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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손] 눈이 내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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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없이는 사랑할 수 없다

 

▲ 영화<가위손>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장은경] ***스포일러 있습니다***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라는 속설이 있다. 손이 차갑다고 마음까지 차갑지는 않다는 말이다. 영화 <가위손>(1991)의 ‘에드워드’의 손은 가위로 만들어졌다. 발명가에 의해 만들어진 에드워드는 발명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미완성된 채 성 안에 홀로 남겨져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성 안으로 들어온 ‘펙’의 도움을 받아 함께 마을로 가게 된다. 에드워드는 날이 선 가위 때문에 악수도 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영화 <가위손>은 가위손을 가진 에드워드가 마을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이다.

   
▲ <출처>네이버 영화

  ‘팀 버튼’ 감독은 주로 판타지적인 영화를 만든다. <가위손> 또한 동화적인 스토리와 배경으로 이루어져있다. 에드워드가 얼음을 조각하는 것과 눈 내리는 마을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또한 파스텔 톤의 가정집들과 괴물이 나올 것 같은 성을 배치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공간의 대조적인 배치는 상상력 뿐 아니라 에드워드가 사람들과 융합되지 못하고 외롭게 사는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똑같은 시간에 주차된 차를 타고 동시에 도로로 빠져나온다. 때로는 한가롭게 정원을 가꾼다. 이런 무료한 일상에 에드워드의 등장은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과 관심은 다르다. 사람들은 에드워드의 재능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였지만 영화 후반부에 그가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썼을 때 아무도 그를 믿어주지 않았다. 혹여나 가위손을 이용해 자신의 집도 무단침입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그를 마을에서 쫓아내려고만 했다. 팀 버튼 감독은 동화적인 요소와 마을사람들의 이기적인 심리를 대조적으로 연출했다. 

   
▲ 영화 스틸컷

  에드워드의 가위손은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정원의 나무로 공룡을 만들거나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줄 수 있는 긍정적 기능과 날카로운 손이 의도치 않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적 기능이다. 이런 기능은 에드워드의 행동을 조화와 단절로 나누어 유발시킨다. 긍정적 기능은 조화롭게 사람들과 파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지만, 부정적 기능은 사람들이 모두 그를 외면하게 한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싶어 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했다.
  영화는 크게 단절-조화-단절로 가는데 그 사이에 분노라는 감정이 존재한다. 에드워드는 과격하게 벽을 긁거나 자신이 만든 조형물을 절단하는 행동을 하는데 이는 화가 났다는 표시이다. 에드워드는 발명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심장과 뇌를 가지고 있다. 이런 행동들은 에드워드에게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영화 스틸컷

  다음 대사는 에드워드가 방송에 출연했을 때 받았던 인터뷰 질문 중 하나이다. “당신의 손이 정상이었다면 누구든지 좋아했을 거에요.” 이에 에드워드는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이죠.”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지만 왠지 슬퍼보였다. 사람들은 에드워드에 대한 거짓소문들을 들으며 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선입관이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커져갈 수 있었던 것이다. 펙의 머리는 위의 사진처럼 짧아졌다. 이는 더이상 에드워드에게 머리를 자르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 영화 스틸컷

  에드워드는 얼음조각을 만들다가 실수로 자신이 사랑하던 ‘킴’의 손을 찌르게 된다.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킴을 좋아하던 ‘짐’은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에드워드를 몰아붙였다. “건드리는 것 마다 망쳐 놓잖아. 꺼져 괴물아!”라며 그를 밀친다. 에드워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갔다. 에드워드는 킴을 다치게 했을 때 몹시 놀란 표정이였다. 하지만 짐이 자신을 몰아부쳤을 때 그의 표정에는 화가 묻어나 있었다. 그것은 짐에 대한 분노가 아닌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자신은 결국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의 표정은 화를 넘어서 슬퍼보였다.
  에드워드의 가위손은 사람들에게 신체적인 상처를 주지만 에드워드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방황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 에드워드는 킴을 마주하게 된다. 킴은 안아달라고 했지만 에드워드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킴을 사랑했지만 안아 줄 수 없었다. 그녀가 다칠 까봐 안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킴은 에드워드에게 안긴다. 안아줄 수 없지만 킴은 안길 수 있었다. 킴은 에드워드를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둘은 사랑 할 수 있었다.

   
▲ <출처>네이버 영화

   나는 영화 속에서 에드워드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이 킴과의 사랑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랑도 있다고 생각한다. 에드워드의 슬픔의 감정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도 있지만 결국 사람들과 진정한 정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슬퍼하는 것 같다.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면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편견을 계속 가지고 있다면 믿음이 존재하지 못하고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됐을 때 나중에는 그 편견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이런 사회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화 <가위손>은 우리 사회의 이기적인 모습과 군중심리를 잘 들어낸 작품이다.
   에드워드는 열정적으로 얼음을 조각한다. 눈이 내린다는 것은 에드워드가 조각을 한다는 것이고 조각을 한다는 것은 창조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한 창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한 행동으로 조각을 해왔다. 그러니까 눈이 내린다는 것은 에드워드가 함께였던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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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경
goguma@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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