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한재현]무언가 독특하다. 목소리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같고 정확한 장르를 구분하기 어렵다. 작년에 나온 닥터드레(Dr.Dre)의 마지막 앨범이 될 ‘Compton’에서 피처링으로 처음 알게 된 그는 새해를 맞으며 첫 정규앨범 ‘Malibu’를 발표했다. 래퍼라고만 생각했지만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는 축구선수로 치면 “멀티플레이어” 같이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고 다룰 줄 안다. 90년대 소울, 힙합, 60년대 디스코를 자기 스타일 안에서 소화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올해 1월에 닥터드레의 레이블 애프터매스(Aftermath)와 계약을 하며 1986년이라는 메이저 데뷔에는 늦은 나이지만 그만큼 언더그라운드에서 쌓아놓은 실력을 이번앨범을 통해서 아낌없이 보여줬다는 평이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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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은 나이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 | ||
본명은 브랜든 팩 앤더슨(Brandon Paak Anderson),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 캘리포니아 옥스나드(Oxnard) 출신이며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드럼을 치면서 음악적 실력을 길렀다. 처음부터 노래를 한 것은 아니고 비트메이킹과 드럼을 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미국 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말하길 ‘Paak’이라는 이름 전에 점을 붙이는 이유는 디테일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이자 자신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의미에서 넣었다고 한다. 팩이라는 이름은 어머니가 한국출신이라 백씨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흑인 빈민가 컴튼에서의 삶과 아버지 없이 산 어린 시절과 마리화나 농장에서 일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닥터드레와의 만남, 그리고 정말 뛰어난 음악적 재능은 그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닥터드레 앨범에 6곡이나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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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럼으로 시작한 음악인생 | ||
이번 앨범 ‘Malibu’는 캘리포니아의 해안 지명으로 또 서퍼들의 인터뷰 내용을 스킷(skit)으로 음악 사이에 넣었다. 본래 말리부는 넒은 해안과 부유층의 저택들이 몰려있는 장소다. 그런 장소는 그에게 성공으로 보였고, 어렸을 때 어렵게 살던 때와 지금의 성공한 자신을 장소로 비유했다. 앨범을 들어보면 마치 말리부의 해안을 밤에 드라이브하는 기분 같다. 전체적 앨범은 느린 비트를 사용하는데 마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깔아준 느낌이다. 목소리는 전형적인 소울 가수의 목소리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켄드릭라마를 연상시키는 목소리와 랩과 노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4번째 트랙 ‘The Season / Carry Me’는 강약을 조절하며 보컬과 랩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데 전반부 후반부를 자연스럽게 나눈다. 랩을 하지만 코러스와 밴드가 받쳐주는 이 노래는 감히 앤더슨 팩이 만들어낸 새로운 장르 같다. 후반부 드럼 박자에 맞춰서 내뱉는 가사들은 성공했지만 초창기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비트에 섞여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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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정규앨범이지만 너무나 훌륭하다 | ||
앤더슨 팩의 이번 앨범 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곡은 14번 트랙 ‘Silicon Valley’이다. 스티븐 콜베어의 토크쇼에서 들은 이후로 그냥 닥터드레의 앨범에 피처링만 한 래퍼가 아니라 천재 뮤지션이라는 인상을 남긴 곡이다. 사실 다른 대표곡들에 비하면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높이 사고 싶은 점은 이 트랙은 옛 장르인 필리 소울‘Philly Soul’을 감각적으로 바꾼 것, 부드러운 장르에 특유의 음색과 정박자와 엇박자 사이에서 내뱉는 노래는 앨범에서 최고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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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공중파에서 볼 수 있는 성공한 뮤지션 | ||
이번에 앤더슨 팩의 노래를 들으면서 든 생각이다, 노래란 운율이 있는 언어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예술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상위권 차트를 점령하는 가수들의 노래도 진지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한국의 현대사회는 노래보다는 안무에, 가사보다는 반복적 코러스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레 걱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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