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남희정]
10월 25일 폐막식을 마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장소에서부터 의미가 깊다. 한때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 공장으로 활발했던 곳인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1년 전 폐공장이 되고 2013년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다.
폐공장이라는 넓고 광활한, 어떻게 보면 작품을 두기엔 투박한 장소에서 어떤 공예품들이 눈길을 끌었는지 살펴보자. 가장 내게 충격을 준 4가지 작품을 고르게 되었다. 공통되는 점이 있다면 스케일이 눈길을 끌었고, 공간 활용이 탁월했으며 젊은 세대에게 단순히 공감을 얻기엔 힘들 수 있음에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감상자에게 새로운 시선과 감성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밑의 사진들은 모두 현장에서 작성자가 찍은 것임을 밝힌다.
1. 이은범 _ 천 가지의 색 청자, 2015 (도자, 각 20 x 20 x 3cm 전체 20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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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의 연속과 끝의 돛단배들. 도자마다의 색감 차이로 은은함이 느껴지고 돛단배로 인해 옆 공간이 연못같이 흘러가는 공간임을 인식한다. ⓒ이은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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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살의 흐름을 묘사하듯 도자를 배치해 집중과 확산이 잘 드러난다. ⓒ이은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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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에서 본 가장자리의 모습 ⓒ이은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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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의 변주’를 이루는 도자 일부분을 확대한 것. ⓒ이은범 | ||
2000개의 도자를 이용해 엄청난 압도감을 느끼게 한다. 표면이 딱딱하고 매끈한 청자의 다양한 색감을 보여주는 ‘청자의 변주’와 바닥에 은은하고 흘렁이는 물결을 표현하기 위한 에폭시의 효과, 나뭇잎과 연꽃을 형상화한 도자들이 아름다운 연못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모든 연령층에게 잠시 쉬어가면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며, 바라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2. 아닐라 퀘윰 아그하 _ 경계를 넘어서, 2014. (스테인레스 스틸, 121 x 121 x 12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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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 패턴은 스페인의 알함브라궁전의 아라베스크 문양을 모티브로 레이저 컷팅 기술로 오려냈다. ⓒ아닐라 퀘윰 아그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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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서 보면 경계가 모호하지만 멀리서 보면 경계가 뚜렷한 그림자를 통해 경계와 경계를 허문다. ⓒ아닐라 퀘윰 아그하 | ||
파키스탄 출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문화적 충격을 많이 받은 작가는 나라에 대한 경계와 문화적 경계에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완성했다. 4개의 벽 전체를 패턴이 감싸면서 비추도록 빛을 이용한 이 작품은 역사, 문화, 예술의 교차로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의 패턴을 모방하고 있다. 패턴과 관람자의 그림자가 교차되어 상호적 경험을 만들어 내고, 그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이질감과 소속감은 작품과 작품의 정체성 일부분이 된다. 빛을 바라보는 행위만으로도 작가와 소통이 되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다.
3. 손몽주 _ 표류로 ( 나무, 고무줄, 가변 설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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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나무와 그것과 연결된 수많은 끈들 ⓒ손몽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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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스케일로 관람자를 압도한다. ⓒ손몽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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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몽주 | ||
漂流 [표류] : ①물에 떠서 흘러감 ②정처 없이 돌아다님
표류되어 보이는 이 나무는 단순한 표류가 아닌, 여러가지 과거의 흔적과 인연의 끈에 의해 가라앉지 않은 상태를 보여준다. 나무에 고무줄을 스템플러로 찍어 하나하나 꼼꼼히 만든 이 작품은 수많은 인연으로 이어진 우리와 나무를 동일시 하게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다소 짧게 보면 별거 아닌 일이 많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도 보여주는 것 같아 새로웠다. 거대한 나무를 지탱하고 있는 끈들을 보며 우리 스스로의 보이지 않는 끈들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4. 맹욱재 _ 지각되지 않는 것들 _ 회색 쥐, 2015 (도자, 약 15 x 7 x 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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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욱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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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욱재 | ||
사람들이 해롭다고 생각하여 외면을 당하는 ‘쥐’라는 동물에 시선을 두어 작가는 관람자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자세히 바라보도록 이끌었다. 이 변화된 행동은 모두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사실적인 표현과 동세의 섬세함까지 나타내어 사람들뿐만 아닌 타 생명과의 소중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작은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끝을 장식한 알랭 드 보통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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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라고 하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개념에 현대적인 기술과의 만남을 보여주어 일반인들과 예술인들에게 기본적 개념을 초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앞으로 변화무쌍할 공예작품들이 더욱 기대된다. 진부한 것을 탈피하고 싶을 때,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엔날레의 주제처럼 낯선 개념 두개를 잇고 또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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