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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 영화 ‘타인의 삶’

남소영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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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남달라]

내 삶의 일 거수 일 투족이 누군가에 의해 낱낱이 들춰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실을 나만 까맣게 모른 채 살고 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과거에 존재했었고 지금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현실 속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단지 그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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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철저한 사회주의 형태를 갖추었던 동독을 배경으로 분단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자유의지를 방해하는 국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국가 정보원 ’슈타지’의 비밀경찰 비즐러는 반 사회주의 예술을 색출해 내라는 국가의 지시를 받고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이자 당대 최고의 연극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그들이 사는 아파트에 몰래 잠입하여 도청기를 설치한 후 24시간 교대해 가는 방식으로 ‘타인의 삶’ 보고서 작성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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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듣고도, 진심으로 듣는다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언제나 무표정으로 차갑고 무뚝뚝함 그 자체의 ‘비즐러’는 그저 사무적 기계처럼 그들의 삶에 아무 감정 부여도 없이 타자기에 입력해 내려간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그 둘 각각에게서 뭔지 모를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마치 그들이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나아가 마치 내가 그 둘이 된 것 같은 묘한 감정에 사로 잡히며 내 안의 인간미를 발견한다. 이미 자신에게 투영되어 버린 그의 삶을 인정하기라도 하듯 모두가 외출한 사이 그의 집에 들어가 그가 읽는 시집을 몰래 가져와 읽어보기도 하고 드라이만이 자신의 스승이 자살한 소식을 듣고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의 피아노 연주를 할 때 마치 내 안에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슬픔의 감정을 느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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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저를 모르겠지만 저는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전 ‘당신의 관객’ 이거든요”

비즐러는 그의 연인 크리스타에게도 같은 감정을 느끼는데 그녀가 비참함과 괴로움에 혼자 바에들러 술을 마시고 있을 때 낯선 사람인 듯 우연히 다가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부디 진실된 삶을 살기를 당부하기까지 한다. 그 사이 어느새 국가의 감시로부터 그들을 지켜주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서독신문에 동독 예술인들의 자살률이 높은 것에 대한 기사가 나가고 국가정보원에서는 익명으로 기사를 낸 장본인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물론 작가인 드라이만도 국가로부터 끊임없는 의심을 받아 압수수색까지 당하지만 비즐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수사선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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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를 위한 겁니다”

철저히 감시된 5년간의 삶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감시하는 자, 감시 당하는 자 모두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이 후 전화위복으로 만약 동독의 비밀경찰로 큰 성과를 이루었다면 통일 후 감옥에 갈 수도 있었던 비즐러는 당시 드라이만을 도운 것이 발각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성과를 이루지도 못했기에 상관으로부터 낙인이 찍히며 자연스럽게 좌천이 되어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드라이만은 그를 도운 ‘비즐러’의 존재를 뒤 늦게 알게 되고 우편배달부가 되어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한다. 한편 비즐러는 내 삶의 일부였던 그의 책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가 발간 되었다는 소식에 서점에 들른다. 책을 펼쳐보는 순간 맨 앞장에 ‘HGW XX/7(당시 그의 작전명)에 바친다’ 라는 글을 본 후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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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지시로 인한 도청’이라는 불편한 테마로 시작되었던 영화는 어느새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초점을 두며 편안해 진다. 전체적으로 진부할 수 도 있는 어두운 색감과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하면서도 강렬했던 마음의 울림을 가져온 이 영화는 2007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언제나 과하게 진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영화가 사랑 받는 이유는 어쩌면 식상할 수 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그들의 과거의 시대적 배경을 적나라하지도 않게 아주 적당한 자세로 이끌며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특유의 섬세한 전개 방향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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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영 기자
namdalra@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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