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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 사이, 아야소피아 성당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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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둘로 나누자면, 갈라타 다리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누어 보자. 이 다리를 기준으로 북쪽은 신시가지, 남쪽은 구시가지가 된다. 말 그대로 구시가지는 과거의 전통적인 문화와 역사가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지역을 말하며, 신시가지는 이에 비해 현대적인 문화가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반영된 도시를 일컫는다. 이스탄불의 남쪽으로 떠나보자. 여행자의 입장이라면 응당 이스탄불의 오리지날(original)을 보고, 듣고 그리고 맛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대부분의 관광지가 아야소피아가 있는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모여있기 때문에, 도보를 통해 이동하면서 이슬람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버스와 트램, 지하철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이스탄불 대부분의 여행지를 즐길 수 있다.

   
▲해협을 끼고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터키, 이스탄불

최근까지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남아있던 이스탄불은 자연스럽게 이슬람 문화가 도시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98%에 달하는 터키인들이 모두 이슬람교에 속하며, 따라서 이들의 문화가 지배적인 문화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거리를 둘러보면 주류를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다. 뜨거운 여름 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키고 싶다면 꽤나 고생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곳곳에 회교사인 모스크(Mosque)가 곳곳에 즐비하다. 모스크는 회교도들이 성지를 향해 예배를 하기 위한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스크의 특징은 뾰족한 첨탑, 미나렛(Minaret)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슬람 신전의 전형적인 특색이다. 이는 아랍어로 ‘등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는 기도 시보원(祈禱時報員)를 별도로 두어 하루에 다섯 번 씩 이 탑에 올라가 목소리를 외침으로써 회교도들에게 예배 시간을 알려주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지금은 기도시보계(祈禱時報係, Muezzin)라는 기계를 설치해서 예배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술탄의 강력한 의지와 권위가 깃든 모스크가 있다. 바로 술탄 아흐메트 자미(블루 모스크)인데, 이슬람의 대표 사원으로서 푸른색 빛으로 은은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사원으로 알려져 있다. 세인들에게는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려지고 있는데, 유럽의 성당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야소피아의 아성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로 세워진 이 성당은 네 개의 미나렛을 지닌 모스크로서 규모가 상당하다.

비잔틴 제국의 수도가 콘스탄티노플로 결정되면서 도시의 중심에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리스도교 성당이 세워졌다. 현재 아야소피아 박물관으로 불리고 있는 이 성당은 수차례의 화재로 재건축 되고, 술탄에 의해 정복당하면서 무슬림 사원으로 변모했다. 유구한 역사를 거친만큼 적지 않은 굴곡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지정되면서 그리스도교 성당의 모습을 일부 회복하게 되었고, 덕분에 성당 중에서 유일하게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도들 모두가 성지순례를 오는 성당이 되었다. 굴곡진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건물 자체가 풍기는 미적인 아름다움과 내부의 독특한 분위기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터키의 랜드마크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 바로 아야소피아 박물관이라 하겠다.

   
▲ 화려함과 고즈넉함을 동시에 발산하고 있는 아야소피아 성당의 매력

아야소피아, 하기아 소피아, 아야소프야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야소피아 박물관이 현재 ‘아야소피아 박물관’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여러 번의 증축과 개축을 겪어 왔다. 아야소피아 성당의 시작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수도를 비잔틴으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콘스탄티누스 1세에 의해 360년에 그리스도교인을 위한 대성당을 만든 것이 시초이다. 당시에는 메가리 에크레시아(Megali Eklesia)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대한 교회’라 불리었고, 목조 건축물로 축조되었다. 목조 건축물의 단점은 화재가 발생하면 아무리 빨리 손을 쓴다고 해도 쉽게 소실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의 대표적인 문호재인 황룡사를 비롯한 수많은 절들이 소실로 인해서 그 원형조차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초기 아야소피아 성당도 얼마 후 폭동으로 인해 불타 버렸다.

   
▲ 이스탄불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아야소피아 성당

그 터에 다시 테오도시우스 2세가 415년에 건설했던 것이 다시 또 화재로 불탔다. 그리고 결국 537년에 유스티니아누스 1세에 의해 지금의 위치에 만들어졌다.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지금의 아야소피아를 만들고서 “솔로몬이여! 당신을 이겼습니다. “라고 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후 아야소피아 성당은 비잔틴 제국을 상징하는 건물이 되어왔다. 그러나 1453년 오랜 세월 비잔틴 제국의 자랑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이 술탄 메흐메드 2세에 의해 함락되면서, 아야소피아의 십자가는 사라지고 무슬림의 사원으로 탈바꿈되게 된다. 술탄은 기존의 영광을 무너뜨리고 술탄의 권위를 세워줄만한 요소를 입히기 시작했다. 아야소피아를 다른 어느 유럽권의 성당과도 다르게 보이게 하는 요소는 바로 여러 개의 독특한 타원형 돔과, 주위를 에워싼 네개의 첨탑들이다. 이 네 개의 첨탑은 술탄에 의해 모스크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세워진 것이다. 그리스교의 성당이었던 것이 무슬림의 모스크로 변화하면서 아야소피아는 외관 뿐 아니라 내부까지 그 모습을 크게 바뀌게 된다.

   
▲ 이슬람 문화권의 존속을 위해 고심했던 술탄

터키라는 하나의 거대한 땅 덩어리에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잡고 있던 비잔틴 제국은 해가 떠오르면 반드시 지듯이, 유구한 역사를 뒤로한 채 이슬람 세력에게 터키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영토를 내주었을지언정 천 년의 역사 동안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왔던 찬란한 문화만큼은 여전히 이스탄불에 남겨두고 있었다. 술탄의 또 다른 과제는 거대한 비잔틴 문화 속에서 이슬람의 정권의 권위와 의지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였다. 그 결과 이스탄불의 상징이었던 아야소이파 성당은 세계 유일무이의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성당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이를 비롯한 다양한 건축물과 길거리가 탄생하게 되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들어진 신비하고도 독특한 문화는 결코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없는 역사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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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
springmac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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