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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가 전하는 감동, 영화 <정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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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한소리] 지난 6월 9일, 영화 <정글북>이 개봉했다. 실감나는 CG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는 출연진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더빙 실력으로 현재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중이다. <정글북>이라는 제목답게 영화는 ‘정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정글’이라는 배경은 모글리와 동물들, 그들 자체가 빛나게 하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본다. 정글이기 때문에 ‘저 곳이 어딜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소나 배우들이 입은 의상, 배우들의 화려한 외모 등 다른 영화에서 흔히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는 전혀 없었다. 사람이라곤 ‘모글리’라는 아이 한 명, 그리곤 전부 동물들이었으니까. 모글리라는 아이마저도 덥수룩한 머리에 옷도 제대로 입지 않았다. 영화를 관람하는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건 오직 모글리와 동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뿐이다. 허나 이 세 가지로 충분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전부 맨 처음 이야기한 실감나는 CG, 뛰어난 닐 세티(모글리 역)의 연기력과 명배우들의 더빙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연의 아름다움 외에는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모글리와 동물들뿐인 이 영화에서는 그들이 가진 외적인 모습이나 사는 곳, 그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과 동물들의 겉모습이 강조되는 장면은 없었다. 영화 후반부 정도에 나오는 ‘붉은 꽃’ 앞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검은 형태로만 등장한다. 그들이 무엇을 입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가 안 보이는 외적인 모습과는 달리,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눈’이다.

   
 

모글리면 모글리, 락샤면 락샤, 그레이면 그레이, 카아면 카아, 발루면 발루. 모두가 겉모습은 변하지 않았어도 눈만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맞게 시시각각 변했다. 모글리는 사람이니 표정이 한 눈에 보인다하자. 표정이 읽기 힘든 동물들조차도 사람만큼이나 고스란히 표정이 잘 나타났다. 눈은 또 어쩜 그리 사람 눈 같은지, 아무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도 전율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 동물들에게서 수없이 감동받고 울컥했다. 모글리를 걱정하는 락샤의 눈이라든가, 모글리를 그리워하는 그레이의 축 처진 눈, 모글리를 구하러 가던 중 오르기 힘든 절벽과 마주한 발루의 눈, 특히 바기라와 함께 모글리가 코끼리 떼를 향해 머리를 숙일 때 지나가던 아기 코끼리의 그 눈빛……. 각 역할의 눈, 좀 더 정확히 말해 그 눈동자를 보면 진실함이 담겨 있는지 혹은 악함이 담겨 있는지, 한 마디로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그대로 드러난다. 이 영화는 ‘눈동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감각기관으로서의 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거짓말을 할 때면 눈은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눈을 피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렇다. 눈은 마음이 시작되는 곳, 한마디로 한 영혼의 출발점과도 같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듯이 신체기관 중에 가장 진실하고 그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은 눈뿐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킬라, 락샤, 바기라, 그레이, 발루 모두 모글리를 향한 애정이 표정에서부터 느껴져 영화가 더 애틋했다. 이 점에서 눈은 영화 속 ‘정글’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정글 말이다.

   
 

사실 우리는 정글에서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쁘고 멋진 옷을 입어야 하고 외모에도 신경 써야하며 생활하는 곳에도 이것저것 신경써야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사람이다. 한 겹 한 겹 계속해서 ‘겉’을 쌓는다. 생각이 가능하고 말을 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기에, 매번 여러 상황과 마주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외부자극으로 우리는 꽤 많이 외부의 것을 신경 쓰게 된다. 그것도 온전히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 전에. 그렇게 ‘속’은 점점 더 깊은 곳에 자리한다. 하지만 눈만큼은 겉모습을 가꾸는 것처럼 예쁜 옷을 입을 수도 없고 화장을 할 수도 없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그대로를 드러낼 뿐이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숨길 수 없는 가장 솔직한 신체부위다.

   
 

영화 속 ‘킹 루이’가 도망가는 모글리를 쫓으며 이렇게 말한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마!”

이 대사로 내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누군가에 의해 내 자신을 다른 ‘나’로 가꾸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어쩌면 그것들은 모두 ‘붉은 꽃’ 앞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처럼 ‘검은 형태’에 불과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쉬어칸과 싸운 후, 모글리는 더 이상 늑대답지 않게 행동한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자기답게 정글에서 살아간다. 반면에 정글에서 살지 않는 우리는 확실히 겉모습도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내 눈이 말하고 있는 진정한 ‘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 <정글북>은 많은 이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훌륭한 그래픽과 연기력, 더빙이 이끌고 가는 탄탄한 정글이야기이자 모글리와 그의 곁을 함께 하는 동물들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거기에 하나 더, 그 안에서 그들의 ‘눈’이 고스란히 전하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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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리
onesound@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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