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인영]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고민이나 불행을 안고 살아간다.
그 고민과 불행은 분명 제각기 다를 것이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리나’ 에서 말했듯.
하지만 분명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이며 공통적인 질문이 있다.
바로 존재에 대한 의문, ‘나’ 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론가 가는지 등의 심오한 질문 뿐만아니라
그냥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나다운게 뭔지 등에 대한 질문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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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이 영화는 그 수많은 질문들 중에서 ‘성별’의 정체성의 답을 스스로 찾아낸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대니쉬 걸의 주인공은 두 명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완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에이나르 베게너 (이하 그녀의 이름인 릴리라 칭하겠다.)와 게르다 베게너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며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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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두 사람은 부부였고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충분히 부러워할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촉망받는 화가인 남편 에이나르와 마찬가지로 화가이지만 남편에 비해 아직 덜 알려진 게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한 쌍이었고, 이 둘도 두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관계였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었기에 아내인 게르다에게 남편인 에이나르의 숨겨져 있던 정체성을 눈치채는 일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게르다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남편의 정체성을 눈치채고 에이나르의 속에 숨어 있었던 그녀 ‘릴리’ 를 밖으로 나오게 한다. 물론 처음엔 재미를 위한 행동이었지만 그 행동이 에이나르와 릴리에겐 걷잡을 수 없는 삶의 반환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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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이 영화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최초의 성전환자’ 가 나온다는 점이 아니다. 이 영화에서 나는 그들의 사랑에 너무나 감명을 받았다.아무 꾸밈도 숨김도 없는 그 ‘날 것’ 그대로의 사랑에. 영화가 절정으로 달려가면서 릴리와 게르다의 관계는 너무나 처참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하룻밤 사이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된 게르다와 그런 게르다를 잔인할 정도로 받아주지 않는 릴리. 그리고 그 둘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돌아보기보단 철저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기적일 정도로 상대방의 입장을 보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듯 한 모습에 과연 이 관계에 사랑이 남아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도 있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사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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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나보단 남을 위하는 것이 사랑일 수 있겠지만, 남보다 나를 위하는 것 역시도 사랑일 수 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미워하고 또 원망하고도 결국 릴리의 곁에 남은 사람은 게르다였다. 릴리가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걷는 외롭고 거칠고 힘든 길에서 릴리의 손을 잡아준 것은 게르다였다. 비록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걷는 사이가 될 순 없었지만, 지치고 힘들 때 곁을 내어준 사람은 서로였다. 나는 여기에서 너무나 깊고도 원천적인 사랑을 느꼈다.
사랑은 결코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때론 추할 정도의 질투가 생겨나기도 하고 때론 너무나 이기적으로 행동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나’의 모든 것을 보이고도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둘은 분명 서로를 사랑했다. 아끼고 또 아꼈다. 다만 그런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달랐기에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었던 것일 뿐.
릴리는 강인한 여성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정체성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의 생각으로 답을 내어 그 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질문 속에서 그녀는 좌절하기도 했지만,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를 온전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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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에 또다시 감탄하게 된다. 그의 연기는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다웠으며 또한 자신에 대한 혼란 등을 대사뿐만 아니라 눈빛, 몸짓, 숨결 하나 하나에 표현하고 있었다. 그는 릴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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