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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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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립미술관 <보이지 않는 가족> 전시 공식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올해는 한불 수교 130 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이다. 외교적으로는 이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프랑스를 방문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한불 수교 13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공립 미술관에서는 관련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영화관에서 몇 달 간 유명한 프랑스 영화들을 재상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립미술관은 일우 스페이스와 함께 탄생 100 주년을 맞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진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학문적인 성과를 기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 작가들의 작업에 그의 스투디움과 푼크툼 개념을 적용시킨 사진전 <보이지 않는 가족>을 개최했다. 그의 사망 직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바르트가 느낀 사진의 본질을 기록한 그의 마지막 저서인 <밝은 방 – 사진에 관한 노트>에 의하면, 스투디움은 사진 속의 문화적, 사회적으로 코드화되거나 상징화된 정보를 의미한다면, 푼크툼은 감상자가 사진에 대해 느끼는 개인적이고 특별한 감상으로, 언어를 통해 형용 불가능하며 ‘화살이 날아와 관통한 것’과 같은 강한 이끌림을 주는 세부 요소를 의미한다. 이러한 롤랑 바르트의 이론은 기존 사진사에서 중요시 되었던 사조나 문화적 코드와 같은 거시적인 담론들이 아닌, 세부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들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의미가 있다. 

한편, <보이지 않는 가족>이라는 전시 제목은 1955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하여 세계 여러 나라를 순회해 국내에서도 개최된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사진전인 <인간가족>전에서 따온 것이자, 이 전시를 꼬집는 것이다. 인간가족전은 20세기 중반 전후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 인물들이 모두 ‘가족’이라는 하나의 체제에 소속되어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바르트는 이 전시가 지나치게 단일화되고 관습화된 남성주의적, 이성애적 가정 모델에만 초점을 맞춘 채,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동체라는 신화에 빠지게 했다는 점에서 비판한다. 1957년 저서 <신화론>에서 특히 이러한 비판점이 잘 드러나는데, 결국 <보이지 않는 가족>은 바르트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비판점을 수용함으로써, 소위 ‘비주류’라고 여겨지는 인물들을 보여 줌으로써 공동체를 이루는 다원화된 방향을 보여 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대표적으로 ’신화를 해체하다’라는 제목의 제 1 전시장에 전시된 에두아르 르베나 로저 발렌의 작업들에서 이는 구체화된다.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유명한 프랑스 사진 작가들뿐만 아니라, 바르트의 책에서도 자주 언급된 윌리엄 클라인이나, 보도 사진가로 유명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가라기 보다는 예술가에 가까운 신디 셔먼, 털사 지방의 어두운 면을 재치있게 필름 속에 담은 래리 클락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사진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유명한 작업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이 전시가 정작 롤랑 바르트의 이론을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했다고 비판한다. 전시된 사진들은 대부분 바르트가 강조한 세부 요소인 푼크툼보다는 오히려 스투디움적인 요소들만 가득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푼크툼’이라는 개념 자체가 수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오히려 스투디움만이 가득하다고 여겨지는 보도 사진들에서 사회적으로 약속된 요소들보다도 ‘무언가 나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전시 자체가 이전의 다른 전시를 비판한다는 점 때문인지, 유난히 말이 많았지만 마무리 된 이 시점에도 전시장에서 봤던 사진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찌르는 것을 보면 그 의도 자체는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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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혜린 기자
haerinl@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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