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검사외전> 메인 포스터 | ||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작년 설 연휴는 <쎄시봉>,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삼파전이었다. 꽤나 치열했던 작년에 비해 이번 설 연휴는 아무래도 이 영화만을 위해 준비된 듯하다. 작년 최고의 흥행배우 황정민과 최고의 티켓파워 강동원이 만난 <검사외전>. <군도: 민란의 시대>의 조감독 이일형 감독의 데뷔작으로도 화제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높아진 기대치 때문일까, 시사회를 통해 미리 만난 <검사외전>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영화였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버디무비’로 홍보된 영화에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분량이 적었다는 점이다. 황정민이 맡은 누명쓴 검사 변재욱과 강동원이 맡은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이 함께하는 장면은 영화의 초반, 교도소에서 뿐이다. 한치원이 교도소를 나간 순간부터, 강동원의 원맨쇼가 시작되고 황정민은 관객들에게서 멀어진다. 악역인 우종길(이성민)보다 분량이 적어지는데다가, 한치원에게 위기를 선사하기 위해 그와 연락이 끊기면서 스토리 자체에 영향력을 크게 주지 못했다. 영화 후반부, 다시 변재욱에게 포커스가 넘어가긴 하지만 장면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져 아쉬움만이 남았다.
![]() |
||
| ▲ 변재욱(황정민)과 한치원(강동원) | ||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 자체도 아쉬움만이 가득하다. 누명을 쓴 검사가 사기꾼을 통해 누명을 벗는다는 이야기, 특정한 영화가 떠오르진 않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 레퍼런스 삼았을 법한 여러 영화들이 떠오른다. 변재욱이 교도관들을 도와주고 신임을 얻는 과정에선 <쇼생크 탈출>이, 검사를 사칭하는 한치원의 모습에선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검사 출신 부패 정치인 우종길의 모습에선 <내부자들>이 생각났다. 또한 누명 쓴 법조인이란 설정에선 <성난 변호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작년에 개봉한 <내부자들>과 <성난 변호사>를 이일형 감독이 보고 참고하지는 못했겠지만, 그 만큼 흔한 설정과 이야기였다. 여러 영화들에서 수많은 레퍼런스들을 가져와 다운그레이드시켜 엮은 영화가 <검사외전>이랄까.
![]() |
||
| ▲ <검사외전> 스틸컷 | ||
또한 <투캅스>와 같은 부류의 유쾌한 버디무비로 홍보된 것과는 달리, 변재욱이 등장할 때 마다 은근히 무거운 무게감이 느껴졌다. <내부자들>에서 풍기던 분위기와 비슷했는데, 한치원이 등장할 때의 가벼운 느낌과 이질감이 크게 느껴져 아쉬웠다. 물과 기름을 섞을 때는 계면활성제라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외전>은 계면활성제 없이 물과 기름을 섞으려고 끝없이 흔들어댄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머는 단타에 그치고, 무게감은 부족한 리얼리티 덕분에 실소를 유발한다. 사회고발이야기를 담으려면 리얼리티는 필수인데, <검사외전>의 리얼리티는 실소를 유발할 정도였다. 특히 후반부 법정장면이 굉장히 아쉬웠다. 유머와 주제의 무게감이 적절히 버무려졌던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였는지 다시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
| ▲ <검사외전> 스틸컷 | ||
하지만 <검사외전>에도 장점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강동원이다. 단순히 그의 미모를 거대한 스크린으로 만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인다. 때로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고, 때로는 로맨틱 코미디 속 바람둥이 같다. 특히 우종길의 선거유세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나, 하나(신소율)앞에서 중학생 수준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하는 부분은 완벽한 덕질 포인트이다. 또한 두 주연배우의 전작을 의식한 듯한 디테일도 좋았다. 침낭에서 깨어나는 황정민과, 성경 구절을 비밀번호로 사용하는 강동원의 모습은 각각 <히말라야>와 <검은 사제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박성웅이 연기한 양민우 검사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한치원의 대사(“모래시계 검사처럼~”) 등의 디테일도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결과적으로 <검사외전>은 독창적이지도 않고, 상품으로써의 매력도 부족한 영화가 되었다. 강동원의 팬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영화이지만, 황정민의 팬과 <베테랑>, <내부자들>같은 순도 높은 오락물을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겐 쉽사리 추천하지 못하겠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