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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기자에 대한 경의 <스포트라이트>

김여은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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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트라이트 : 네이버 영화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김여은] 한 사람이 믿고 두 사람이 믿고, 그게 단체가 되고 세계를 뒤흔드는 세력이 된다. 종교란 믿음으로 뭉쳐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망가트릴 수도 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은 평생, 또는 태어나기 전부터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며 힘들 때나 슬플 때 의지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종교란 의식주에 앞서는 삶의 필수조건이며 삶 그 자체다. 그러한 종교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추악한 짓을 했다면, 그 사람의 삶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이다. 한평생을 믿고 의지해온 존재가 배신감과 불신을 안겨준다면, 삶이 엉망진창이 됨은 물론이고 더는 살아가기조차 힘들 수도 있다.

   
▲ 스포트라이트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 보스턴 사제 아동 성추행 사건과 그것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고군분투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보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그 속의 적절한 ‘영화 같음’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실화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다큐멘터리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가 되는 순간 관객들은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에 혼란함을 느끼며 재미없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에는 적절한 ‘영화 같음’이 들어있다.

이 모든 것은 새 편집국장이 오면서 발생한다. 외부인의 눈에서만 볼 수 있는 보스턴 내의 이상한 사건은 그로 인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다.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는 가톨릭(천주교)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성추행하고, 그것이 심지어 만연하게 행해진다는 사실을 ‘스포트라이트’팀은 알게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를 알고 있음에도 묵인했던 교회와 주민들. 또 이미 몇 년 전에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고발되었던 이 사건은 단순히 정보가 충분치 않고 주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묵인되었다. ‘스포트라이트’팀은 새 편집국장의 지시하에 단순 교회가 아닌 그 속의 체계, 전체를 뒤흔들어 바로잡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료를 준비하고 끝내 그들은 터뜨린다.

   
▲ 스포트라이트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속 성추행사건의 피해자 (영화 속에서는 생존자라고 나온다) 의 말을 빌리자면 신부의 성추행은 단순 일반인의 성추행과 다르다. 위에 언급했듯이 자신이 믿고 있는 삶의 큰 기둥이 무너져 내리는 격이다. 가해자, 즉 신부들은 아빠가 없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주로 성추행했는데 특히 가난하고 집안이 화목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종교에 의지한다. 그들을 살아가게 해주는 종교, 성당 안에서 신부는 하느님의 대변자 결국은 하느님으로 받들어진다. 어떻게 하느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아이들에게 반은 부탁 반은 협박으로 성추행을 일삼았고 그 결과로 많은 아이는 약과 술에 의존해 살아오거나 죽게 된다.

영화 속에서 보스턴 내 신부의 70명이 성추행을 한다. 그리고 피해자 중에는 현재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자살을 택했다. 이것이 피해자를 생존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런 악마와 다름없는 신부들과 그들을 묵인한 추기경, 더 나아가 교회의 체계. 그들과 너무나도 쉽게 합의를 해준 변호사들로 이루어진 순환고리는 끊을 수 없을 만큼 독하고 단단해 보였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스포트라이트’팀 또한 사건을 파고들수록 풀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 직면하지만 그들은 결국 해낸다. 그들은 가장 이상적인 기자로서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다. 실제로 그들은 이 사건을 보도함으로써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된다.

   
▲ 스포트라이트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는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경우와 그 안의 스토리가 훌륭하고 짜임새가 매끄러울 때의 가치로 나뉜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두 가지를 다 잡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깔끔하다. 사건의 흐름에 빈틈이 없으며 정확한 순간에 끝이 난다.

조건 없는 믿음의 위험성과 종교의 끔찍한 진실, 우리가 알아야만 하지만 너무나도 불편한 진실을 고스란히 영화에 올려놓은 <스포트라이트>는 쓸데없는 감정의 소비를 끌어내지 않으면서 잔잔한 파장을 만들었다. 그 잔잔함은 영화가 끝난 뒤에 더욱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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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은
mbella@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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