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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2. 바다에 대한 새로운 시선

강태욱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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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에게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제안한다. 대단한 것은 아니니 긴장할 필요는 없다. 평소 사진이 취미인 A씨가 동해바다로 출사를 떠났다. A씨가 다녀온 뒤 당신과 커피 한잔을 하며 동해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이번 출사에서 멋진 사진 한 장 건졌어!’ 라고 말한다. 그의 아이패드 화면에 띄워진 그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 방금 마음속에서 A씨가 일출 사진을 보여줬는가? 티없이 맑은 하늘에 태양이 수평선에서 오메가 모양으로 크게 떠오르고, 해송과 바위의 실루엣이 검게 자리하고, 하늘의 구름 모양도  깃털을 흩뿌린 듯 완벽한 사진 말이다. 그렇다면 환영한다. 당신은 이 글을 천천히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새해가 밝았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인간의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구분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 문명에서 1월 1일이라는 타이틀은 ‘새로운 시작’으로써 의미가 크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아 일출을 보기 위해 바다를 찾는다. 마음 속으로 백 번 다짐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대상에 생각을 투영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일 것이다. 칠흑같이 검었던 바다가 떠오르는 태양을 머금는 순간, 먹먹했던 어둠은 타는듯한 붉은빛과 바닷물 위의 찬란한 반영으로 변모한다. 꼭두새벽부터 시린손을 비비며 일출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새해 첫 태양이 고개를 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매일같이 뜨는 태양이지만 왠지 이날 만큼은 ‘혹시나 뜨지 않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했었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만큼 새해 첫날이 지니는 의미가 크고, 새로운 변화라는 것은 모든 이들의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또 그러한 중요한 순간을 결정짓는 순간이 일출이라는 것은, 바다라는 장소가 변화를 다짐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성스러울 수 있는 장소인지 확인시켜주는 증거일 것이다.

   
▲ 강원도 삼척 추암 [2015년 12월], 작가 : 강태욱 (본인)

   바다의 절대적인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출사를 나선다. 하지만 모두가 인정하듯이 바다 사진을 새롭게 찍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출, 일몰, 해무, 해변을 뛰어다니는 아이 사진들 등. 너무나 획일적이고 ‘바다는 이렇게 생겼어’라고 세뇌라도 하듯 비슷한 사진들 일색이다. 바다라는 대상은 확실히 사진에 있어서 매력적인 소재임이 분명하다. 그처럼 다채로운 색과 그라데이션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도 드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바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리고 자신의 카메라 화면에 붉은 빛의 사진 상이 맺힐 때 ‘이번엔 훌륭한 것을 찍었다’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사진을 열어보았을 때 대부분 깨닫는다. ‘남들과 다를바 없는 일출사진이구나’ 하고. ‘해돋이’라고 밖에는 이름지을 수 없는 같은 이름의 클론들이 매년 늘어만 간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속초 일출’ ‘경포대 일출’ 과 같이 출신성분 정도는 표시해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사실 이런 사진들은 나중에 잘 보지 않게 된다. 하드디스크에 오랜 세월동안 묵혀져 있다가 포맷되는 바람에 없어져도 없어진줄 모를 그런 비참한 운명의 사진 말이다. 그렇다면 바다를 다른 방법으로 담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많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지만, 오늘은 몇 가지 사진들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TIP #1. 카메라의 눈은 인간과 다르다.

   
▲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 [2015년 1월], 작가 : 강태욱 (본인)

   저 특이한 나무 그네를 보고 알아챈 사람이 많겠지만, 한국 제일의 해변 경포해변의 사진이다. 바다는 의외로 밤에 더 빛날 수 있다. 카메라라는 기기의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해낼 수 있고, 실제 모습을 왜곡해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검은 하늘과 바다이지만, 카메라가 보는 바다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 하늘에 떠있는 달은 마치 태양과 같이 밝게 빛나며, 하늘의 색깔 또한 보라색 비단처럼 곱고 몽환적이다. 장노출로 인한 바다의 표면 또한 그래픽처럼 매끈한 모습이다. 아무런 보정을 하지 않아도 카메라 하나만으로 또다른 세상을 연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 보여준 일출사진과 비교했을 때 임팩트의 차이가 상당하다. 이 두 장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첫번째 사진은 모두들 그냥 옆으로 넘겨버린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에서 손이 잠시 멈춘다. ‘이게 뭐야? 어떻게 찍은거지? 우리나라야?’ 분명히 이전에 가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새로운 시각을 느끼고 한번 더 사진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이런 대화가 소통의 시작이고, 사진을 통한 교감이지 않을까? 밤에 찍은 바다 사진 한 장을 더 공유해 보겠다.

TIP #2. 밤바다는 비현실을 선물한다.

   
▲ 강원도 속초 영금정 부근 [2015년 12월], 작가 : 강태욱 (본인)

   같은 구도의 사진이지만, 바위가 있는 지역을 선택해서 사진을 찍었다. 장노출을 했을 때 바다의 바위들의 모습은 눈으로 보는것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그 이미지는 마치 나사의 우주로봇이 전송한 행성의 사진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마치 지구가 아닌것처럼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이런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카메라라는 생명체가 우리와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때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해지게 된다.

#Fin. 마무리하며…

   ‘남들과 다르게 찍어야 한다’ 라는 말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예술에 있어서 획일성은 우리가 피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일 것이다. 예술이라 불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통해 영감과 자극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같은 대상에 접근하더라도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게 다가가고 그것을 숙련된 솜씨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바다와 같은 대상은 사진의 소재로 너무나도 대중적인 소재이지만, 그만큼 바다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할수록 그 감흥은 다른 소재들에 비해 훨씬 더 클 수 있다. 바다에 갈때마다 일출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사진 생활에 있어서 매너리즘이 있는 것이 아닌지를 다시금 돌아보고 자신만의 감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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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욱 기자
photomeleon@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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