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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그려낸 북경, 자동차 가득한 엔딩

박동수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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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 자전거>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스포일러 있음

자전거, 북경에서 가장 흔한 교통수단이지만 한 때는 부의 상징이었다. 도시의 안정된 삶과는 거리가 먼 시골 사람들이 느끼기엔 아직까지도 고가의 사치품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상경한 농민공 구웨이(최림)는 그런 자전거를 회사에서 지급받는다. 생각해보자. 퀵 서비스 회사에 취직한 것도 좋은데, 일해서 갚으면 된다고 자가용을 지급해준 꼴이다. 구웨이는 한 달 동안 열심히 달려서, 북경의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며 자전거 갚을 모은다. 앞으로 돈 벌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한 달의 마지막 날, 구웨이의 자전거를 누군가 훔쳐간다. 덕분에 배달은 펑크나버리고, 구웨이도 해고당하게 된다. 자전거를 다시 찾아온다면, 그 정도의 근성이라면 다시 복직시켜주겠다는 상사의 말에 구웨이는 북경 곳곳을 뒤져 자전거를 찾기 시작한다.

   
▲ <북경 자전거> 스틸컷

농민공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북경, 상해 등의 해안지역의 도시로 이주해온 중국 내륙지방 출신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1990년대 초반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을 단행하면서 농민공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평균 6일이 넘는 고된 노동에 월수입이 1000위안도 되지 않은 저임금으로 일하는 농민공들은 중국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현재 농민공들의 수는 약 1억 2천만 명 정도이며, 2020년까지 약 4억 명의 농민공이 발생할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그런 농민공으로 상경한 구웨이는 취직에도 성공하고,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자전거 값도 거의 갚았다. 하지만 자전거를 도둑맞는다. 구웨이의 생계유지수단이자 도시(회사)가 그에게 준 선물 같은 자전거를 도시(지안)가 다시 빼앗아버린 것이다. 자전거를 두고 며칠 동안 벌인 사투(?) 끝에 구웨이와 지안은 자전거를 하루씩 번갈아가며 타기로 합의한다. 농민공과 도시는 각각 생계유지와 값싼 노동력을 위해 공생을 꾀한다. 농민공이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이자 문화는 이렇게 도시의 필요에 의해 발생했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 때부터 이어져온 농민 후커우/비농민 후커우(중국의 주민등록제도)는 결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으로 변화했다. 즉 기존 공산주의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탈영역화한 현상이 농민공이다.

   
▲ <북경 자전거> 스틸컷

여기서 특기할만한 사항이 있다. ‘구웨이와 지안은 결국 자전거를 번갈아 타기로 합의했다’라는 부분이다. 농민공이라는 현상은 자발적인 현상이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경제체제 개혁이라는 시발점이 있었지만, 내륙지역의 농촌에서 해안지역의 도시로 이주해온 농민공들의 선택은 자발적이었다. 스탈린과 같은 강제적 이주정책이 아니었다. 때문에 농민공과 도시의 공생관계가 시작한 것은 현상이 새로운 체제에 종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농민공과 도시는 각자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공생관계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에서도 임시거주증 발급 간소화, 자녀 공립학교 입학 허용, 직업훈련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다. 탈영역화적 현상이었던 농민공은 빠르게 시장경제체제 안으로 재영역화 되었다.

   
▲ <북경 자전거> 스틸컷

영화의 마지막, 부셔진 자전거를 어께에 메고 큰 길로 나서는 구웨이의 앞에 자동차의 물결이 펼쳐진다. 영화 내내 끈질기게 자전거만 비추던 카메라가 자동차의 물결을 담았다. 영화 속에서 자동차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구웨이가 부딪혔던 트럭 말고는 딱히 등장하지도 않았다.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변화하는 북경 그리고 중국, 1억 2천만 명의 구웨이가 살아갈 중국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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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dsp959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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