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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7. 불멸의 가치를 찍는 사람들

강태욱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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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사진을 왜 찍는가?”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나의 이유가 다른 사람의 이유가 될 수 없기에 구구절절한 설명을 한다고 해도 공감하기 힘들고, 굳이 설득해야 할 이유조차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작가들은 어떤 면에서는 같은 이유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년 열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에 가보면 각기 다른 작가들이 찍은 사진들임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느껴지기는 커녕, 전시회 전체가 하나의 큰 예술 작품처럼 다가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자연을 찍는 사람, 희귀한 생명체들을 찾아다니는 사람, 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을 찍는 사람, 미지의 우주를 찍는 사람 등 다양한 작가들이 있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불멸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잊혀져서는 안될 세상의 진실된 얼굴을 우리 앞에 내어놓으면서 말이다. 그 의도는 매우 고결하고, 무한한 열정으로 촬영에 임하며, 연출되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를 사진에 담기에 감동이 극대화된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전시회에 갈 때면 항상 경외심을 가지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다.

2016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전 역시 많은 것들을 배운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인터넷의 댓글들에서 말한 바와 같이 ‘데이트를 하기엔 다소 좁은 전시회’ 였지만, 사진을 배운다는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던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사진 몇 장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나가도록 하겠다.

#1. 완벽한 한 컷을 추구하는 열정

경외로운 이 행성의 면면을 찍기 위해서는 때론 위험을 무릅쓴 촬영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과거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들의 작업 현장을 묘사한 사진이나 영상이 많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마이클 니콜스의 그랜드 캐년 촬영 모습은 그들의 노력을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 ⓒ John Burcham / National Geographic

설명에 따르면, 이 날 니콜스는 무려 1,000m가 넘는 암벽에 홀로 올라가 삼각대를 설치하고 촬영을 하였다.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보아왔던 그랜드 캐년의 사진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곳에 올랐다고 했다. 서있기에 비좁아 보이는 바위 위에서 1,000m 아래 낭떠러지를 보며, 바람에 조금씩 흔들거리는 자신의 몸을 느끼는 것이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엄청난 집중력으로 사진의 구도와 세팅을 조절한다는 것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우리가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진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진을 찍을 때 ‘궁극의 한 장’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적 집념이 아닐까? 훌륭한 작품은 육체적으로건 정신적으로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2. 인간의 신념을 담는 그릇

우리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단순한 느낌만을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안에 이야기가 담기고, 누군가의 신념이 꽃필 때, 더 훌륭한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는 만들어지지 않은 날것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 ⓒ Hugo van Lawick / National Geographic

위 사진도 매우 잘 알려진 사진 중 하나이다.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50년의 세월동안 침팬치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제인 구달이다. 그녀와 아기 침팬지가 마치 교감하듯이 손을 뻗고있는 장면은 그녀의 삶 자체가 투영되는 듯 강력한 구도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녀는 여성학자라는 이유로 무시받았고, 그녀의 연구결과는 학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였으나, 그녀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완수함으로써 그녀의 신념을 관철시켰다. 그런 모든 노력과 행동들이 말와 글이 아닌 한장의 사진으로 모두 설명이 되는 듯한 훌륭한 한 컷이었다.

#3. 인류를 향한 시대정신

한 시대를 반영하거나, 문제의식을 나타내는 작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한 점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들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시대정신을 작품에 잘 담아내고 있는듯 하다.

   
ⓒ Steve McCurry / National Geographic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를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해준 사진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이후에 잡지 표지에 실리면서 “아프간의 모나리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이 소녀는 사르바트 굴라라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으로, 이 사진을 계기로 전 세계가 아프간 난민의 현실을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시회에는 한 시대를 잘 표현하거나, 그 시대의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현실을 작품에 담아 세상에 공개하려는 그들의 신념과 의지가 멋지게 느껴지는 사진들이었다.

#4. 탁월한 테크닉

좋은 의미와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작가의 테크닉이 미숙하다면 예술로 인정받기 힘들다. 꿈도 좋고 해몽도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 ⓒ Thomas J. Abercrombie / National Geographic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순례자들이 성소인 카바(Kaaba) 주위를 돌고있는 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먼 포지션에서 촬영을 한 용기에 대해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멀리서 자리를 잡고 촬영을 하게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매우 많다. 가까이서 사람을 찍을 수도 없고, 행사의 디테일을 잡아낼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은 자신의 사진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런 샷들을 포기하면서까지 한 장에 모든 역량을 담으려는 시도는 대단하다. 거기에 장노출 기법으로 종교 행사의 주제를 명확하게 부각시키는 안목까지 더해져 완벽한 작품이 되었다. 성소를 종교 자체라 하고, 그 주변을 돌고 있는 사람들을 종교의 믿음과 영혼이라 한다면 저 사진은 말 그대로 우주 전체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꿈도 좋고 해몽도 좋다.

# 5. 기억해야 할 것을 기록하기

현대 사회는 힘있는 문화가 그렇지 않은 문화를 끊임없이 잠식하면서, 다양한 문화권들이 명맥을 위협받는 상황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지구촌의 모습을 담는것 또한 그들이 하는 일이다.

   
▲ ⓒ Steve McCurry / National Geographic

이 사진은 스리랑카 남부의 기둥 낚시를 찍은 모습이다. 장대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잡는 기이한 장면이다. 이 사진을 찍은 스티브 맥커리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특정 기간동안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최고의 구도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이런 사진이 아니었다면 보통 사람들은 스리랑카라는 낯선 나라의 문화를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기억해야 하지만 잊혀져 가는것들’에 대한 애정으로 그것들을 멋진 사진으로 남기려는 그들의 노력이 존경스럽다.

#FIN. 

마치 연출된 것과 같은 완벽함. 많은 사진 장르와는 다르게 있는 그대로를 찍음에도 불구하고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들의 능력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모든것을 걸고 달려드는 용기, 인내심은 좋은 작품이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것 같다.

#. 더 많은 사진들…

   
▲ ⓒ Atanu Paul / National Geographic
   
▲ ⓒ David Doubilet /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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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욱 기자
photomeleon@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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