashgray15@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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