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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배우 김승민의 영화읽기 #.1 영화 <아가씨> 대담한 세계관 안에서 뛰어노는 여배우들

김승민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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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아가씨>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김승민] 역시나 박찬욱 감독이다!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둘러싼 대중들의 호불호가 또 한번 극명하게 나뉘면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후 가장 많이 거론되고 회자되는 한국영화임이 틀림없다. 아마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중 <공동경비구역JSA>이후 가장 친절하면서도 대중적인 영화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19세 이상의 영화임에도 (7월1일 기준) 400만명 관객동원이상이라는 흥행성공으로 작가주의적 성향 안에서 대중적인 타협에 상당히 공들였음을 알 수 있다.

   
▲ 영화 <아가씨> 스틸컷

 그러나 흥행을 떠나 영화 <아가씨>를 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은 편하고 쉬운 대중영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박찬욱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박찬욱 영화를 (대부분)지지하는 편이나 이 글은 영화평론도 아니고 리뷰도 아니고 그저 무명배우가 바라본 영화 <아가씨>의 배우들에 관한 잡설일 것이다.

   
▲ ▲ 영화 <아가씨> 스틸컷

 글 끄적대기를 좋아하는 무명배우가 바라본 <아가씨>는 매우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영국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우리나라에 맞게 각색하면서 시대상으로는 일제 강점기를 다루고 있는데 우리나라 상업영화가 일제 강점기 시대를 다룰때는 대부분 그 시대상에 대한 애환이 진하게 뭍어나는 편이다. 아마 그런 의도가 들어가지 않은 작품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최소한의 대사와 상황 표현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가씨>는 일제 감정기 시대를 다루는 방식은 매우 쿨하다. 아마 영화에서 독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거의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저 주인공들의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핑거스미스가 원작임을 감안해도) 박찬욱 감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세계적인 보편성에 대한 자세라고 생각하는데 한 나라의 상황과 특별한 시기의 정서가 아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원초적인 감정과 정서를 필두로 흥미로운 사건을 배치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영화 <아가씨> 스틸컷

 그렇기 때문에 <아가씨>에 나오는 배우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 안에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사건과 캐릭터성으로 인하여 다른 배우들이 느끼지 못했을 법한 자유를 얻게 된다. 그 말은 즉, 대한민국에서 일제감정기를 다룬 작품을 하려면 어느정도 민족주의적 정서가 동반하기 마련인데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다른 어떤 배우도 느끼지 못했을 법한 환경과 기회를 얻게 되는 말이다. 이는 배우로써는 축복이자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그러한 주체를 남자가 아닌 여자들에게 몰아주면서 그 동안 영화 내외적으로 충분히 대접받지 못한 대한민국의 여배우들에 환상적인 선물을 듬뿍 안겨 준 듯한 느낌을 받았다.

   
▲ ▲ 영화 <아가씨> 스틸컷

 결국 여자의 주체적인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던 박찬욱 감독은 어쩜 남자배우들을 그렇게 한심하게 묘사하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나마 주연 배우들 중 가장 돋보이는 백작역에 하정우는 문맥상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능글맞음과 뻔뻔함을 무기로 악역을 단순한 악역으로만 만들지 않았음에 감탄했다. 박찬욱 감독 역시 하정우의 가장 인상 깊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멋진 하루’를 염두해서 캐스팅하였다고 하니 그 말이 일리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새롭게 해석된 캐릭터보다는 이미 보아온 이미지를 재탕하는 느낌을 온전히 지우지 못하였고 코우즈키 백작역을 맞은 조진웅 역시 훌륭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에너지가 내내 겉돌다 마지막에 가서 엄하게 튀어버린 듯 한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이는 배우의 탓이라기 보단 감독 스스로 의도한 장치임이 불구하고도 아쉽게 느껴지나 이를 상쇄하고 넘어갈 두 여자배우들의 불꽃 튀는 케미로 인해 영화의 재미는 더욱 살아 날수 있었다. 이미 화제가 되고도 남았던 베드씬을 제외하더라고 파격적인 신인캐스팅과 한창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가 보여주는 케미는 이 영화의 핵심적인 재미와 주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영화 <아가씨> 스틸컷

 히데꼬역의 김민희는 어느새 이렇게 대단한 배우가 되었나 싶을 정도로 자기 자신 그 특유의 아우라를 영화전체에 녹여내며 속을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영화 내내 뿜어내고 있었다. 특히 기모노를 입고 일본어 낭독을 하는 장면을 보면 과한 리액션이나 정서의 전달 없이 내밷는 대사임에도 그 것을 듣고 있는 상대편 배우들(심지어 관객들 마저)을 홀리게 하는 매력을 묘하게 뿜어낸다.

 그리고 숙희역의 김태린은 장편영화 데뷔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 신선한 마스크로 (특히 1장에 해당되는 전반부) 영화 내내 당돌하게 뛰어다니는데 대 선배들한테도 기죽지 않는다는 식상한 표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숙희의 매력을 당돌하게 발산했다. 영화 내내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휘젖고 다니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로써 어린외모에 맞게 당차고 사춘기시절의 여리면서도 새로운 감정을 받아내고 표현하는 숙희의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연기를 너무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 영화 <아가씨> 스틸컷

 그래서 결론은 모냐고? 무명배우가 바라본 이 영화의 특수성은 일제감정기라는 배경을 다루면서도 특유의 감상주의와 민족주의적 요소에 빠지지 않고 그러한 환경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두여배우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당신은 <아가씨>를 좋아 할 수도 있고 싫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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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기자
visionksm@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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