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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가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

박동수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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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GV 시간-좌석 차등가격제 정리표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스]

CGV가 시간별-좌석별 가격차등제를 3월 3일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조조와 심야, 주중과 주말로 나눠져 있던 시간대를 평일 6가지, 주말 3가지로 나누고, 좌석은 이코노미, 스탠다드, 프라임 존으로 나눈다는 계획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시간대는 10시 이전의 모닝, 10시~13시의 브런치, 13시~16시 데이라이트, 16시~22시 프라임, 22시~24시 문라이트, 24시 이후의 나이트 등 6가지 타임으로 나뉜다. 주말은 10시 이전 모닝, 10시~24시 프라임, 24시 이후 나이트 등 3가지로 단순 분류했다. 좌석은 맨 앞줄인 A열과 B열을 1000원 할인해주고, 맨 뒷자리부터 중간 정도까지의 열을 프라임 존으로 정해 1000원 인상, 나머지 자리들은 스탠다드 구역으로 현행 가격과 똑같이 유지한다. 이러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평일 모닝과 브런치, 나이트 타임의 프라임 존이 기존 가격보다 1000원씩 인상되었다. 이와 더불어 IMAX와 4DX가격도 인상되어 주말 IMAX 가격이 최대 20000원, 4DX는 22000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이에 대한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영화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시간대별, 좌석별 가격표를 정리해놓은 표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제 흙수저는 원하는 좌석에서 영화를 볼 수도 없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앞으로 보게 될 극장의 풍경은 친구들끼리 십시일반 동전을 모아 프라임 존 좌석을 구매하는 광경이 아닐까.

사실 극장의 가격인상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가장 손쉽고 싸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인 영화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임금상승률 대비 오르는 속도가 빠른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표 한 장에 1만 6천~1만 8천원을 오가는 일본이나 미국, 거의 3만원에 달하는 영국보다 상황이 낫다고 생각한다. 갑작스럽게 1.5배 정도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면, 혹은 단기간에 여러 번 가격인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천 원 정도의 가격인상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다만 지금처럼 시간대별-좌석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관객을 기만하는 일에 가깝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가격제도를 CGV가 도입하려 하는 것이다. 상영관 맨 앞줄에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은 타당하지만, 프라임 존이라는 명목으로 맨 뒷자리 구석까지 가격을 인상하고, 전체 좌석의 절반 가까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이다.

이런 어이없는 일에도 CGV가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충분하다. 가격을 올렸으니, 그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요상한 좌석가격차등제는 고치는 것이 옳겠지만 말이다. 이미 가격 인상은 확정된 사안이라 생각하고 CGV가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방법들을 생각해 보았다.

   
▲ CGV 좌석

1. 상영관 환경 개선 – 좌석 시트, 음향시설 개선

현재 가장 필요한 개선책이 아닐까 싶다. 현재 극장 좌석의 시트는 과거 지하철 좌석 시트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러한 좌석 시트들은 현재 굉장히 낡은 상태이다. 몇몇 극장의 좌석 시트는 찢어져 솜이 드러난 상태라는 제보까지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행여 관객이 팝콘이나 음료를 쏟았을 때 청소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위생에 문제가 발생한다. 상영 종료 이후 다음 상영까지 좌석들을 꼼꼼히 청소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의자 면에 붙은 팝콘을 일일이 떼어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직접 경험한 미소지기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낙후된 좌석 시트들을 가죽시트로 교환해준다면 어떨까? 가격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이 관객들에게 돌아온다면 이를 크게 부정적으로 볼 사람이 별로 없지 않을까. 이미 영등포 CGV Starium관이나 메가박스, 롯데 시네마 등 가죽시트를 사용하고 있는 상영관의 관객 만족도가 꽤 높다. 가격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CGV가 관객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또한 상영관 별로 천차만별인 음향시설의 개선도 필요하다. 얼마 전 왕십리 CGV 8관에서 <데드풀>을 관람하는데 음향이 전면스피커에서만 나오고 있었다. 수록곡이 중요하게 사용되고, 액션에서 음향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음향 시스템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1만원, 이제 인상된다면 1만 1천원을 내고 극장을 찾는 것인데, 음향이 가정용 TV 우퍼정도 수준이라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극장 상영관이면 극장 상영관에 맞는 음향시설이 필요하다. 이번 가격인상을 통해 CGV가 해결해준다면 이에 지지를 보낼 생각이 있다.

   
▲ CGV 홍대의 마스킹 모습 예시

2. 모든 상영관 마스킹 실시

마스킹을 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멀티플렉스의 고질병이다. 최근에 개관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같은 경우엔 전관 마스킹을 해주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CGV의 경우는 아트하우스관을 제외하면 거의 전관 마스킹을 해주고 있지 않다. IMAX나 Starium관 같은 빅 스크린의 마스킹까지 바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반상영관에서 마스킹을 해주지 않는 것은 돈을 지불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특히 CGV 홍대 같은 경우에는 영상, 옅은 블랙바, 짙은 블랙바의 그라데이션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최근 다양한 화면비의 영화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마스킹도 해주지 않는 지금의 작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현재 CGV는 비용문제로 고장 난 마스킹 장비를 수리하지 않거나, 장비가 없는 상영관에 설치를 미루고 있다. 이번 가격인상으로 수익이 생긴다면 마스킹 문제를 꼭 개선했으면 한다.

   
▲ CGV

3. 상업광고 줄이기

현재 CGV는 티켓에 명시된 상영시간보다 10분 늦게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 상영 시간 10분 전부터 상영 시간 10분 후까지 광고가 상영된다. 문제는 아트하우스 관 등 몇몇 특별관을 제외하면 영화 예고편 보다 화장품, 자동차, 통신사, 보험 등 영화와 관련이 없는 상엽광고들만이 상영되고 있다. CGV는 광고수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광고 시간과 광고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티켓 가격이 인상된다면, 상업광고 대신 영화 예고편을 틀어도, 정해진 상영시간이 넘어가도록 광고를 틀지 않아도 될 것이다. 특히 요상한 ‘프리미엄 코리아’광고는 이제 그만 틀어주길 바란다. 더 이상 돈 내고 극장에 가서 그런 싸구려 ‘대한 늬우스’를 보고 싶지 않다.

   
▲ <검사외전>의 상영 시간표

4. 1상영관 1영화 상영

사실 CGV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검사외전>의 소위 ‘버스 시간표’ 수준의 상영 간격을 보면, CGV만이라도 바뀌길 바라게 될 뿐이다. 최근 CGV 왕십리에서 <제5침공>, <남과 여>, <주토피아> 등 3편의 영화를 하루에 관람했는데, 모두 같은 상영관에서 관람하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영화제나 한국영상자료원 KOFA 시네마테크에서나 경험하던 ‘하루에 같은 상영관 중복이용’을 CGV 왕십리에서 일반상영으로 경험했다. 게다가 각 영화마다 꽤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적어도 절반 이상 자리가 차 있었고, <주토피아>는 매진이었다. 그럼에도 CGV는 세 편의 영화를 하나의 상영관에서 상영했다. 관객들은 개봉한 영화를 극장에서 만날 권리가 있다. 교차상영을 실시한다면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대가 줄어들고, 더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영화들이 잊히게 된다. 흥행될 영화들이 굳이 상영관을 많이 잡아야 흥행될까. 최근의 <동주>나 <귀향>이 심상치 않은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영화별로 각각 1개의 상영관을 잡는다면 다양한 영화들이 흥행하고,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그리고 큰 흥행이 필요한 영화들은 잘되면 장기상영을 하면 되는 것 아닐까. ‘가장 잘 하는 것이 문화’라고 주장하는 CJ와 CGV가 문화를 살릴지 죽일지 그 기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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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dsp959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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