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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13번쨰 인권영화 <시선 사이>

박동수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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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 사이>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국가인권위원회의 13번째 인권영화. 아마도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한다. <시선 사이>는 <여고괴담2>를 연출했고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 <소셜포비아>, <들개> 등 독립영화 화제작들을 제작한 최익환 감독, <프랑스 영화처럼>, <배우는 배우다> 등을 연출했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동주> 등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 홍상수 감독의 여러 영화들에서 조감독을 맡았고 <꿈보다 해몽>을 연출한 이광국 감독이 각각 30여분의 단편영화를 연출해 완성한 옴니버스 영화이다.

   
▲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스틸컷

–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최익환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가는 에피소드였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 잠시 치킨, 떡볶이 등의 야식 배달이 금지되고 기숙사 1층에 쇠창살이 설치된 경험이 있다. 공부+빠른취침이라는 목적이었는데, 우리는 그에 대항하여 긴 줄넘기를 묶은 가방에 돈을 넣어 창문 밖으로 내리고, 배달 아저씨가 거스름 돈과 야식을 넣은 뒤 줄을 당기면 끌어올리는 짓거리를 했었다. 친구 둘은 어디서 드라이버를 가져와 1층 휴게실의 쇠창살을 떼버리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선생들은 말한다. 대학가면 사람된다고, 좀비처럼 살라고. 떡볶이조차 누리지 못하고 사는게 생활인가. 사람을 앞에 세워두고 “~하면 사람된다.”, “다 너 사람만들려고 그러는거야”라는 말은 헛구역질과 헛웃음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다소 유치하고 사소한 판타지일지 몰라도, 공교육의 틀 안에서 야자와 수능에 시달린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영화.

   
▲ <과대망상자(들)> 스킬컷

– ‘과대망상자(들)’ 신연식

“젖은 낙옆처럼 살라”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살아온 우민(김동완) 앞에 비밀조직의 김박사(오광록)이 나타난다. 언제 어디서나 예민하게 조심하며 살던 우민에게 우민이 과대망상이 아니라 ‘GAP’이라는 거대조직이 세계를 장악하고 있으며, ‘WANGTA’라고 불리는 자신의 조직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그 전개과정이나 비밀조직 본부와 조직 사람들의 느낌이 묘하게 일본 SF나 형사 드라마가 생각난다. 장르물의 컨벤션을 빌려와서 더 눈길이 갔지만, 저예산의 한계를 드러낸 촬영은 아쉬웠다. ‘국정원 민간시찰’이나 ‘위키리크스 문건’들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피해의식, 도끼병 등등이 연상되게 영화를 이어간다. 영화가 꽤 산만해서 중심이 잘 잡히지 않아 아쉽지만, 4개 국어로 정신없이 대화하는 ‘WANGTA’조직원들의 대화가 인상적. 그리고 조직의 논리가 밑도끝도 없는 병맛 설정인 것도 인상적.

   
▲ <소주와 아이스크림> 스틸컷

– ‘소주와 아이스크림’ 이광국

세 에피소드 중 가장 웃음기 없고 현실적이었던 이야기. 보험설계사 세아(박주희)는 언니에게 보험을 팔러 가던 중 빈 소주병들과 아이스크림을 바꿔와달라는 다리를 다친 아주머니(서영화)를 만난다. 부탁을 들어주고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사오고 보니 사라진 아주머니. 알고보니 아주머니는 홀로 가난하게 살다 죽은지 일주일만에 발견된 사람. 아주머니의 어떤 가족도 아주머니를 챙겨주지 않았고, 이에 자신과 언니, 어머니의 관계를 떠올린 세아는 언니와 투게더 아이스크림에 소주를 마신다. 달달하기 그지없는 아이스크림과 쓰디 쓴 소주를 함께 먹으며 아주머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돈 때문에 파괴된 인간관계, 그리고 가족의 숙취 가득할 것 같은 이야기. 그리고 얼마 전 전해진 1인분 투게더의 출시 소식.

세 에피소드는 유치하기도, 과장되었기도 하다. 그런데 뭐, 이게 여기니까. 결국엔 여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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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dsp959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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