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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 넓으냐? 하늘이 넓으냐?

이향은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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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스틸컷

[디아티스트 매거진=이향은]
 길거리를 떠돌며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던 혜지(김고은)에게 계춘할망(윤여정)은 빛을 밝혀준 사람이다. 혜지(김고은)는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해서는 안 될 일에 휘말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을 몇 십년동안 찾는 계춘할망(윤여정)을 만나 제주도에서 살게 된다.
 혜지(김고은)는 계춘할망(윤여정)의 행동이 어색하지만 전에 느꼈던 차가운 배고픔, 두려움과 다른 따뜻한 분위기가 싫지만은 않다. 혜지(김고은)는 학교도 다니게 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달갑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던 미술을 막상 하게 되니 무엇을 그려야할지 뭐부터 시작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서 계속 고집을 피우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다.

   
▲ ⓒ 네이버 영화 스틸컷

 하루하루를 보내던 차에, 전에 어울렸던 친구들이 친한 친구를 이용해 자신에게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자 마음이 불안해진 혜지(김고은)는 계춘할망(윤여정)의 통장을 훔친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 혜지(김고은)는 통장을 원래 자리에 갖다놓는다.

   
▲ ⓒ 네이버 영화 스틸컷

 그리고 바다를 보며 담배를 피우면서 혼자 많은 생각에 잠긴다. 그 때 계춘할망(윤여정)이 나타나 혜지(김고은)에게 담배 한 대를 달라면서 자신도 피운다. 계춘할망(윤여정)은 “바다이 넓으냐? 하늘이 넓으냐?”라고 혜지(김고은)에게 묻자 “당연히 하늘이 넓죠”라고 답한다. 계춘할망(윤여정)은 “인자 니가 다 큰 모양이다.” 그러면서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나 편 하나 있으면 사라지는 게 인생이라. 나가 네 편이 되어줄 테니 너는 니 원대로 하고 살라. 할망이 모든 거 다 해줄꺼여”라고 말하고 자리를 나선다. 혜지(김고은)는 그런 계춘할망(윤여정)의 마음을 통해 빛을 알기 시작한다. 또 계춘할망(윤여정)에게 마음을 열어 다가가며, 미술부에서 선생님에게 고집을 피우기보다는 열심히 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 ⓒ 네이버 영화 스틸컷

 하지만 혜지(김고은)는 알고보니 계춘할망(윤여정)의 친손녀가 아니라 은주(김고은)라는 여자아이였으며, 계춘할망(윤여정)의 친소녀 혜지는 친엄마와 함께 은주(김고은)의 아빠와 같이 살다가 교통사고로 혜지의 친엄마와 죽었던 것이었다. 보험금을 노렸던 자신의 아빠로 인해 은주(김고은)는 혜지(김고은)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을, 혜지(김고은)는 미술대회를 마친 후에 경찰서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 ⓒ 네이버 영화 스틸컷

 한편 미술대회 당일날 혜지(김고은)가 친소녀가 아니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고 거센 부정을 했지만 혜지(김고은)의 경찰서에서 말한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은 계춘할망(윤여정)은 집으로 돌아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그리고 죽은 친손녀 혜지의 생각에 뒤척인다.
 그러다가 계춘할망(윤여정)은 혜지(김고은)가 미술대회에서 그렸던 하늘같은 바다 속에 할머니 양손에 여자아이들이 손잡고 함께 빛을 향해 헤엄치는 모습이 있는 고백이라는 그림을 보고 혜지(김고은)의 마음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어두움은 나와 떼어놓을 수 없다. 이 표현이 조금 냉정하다면, 빛이라는 친구는 나에게 어색하고, 가까이 하고 싶지만 너무 먼 당신이다.
 사람들은 빛을 좋아한다. 어두움은 멀리하거나 싫어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있고, 어두움이 있어야 빛도 있는 것’이라고 자주 얘기한다. 실제로 우리는 그 어두움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어두움을 배척하고 빛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두움보다 빛을 선호하는 편일 뿐 빛이 자신에게 가까워지면 떼어놓으려 한다. 우리는 왜 빛을 어두움보다 좋아할 뿐 둘 다에게 선을 그어놓으려고 하는 걸까?
 학창시절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다. 빛과 함께하면 나도 빛인 것 같아서 좋았지만 어두움과 함께 하면 내가 어두움인 것 같아서 싫었다. 그런데 빛과 가까이하면 할수록 나의 어두움이 빛과 다르다는 걸 알게 해주고, 어두움과 가까이하면 할수록 나의 빛이 어두움과 다르다는 걸 알게 해준다. 결국 문제는 빛도 어두움도 아닌 나인 것이다.

 계춘할망을 통해 내가 느낀 건… 나의 빛이 누구의 어두움을 밝혀줄 수 있다면, 나의 어두움이 누구의 빛으로 밝혀진다면 인생은 살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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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은
leehy1220@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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