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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사라지지 않듯 버텨준 그들이 만들어낸 지금, 영화<모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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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박민서] 나사를 조인다. 날갯짓을 하듯 퍼덕이며 기계의 부속품이 된 듯 끊임없이 팔을 퍼덕인다. 컨베이어 벨트가 멈춘 후에도 그의 날갯짓은 멈출 줄을 모른다. 열심히 퍼덕거리는 그의 날갯짓은 아름다운 하늘이 아닌 어둡고 컴컴한 컨베이어 벨트 속으로 그를 끌고 들어간다. 또한 공장에서 움직이는 이들 모두 각자만의 박자에 맞춰 일정한 리듬 속에서 커다란 수레바퀴 속 작은 부품이 된 듯 보여진다. 화장실에서 담배 한 개피 피울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삶은 영화 <모던타임즈>속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조지 오웰의 1984 속 ‘빅 브라더’를 연상시키는 스크린이 화장실과 공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공장주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았고, 모던타임즈에서 보여지는 모두는 결코 인간의 삶이라 칭하기 어려웠다.

   
▲ 기계적으로 나사를 조이는 찰리 채플린

공장에서 반복된 작업이 선물한 강박은 그를 정신병원에 수감되게 하였고, 퇴원 후 실업자가 된 찰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감옥에 수감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또 한번의 어처구니 없는 일로 사면되지만 어두운 사회 속 실업자로 살아가는 것이 두려웠던 그는 자처하여 또 다시 감옥에 들어가려는 노력까지 하게 된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굶주린 동생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바나나와 빵을 훔치고, 결국 고아가 되어 형제자매들과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소녀의 눈물 어린 행동들 또한 영화의 배경인 미국의 산업화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얼마나 어두운 삶을 살아가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야간경비로 잠시나마 일하게 되었던 찰리와 그와 함께 했던 소녀의 귀여운 ‘상류사회’ 코스프레는 몸을 뉘일 집 조차 없는 그들의 속상한 삶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둡고 바쁨으로 가득했던 미국의 산업사회는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그들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땀과 눈물만을 원했을 뿐.

   
▲ 영화<모던타임즈> 스틸컷

영화 <모던타임즈>가 보여주는 것들은 우스꽝스럽게 그지없게 표현되었다. 짜리 몽땅한 찰리 채플린의 귀여운 중절모와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지팡이를 짚은 채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빵을 훔친 채 달아나는 많은 동생들을 업고 살아가는 소녀 또한 과장된 행동들과 표정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찰리의 미국 산업화에 대한 풍자는 결코 웃을 수 없다.

   
▲ 식당에서 우스꽝스럽게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찰리 채플린

1860년부터 1910년까지 약 50년간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미국사회 속에서 나타난 극심한 빈부격차와 셀 수 없는 실업자들의 안타까운 삶을 여실히 담고 있었다. 동생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바나나와 빵을 훔쳐낸 소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힘든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길 자처하는 찰리의 모습은 안타깝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국민은 사회를 이루고 사회는 국가를 이룬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2016년 오늘 우리가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만들어 내기까지, 산업화를 이뤄낸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분노와 고통이 동반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읊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가 있기 까지 미국의 산업화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많은 이들의 눈물 나는 삶은 산업화가 이뤄낸 반짝이는 빛에 가려진 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다. 얼마나 수도 없는 사람들이 굶주린 배를 움켜쥔 채 주당 60시간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노동시간에 더 말이 되지 않는 급여를 받으며 어두운 삶을 영위 했을까. 어떤 빛을 꿈꾸며 삶을 이끌어 갔을까.

미국의 급속한 산업화 속 노동자들은 찰리 채플린이 영화 <모던 타임즈>를 통해 보여준 그대로 , 굴러가는 톱니바퀴 속 부품으로 전락했다. 찰리 채플린이 영화 처음 나사를 조이는 강박을 갖게 되면서 여성의 옷에 붙은 단추를 보고도 멈추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들부터, 그 다음 일하게 되는 공장에서 큰 톱니바퀴에 빨려 들어간 채 그 속에서 얼굴만 빼꼼 내민 채 점심을 먹는 공장 노동자의 모습까지. 산업화를 이뤄낸 주된 이들은 그저 공장의 기계 속 부품 정도의 취급밖에 받지 못했다. 또한 벨로우즈가 공장주에게 제안한 급식기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어처구니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노동자의 손을 기계처럼 쉼 없이 움직이게 하려 스프를 마시게 해주고 빵 조각을 입 안에 밀어 넣어주는 그 기계는 미국의 산업화가 어느 정도로 급속하게 이루어졌는지, 그 급속하게 이루어진 사회는 그 사회를 살아간 이들의 삶을 그들이 먹었던 빵보다도 퍽퍽하게 만들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 영화 속 찰리 채플린과 소녀

길거리에서 춤을 추다 식당에서 춤추는 일을 하게 된 소녀와 함께하게 된 찰리는 결코 그들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다. 우스꽝스러운 노래로 인기를 얻으며 식당에서 소녀와 함께 일하게 된 찰리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절도혐의로 현상수배된 소녀의 잡힘을 피해 도망치게 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소녀는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살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죠?” 그러자 찰리는 “포기하면 안 돼, 우린 잘 해낼 수 있어!” 라 말하며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올리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그 둘은 웃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를 걸어간다. 끝은 커녕 시작점조차 보이지 않았던 어두웠던 사회 속에서 끝까지 굴복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살아가려 발버둥 치던 찰리와 소녀의 뒷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영화 <모던타임즈>에서 보여준 많은 이들이 그들의 어두운 삶 속에서 품어온 희망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음을 느낀다.

모두 각자가 살아가는 그들만의 삶 속에 보이지 않는 어둠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 속에서 스스로만의 빛을 찾아 예쁜 문으로 나가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지는 그들의 몫이다. 나 또한 지금 갇혀있는 캄캄하고 답답한 이 길 속에서 작은 성냥을 태워 아주 조그마한 빛으로 더 큰 빛을 찾아 나가기를. 그 큰 빛을 향해 걸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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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서 기자
alstj222@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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