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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25. 연작 구상하기

강태욱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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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1. 일 더하기 일

‘하나’로써 완벽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둘’ 혹은 ‘셋’이 되면 완벽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스타 플레이의 독주보다는, 동료들의 어시스트가 완벽한 골을 만들어 내듯이 사진에서도 적절한 어시스트가 작품의 가치를 상승시켜줄 수 있다. 

사진은 수학이 아니다. 한 장의 사진이 1 만큼의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해서 두 장의 사진이 2 의 감동을 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연작 촬영을 통해 더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2. 사진 : 제한의 미학

처음 만난 사람에게 몇 마디 말로 ‘나’ 라는 사람을 온전히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다. 물론 사교에 능한 사람은 순간의 대화로 효과적인 표현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복잡하게 나열된 정보들로 인해 상대방이 자신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기 쉽다. 혹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함축적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일들이다.

사진은 한 장의 프레임 안에서 모든 것들이 표현된다. 제한된 프레임이 사진의 한계이자 장점이다. 사진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단 한 장에 모든 것이 들어있으므로, 쉽게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찍는 사람에게는 어떤 것을 넣고, 어떤 것을 제거할 것인가가 큰 숙제로 남는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말할 때, 상대방에게 작품의 의도를 설득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

#3. 단일 작품(Single)을 넘어 연작 작품(Series) 구상하기

프레임의 제한성이라는 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 장의 사진 안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한계를 너무나 쉽게 인정하고 더 근사한 것을 담기를 포기한다면 큰 가능성을 저버리는 일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한 장의 사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표현방식이 있다. 바로 ‘연작(Series) 작품’을 구상하는 일이다.

연작 작품은 하나의 주제를 공통적으로 가지며, 통일성있는 기법 및 패턴, 형태를 가지는 서로 다른 작품들의 그룹이다. 보통 3장 이상의 사진 그룹이 일반적이다. 갤러리에 걸린 몇 장의 사진이 하나의 제목 아래 걸려있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그러한 연작 작품은 한 장 마다의 퀄리티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얼마나 조화롭게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연작은 다수의 작품을 가지고 표현하기 때문에 한 장 안에서 모든것을 해결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도 해방될 수 있고, 더욱 효과적으로 작품을 구성할 수 있다.

   
▲ Waves of Soil, 작가 : 강태욱 (본인)
   
▲ Waves of Water, 작가 : 강태욱 (본인)
   
▲ Waves of Plant, 작가 : 강태욱 (본인)

Origin(근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본 연작 사진이다. 근원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때 바로 떠오른 것은 여러가지 물질들이 혼합되어있는 유동체의 이미지였다. 또한 물, 불, 흙, 풀, 공기 등 기본적인 세상의 요소들이 떠올랐다. 결국 그 중에서 물, 풀, 흙을 가지고 ‘근원’ 이라는 주제를 표현해 보고자 했다. 

물의 경우는 있는 그대로를 찍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흙과 풀의 경우에는 셔터스피드를 낮춰 물결처럼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단순히 이 세가지 물질을 표현한다고, 각각의 물질의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찍어놓고 ‘근원’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여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 연작이라는 것은 하나의 주제 아래 통일성 있는 사진들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흙은 나무가 늘어선 길에서 그림자가 길게 내려왔을 때 카메라를 흔들어 흙빛과 검은 그림자의 콘트라스트를 만들어내었고, 풀의 경우에는 적당한 명암이 있는 나무에 햇빛이 들어왔을 때 동일한 방식으로 촬영하였다. 결과적으로 ‘근원’이라는 주제에 맞다고 생각한 3개의 소재를 통일된 이미지로 만들었고, 이것들을 한 그룹으로 묶어 연작으로 완성시켰다.

위 사진들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연작으로 갈수록 더욱 미니멀한 표현이 용인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연작 내 각각의 사진들이 많은 소재를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 장의 사진의 불완전성을 연작 내의 다른 사진들이 채워줄 수 있기 때문에 단일 작품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소재를 제거할 수 있는 자유도가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다. ‘넣는 것보다 빼는 것’이 더 중요한 사진에서 연작은 중요한 이점을 선물할 수 있다.

#FIN.

한 장에 모든 것을 담는 것은 어렵고,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조건 고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연작으로 표현했을 때 더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다면 다수의 이미지를 가지고 하나의 주제를 서포트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을 보다 나은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때로는 연작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 다양한 작품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인스타그램 앨범을 개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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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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