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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햇빛이 들어올 때

김여은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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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네이버 영화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은] 지치는 요즈음이다. 3월이라서 그런가. 우습다고 생각할 수도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는 사람들이 봄이랍시고 분홍색 같은 화사한 색의 옷을 입으며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것이 싫다. 나의 가까운 지인들조차 나의 이러한 면은 당황스럽게 여긴다. 그런데 진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오면, 피어나는 꽃들의 화사함과는 대조적으로 나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진다. 반대로 가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약간의 쓸쓸함이 솔직하게 느껴지고 적당히 어두워진 색감의 옷들은 나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물론 분홍색을 입고 봄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상하지 않듯이.

그냥 의식하지 않고 지내면 되는 것을 안다.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됐으면 과장 좀 보태서 세상의 모든 고민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게 마음대로 된다면 “고민 상담”과 같은 단어는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삶 대부분은 마음대로 안 되며, 기대치가 높을수록 더 나락으로 떨어진다. 유독 3월이 나에게는 그렇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은 아내의 외도를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끈(?)이 풀려 바람 상대를 죽도록 패버린 후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나온 팻과 남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회사의 모든 사원과 난잡하게 놀아났던 티파니의 이야기다. 모든 내내 정신없고 빠른 대사가 던져지듯 펼쳐진다.

사람이 안정을 찾는 과정을 일직선으로 비유한다면 팻은 시작단계, 티파니는 완성에 꽤 가까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팻은 정신병원을 퇴원하고도 정상범주에 아직 들지 못하고 있는 남자다. 아내에게 바람맞았으면서도 그녀만을 바라보며 무서울 정도로 집착한다. 그런 그가 그녀를 잊을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바로 티파니다. 팻은 티파니를 안내책자처럼 따라가 결국 안정을 되찾게 된다.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네이버 영화 스틸컷

티파니는 그녀 스스로 길을 찾은 경우로 볼 수 있다. 남편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험하게 다룬다. 결국 회사의 모든 사원과 관계를 가진 후 직장을 잃은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팻을 만나게 된다.

팻은 쓰레기봉투를 입고 조깅을 하기도 하고, 친구의 저녁식사초대에 정장 대신 야구복을 입고 가는 등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이 자기 자신을 창피해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그러냐고 매번 되묻는다. 그런 팻에게 티파니가 소리 지르며 말하는 장면이 있다. 티파니는 자기 자신의 난잡했던 과거 모든 것까지 나 자신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한다고 한다. 팻에게 겁쟁이인 너는 그럴 수 있느냐고 묻는다.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네이버 영화 스틸컷

결국, 다 같은 문제다. 이 영화 속은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사람에게 치료를 받는 내용이고, 나와 당신의 문제도 결국 해결을 위한 방법은 비슷하다. 그 문제의 원인이 내 주변 사람일 수도 나 자신일 수도, 내 주변 상황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내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알고 있는데도 실천을 못 하는 거라면, 답이 당신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아니면 실천하려고 마음을 먹기까지가 너무 힘들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 당장 무언가를 바꾸려고 마음먹고 실천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해결책이 내 안에 있으니 망가진 당신은 당신이 고칠 수 있다는 것, 그 가능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네이버 영화 스틸컷

가끔 이렇게 “힐링”이 되는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들어서 도움이 된다면 그 영화는 그 노래는 좋은 영화, 좋은 노래임이 틀림없다. 마음만 먹고 행동으로 조금씩 옮기면 작은 하나하나가 변하고 나도 팻과 티파니처럼 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Silver lining, 회색빛이다. 회색 구름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말한다. 회색 구름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말한다. 모든 기쁜 일이나 희망은 내 마음속에 있으며 그 구름을 걷히게 할 때, 밝은 빛을 볼 수 있다. 나의 하늘에 있는 먹구름 사이로 빛이 들어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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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은
mbella@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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