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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종교전쟁중, 그래서 마크 로스코다!

양효주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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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세계는 지금 종교전쟁에 한창이다. 종교전쟁이라는 것이 유럽의 십자군 전쟁이나 삼십년 전쟁처럼 세계사 시간에 배운 과거 역사적 사실로만 알고 있었는데, 현재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격렬한 분쟁 가운데 있다. 최근, 파리 테러사건이 일어난지 불과 4개월만에 또다시 충격적인 테러사건이 일어났다. 벨기에의 브뤼셀 공항과 메트로가 불시에 폭탄테러를 당해 수십명의 사상자와 백여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이 사건 또한 극단무슬림주의 무장단체인 IS의 소행으로 밝혀짐에따라 IS와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채택한 미국, 유럽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기에 집중하고있다. 비단 자신이 믿는 종파와 율법을 고수하는 대에만 멈추지 않고 이를 타인에게 강요하게 되면, 무력적인 대립과 충돌이 수반되고 그것의 대가는 엉뚱하게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다.

종교와 인종의 차이를 떠나 전 인류에게 그 어느때보다 사랑과 용서 그리고 올바른 사유의 힘이 필요한 지금, 분노와 슬픔을 잠시 내려놓고 평화와 통찰을 구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떨까? 그래서 소개하겠다. “마크 로스코” 그리고 “로스코 채플”이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1903-1970)

마크 로스코(Mark Rothko,1903-1970), 그는 러시아 출생의 미국인 화가로 20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미술가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로스코의 그림은 평면 캔버스에 단순한 형태와 순색(명도와 채도가 높은색) 빚어내는 강한 울림의 미학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이 뿜어내는 고요하고 정적인 에너지가 어찌나 크고 격정적인지 그의 작품앞에서면 왠지모를 경건함마저 들어 혹자는 그의 그림을 일컬어 종교적 그림이라고도 한다.

로스코는 늘상 “그림과 마주하라”고 외쳤다. 그는 인간의 근원적 슬픔, 비극적 감정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관람자가 그의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깊숙한 내면 바라보기를 원했다. 아마도 그는 이러한 이유에서 어떠한 조형적 묘사없이 캔버스를 비워두고 대신 강렬한 색의 울림만 담은 것이 아닌가 싶다.

 
 
   
Mark Rothko – No 61 Brown Blue Brown on Blue
   
Mark Rothko Red over Dark Blue on Dark Gray
   
Mark Rothko, Yellow and Gold
   
Mark Rothko,, untitled

1964년 석유재벌 the de Menils 재단이 미국 텍사스에 채플(예배당) 건립을 기획하였다. 필립 존슨Philip Johnson, 하워드(Howard Barnstone), 유진(Eugen Aubry)에게 건축을 맡겼고, 로스코에게는 채플에 걸 대형 그림 14점을 요청했다.

   
Source: Rothko Chapel HP
   
Source: Rothko Chapel HP

애초의 계획은 크고 화려한 채플을 짓는 것이었으나, 관람자가 그림과 소통하며 조용한 명상하기를 바란 로스코의 바람을 받아들여 소박하게 지었다. 그리하여 예배당안에 걸린 로스코의 그림들은 압도적 크기를 자랑하지만 밝고 강렬한 순색이 아닌 회색/검정색 이다. 재미있는 것은 로스코의 작품이 유럽 중세시대 때의 3단제단화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뤼네발트, <이젠하임 제단화>, 르네상스 1515
   
그뤼네발트, <이젠하임 제단화>, 르네상스 1515

보통 제단화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다가올 예수의 잉태를 예언하는 수태고지, 예수의 십자가 처형(고난), 부활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로스코의 작품에는 이런 제단화의 내러티브는 어디에도 없다. 큰 캔버스 3개를 붙여 형식적으로는 마치 3단화의 제단화인 듯 보이나 제단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즉 관람자가 읽어야할 그림의 코드는 검게 칠한 캔버스 화면으로 덩그러니 비워있는 것이다. 

   
로스코 채플Rothko Chapel

로스코는 우리가 종교 제단화 앞에서 예수의 고난과 희생을 떠올려 슬픔과 숭고함을 느끼듯, 검게칠한 캔버스 앞에서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나’와 조우하게 한다. 이것은 나의 실랄한 민낯을 바라보기, 내가 뭍어둔 나의 속 이야기 풀어해치기, 나의 존재론적 고민하기, 모든 것을 불구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기의 작업이다.

   
로스코 채플Rothko Chapel

로스코의 작품을 바라보며 인간의 근원적 고통, 신음, 고뇌를 꺼내어 곪은 울음을 터뜨리면 이윽고 마음의 평안과 성찰적 기쁨이 일어난다. 이 평화로운 공간에서는 기독교,천주교,불교,무슬림 등 모든 종교의 차이와 갈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Source: Rothko Chapel HP

로스코 채플은 연중내내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다. 증오와 슬픔으로 지친 모든 영혼들이 로스코의 작품 앞에서 “내려놓고 비우고 통찰하는 연습” 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 로스코가 관람자에게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오늘 그의 그림 앞에서 명상의 시간을 갖으며 나의 상처를 보듬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주변을 살피며, 세상과의 깊은 대화를 청해 보자. 

   
양효주 미술칼럼니스트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습니다.

시각문화예술· 미학일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blog.naver.com/bomnal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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