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사물이 되고싶다 ▲ 붉은 모델, 마그리트, 1937 고통과 절망의 시간 속에 사로잡혀 있을 때면 차라리 돌이나 흙이나 나무토막처럼 아무런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사물이 됐으면 하고 생각한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요나 중압감에 시달리지 않고 그저 내 안에서 고요히 머물고 싶다란 바람. 이러한 유혹이 가슴속에 일렁일 때면&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나[디아티스트매거진=미술&디자인] 양효주 칼럼리스트 Zoe Leonard, Strange Fruit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면 -주인공인 현수(권상우 분)의 아버지(천호진 분)가 공부는 등한시한 채 팝송과 기타 치는데 빠져있는 아들을 야단치는 대목에서- ‘잉여’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
돈과 예술의 이중주 뱅크시, 그래피티 작년 겨울 대한민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빠뜨린 최순실 국정 논단의 발단은 최순신의 딸 ‘정유라 사건’으로 부터였다. 공교롭게도 ‘정유라’라는 이름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종영 드라마
가장 솔직하고 노골적인 소통, 예술과 섹스[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을 막 지났을 때였다. 건장한 체구를 한 커플이 종려나무처럼 한 몸이 되어 출입문에 기대어 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여자의 모습이 어딘가 석연찮다. 옷차림과 화장이 너무나 선언적이라 오히려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여성성. 나는 날렵하게 눈동자를 굴려 그녀의 무릎뼈와 콧대를 재빠르게 훑었다.
빛나는 존재의 보이지 않는 흔적[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Song Dong, Breathing, 1996 color photograph of his performance 1996년 섣달그믐날, 유난히도 추운 베이징의 겨울밤이었다. 한 예술가가 천안문(톈안먼天安門) 광장에 엎드려 찬 시멘트 바닥에 얼굴을 대
쑹둥, '버릴 것 없는' 어머니의 물건[디아티스매거진=양효주] 음력 팔월 보름날이다. 집집마다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을 장만하여 정성스럽게 추석 차례를 지낸다. 일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지만 명절 때만큼은 부모님과 마주 앉아 두런두런 세상 사는 이야기 그리고 해묵은 옛 추억 보따리를 푼다. 이제는 내가 아버지보다 더 키가 크고 어머니 보다 더 아는 게 많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마냥 걱정스럽고
"자뻑"이 위대한 예술가를 만든다: 예술가의 이유있는 오만함 Self Portrait with Black Dog, Courbet, 1842-1844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이따금씩 그림을 그린다. 붓을 꺾고 대신에 펜을 든지 오래되었으나 그림이라는 것이 본래 중독성이 강해서 종종 금필(禁筆) 현상이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신 안 보겠노라 호기롭게 절교선언한 후에
보다 인간답기 위하여, 당신의 삶을 예술로 만들어라. "예술" 그리고 "인간의 조건"[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인간’이라는 단어가 함의하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은 인간도 아니야” 라는 소리를 들으면 분명 모욕적이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인간아~ 인간아~” 라고 불러줘도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일상적이면서도 철학적
때로는 예술이 정치가 되고, 때로는 정치가 예술이 된다 프란시스 알리스 (Francis Alys, Belgian, b. 1959)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프란시스 알리스 (Francis Alys, Belgian, b. 1959)는 벨기에 출신의 현대 행위예술가이다. 그는 원래 벨기에 서부 투르네(Tournai) 와 베니스에서 건축을 공부하였는데 1986년 프랑스 아트 프로그램에 참여
예술철학이 말하는 "미"의 조건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 Comtesse d´Haussonville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우리는 흔히 꽃이, 어떤 그림이, 어떤 곡이, 어떤 이야기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또는 한 목소리로 합창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피겨스케이팅을 타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이 아름답다
세계는 지금 종교전쟁중, 그래서 마크 로스코다![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세계는 지금 종교전쟁에 한창이다. 종교전쟁이라는 것이 유럽의 십자군 전쟁이나 삼십년 전쟁처럼 세계사 시간에 배운 과거 역사적 사실로만 알고 있었는데, 현재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격렬한 분쟁 가운데 있다. 최근, 파리 테러사건이 일어난지 불과 4개월만에 또다시 충격적인 테러사건이 일
'잉여인간' 예술가를 위한 변론 Henri Toulouse-Lautrec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면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잉여 인간이야, 잉여인간, 알아? 인간 떨거지 되는 거야.” [디아티스매거진=양효주] 영화 대사에 따르면, 잉여인간이란 무능한 탓에 사회의 일원이 되지 못하고 도태
그냥 나 인대로 괜찮을까? 신디 셔먼, <무제 영화 스틸> #2, 1977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세상에는 ‘나’에 대해 묘사하는 여러 이름이 있다. 젠더의 구분으로서 ‘무엇’, 혈연관계에서의 ‘누구’, 사회적 위치에서의 ‘누구’… 나는 불
이미지의 배반, 의식의 불확실성[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일반적으로 망막에 들어오는 시각 정보들을 ‘사실’로 믿는 데에 별다른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가 ‘보이는 것이 정말 진실일까?’라고 묻는다면 글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저무는 해
시선과 욕망의 관계[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시선은 사회와 문화를 읽는 코드이다. 시선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따라서 시선은 ‘욕망’을 함축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시선에는 대상을 향한 주체의 태도가 응축되어있다. 반면 주체의 응시에 반응하는 대상은, 자신이 어떻게 관찰되고 있는지를 의식하며 자신이 –그러나 주체의 욕망을 외면하지 않은- 추구하는 이상에 도달
미술에서의 대중(public)의 취향 annual paris salon, 19c, 출처:구글이미지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독일 함부르크 뮤지엄 쿤스트할레의 관장을 지닌 알프레드 리히트바르크(Alfred Lichtwark)는 그의 소논문 Publikum, 1881에서 대중(Public)을 3가지 분류체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1. 군
고립 아닌 '단독'[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나는 홀로 환상의 칼싸움을 연습하러 간다” -보들레르, <악의 꽃> 중에서 Jeanie Tomanek, little Foxes,출처:https://www.etsy.com/shop/EverywomanArt 그대에게. 오늘도 외로운 거리, 홀로
한국인의 구수하고 큰 맛, 백자달항아리[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백자달항아리(白磁大壺), 조선시대, 31.5×13.5×12.8cm, 국립중앙박물관소장 ‘구수하고 큰 맛’ 저 순백의 달항아리의 자태를 보라! 정말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 마냥 둥근형에 손 뻗어 품에 안으면 가득 찰 정도로 푸짐하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
현대미술의 화두: 힐링 트렌드 Pouring money into your visual art career,”Where Does All the Money Go? I Am An Artist #19″, By Edie Everette | February 24, 2014, http://www.pyragraph.com/author/edieeverett
예술은 유혹이지 강간이 아니다[디아스트매거진=양효주] 예술은 유혹이지 강간이 아니다 미술감상: 잃어버린 감성을 소환해야 출처: PonderAbout.com 미술 전시회나 박물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할 때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것은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는 지적인 열의에서 비롯된다. 가령 작품이 속하는 사조는 무엇인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