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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옳은 사랑. 누구하나 잘못하지 않은 사랑. 영화 <미비포유: Me Before You>

김진아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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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김진아] 존엄사에 대한 이슈는 꽤 오래 전부터 열렬히 찬반논쟁 중이다. 결국 존엄사의 논쟁은 ‘나’라는 일인칭 시점보다 내가 사랑하는 ‘너’라는 이인칭 시점을 놓아주지 못하는 ‘나’에서 비롯된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줄 수 있을까? 우리는 존엄사를 선택하는 일인칭에게서 ‘오죽하면’이라는 이라는 형용사를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존엄사 자체의 옳고 그른, 찬성과 반대, 정답과 오답에서 멀어져야 우리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윌(샘 클라플린)은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일을 척척 해내는 촉망받는 젊은 사업가였다.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6년 동안 일했던 카페의 폐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온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 강한 사람이었다. 6개월간의 임시간병인으로 루이자는 채용이 되어 온통 차갑고 냉소적이기만 한 윌의 간병인이 된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루이자는 특유의 강인하고 밝은 성격으로 윌에게 다가가려 애쓰지만 어쩐지 윌은 그런 루이자를 무시한다. 이것은 밀어낸다기보다 안중에 없는 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윌은 6개월간 이별 준비를 하고 루이자는 그런 윌의 이별 준비를 돕는… 그런 관계였기 때문에 서로 밀고 당기며 감정을 나눌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윌은 사고로 그가 사지마비가 된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는 가끔 루이자를 통해서 사랑의 감정을, 일상의 재미를 닫시 알게 되었지만 그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그가 그동안 누렸던 것에 비하면 그런 감정들은 너무나도 소소하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울며 매달리고 생각을 돌려달라는 루이자 앞에서 도무지 변하지 않았던 그런 감정들을 말하며, 이해를 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를 원망하며 떠나버린 루이자. 이제부터 누가 서로 이기적이고 누구를 이해하고 응원해줘야 하는지 우리는 자연스레 고민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그것을 이해해달라고, 하지만 그것을 알겠다 너의 인생이니 너 알아서 해라라고 말할 수 있는 연인이 몇이나 될까? 아니 비단 연인이 아니어도… 그럴 수 있을까?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죽어가는 육체를 안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육체를 안고 사는 윌에게 너는 살아야해. 반드시 살아서 사랑하는 사람 곁에 오래도록 머물러야 해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은 어떤 자격으로? 어떤 행복과 해방감을 안겨줄 수 있는데? 우리는 질문이 많아진다. 그리고 이제부터 존엄사의 문제가 정면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문제를 스위스(존엄사가 허용되는)라는 나라, 꼭 제 3의 세계로 피신 시켜놓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그 안에 모든 해결책이 있는 것처럼 모두가 그곳으로 와주길 윌은 바란다. 그것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스위스는 해결책이 아니다. 그리고 해결책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다.

   
▲ ⓒ네이버영화

 윌과 루이자가 나누었던 시간들. 그리고 윌의 마음을 바뀌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시간들.루이자와 윌의 부모가 간절히 바랐던 그 시간들은 꼭 허투루 보낸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비록 윌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우리는 모두 그가 처음 선택했던 제 3의 그곳으로 향했지만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았다. 우리가 바라는 기적은 단 하나도-윌이 마음을 돌리거나, 윌의 몸이 호전된다거나하는 상투적인- 이루어지지 않은 영화였지만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다정한 한 커플의 대화를 들었다.

 남: 그래도 그렇지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어떻게 저렇게 떠날 수가 있어?

여: 누가 이기적인건데?

남: 당연히 남자지. 여자한테 너무 잔혹하잖아. 남자는 바뀔 마음이 없으면서 시작한거잖아.

여: 그렇지. 여자에겐 잔혹한 일이지. 근데 우리는 윌 처럼 사지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죽을 만큼 아파보지 않았으니까 그가 이기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누군가의 인생에 함부로 들어가는건 아니야. 그건 정말 너무 큰일이잖아.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영화에서는 누가 이기적인가? 꼭 누가 더 사랑하는가? 사랑하는 사람 곁에 머물러야 비로소 행복 한 것 아닌가? 그런 존재하지 않는 법칙을 고정하고 영화에 대한 대화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커플의 대화처럼 꼭 떠나려고만 하는 윌보다 루이자가 더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윌은 매우 완벽한 삶을 살았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누리고 모든 감정들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았다. 이제 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그렇게 아파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배만 부르면 그만일까? 누렸던 것에 대한 절대적 박탈감. 우리는 그것의 해법을 가지고는 있을까? 남의 인생을 비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은 삶? 정작 나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이 이야기는 존엄사의 사회적 찬반을 떠나서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는 아닐까?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보내준 이, 떠난 이, 지켜본 이 모두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미피포유의 후속으로 나온 원작 소설 에프터유를 보지 않기로 했다. 루이자가 윌을 천천히 잊고 새로운 인생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당연하고 옳은 일이지만 루이자 만큼의 윌의 애도기간 없이 바로 저 소설을 읽어버리면 조금 미안해 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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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sm10040209@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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