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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미를 다시 한 번! 신고전주의 미술

양효주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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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천상의 美를 다시 한 번! 신고전주의 미술

그리스·로마의 부활을 꿈꾸다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자크 루이스 다비드

   
▲ Francois Pascal Simon, Baron Gerard, Cupid and Psyche, 1798

      요즈음, 빼어난 미인을 두고 흔히 ‘여신’이라고 부른다. 신화 속 미의 상징인 여신의 자태는 지상에서도 통하여 뭍 여인들의 미의 기준을 세웠다. 계란형의 작은 얼굴에 도자기같이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 크고 또렷한 눈매와 오똑한 코, 그리고 8등신의 비율. 그리스·로마 신화의 여신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2015년 대한민국에서 환생한 듯 하다.

   
▲ Antonio Canova, Cupid and Psyche, 1793

18세기 중엽 유럽에서도 그리스·로마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일었다. 당시 지나치게 화려하고 장식적인 로코코양식에 질린 유럽인들은 질서정연하고 명석·판명한 이성적 미를 추구한 고대 그리스·로마의 양식을 향수했다. 때마침 계몽주의라는 사회적 물결이 일었고 문학,음악,미술,건축계는 그 흐름에 동조하여 고전주의 양식으로 회귀한다. 이것이 신新고전주의 등장이다.

   

▲ Charles Barry and Augustus Welby pugin, Houses of Parliament(London), 1836

신고전주의 미술은 로마를 기점으로 하여 전 유럽으로 번졌으며 19세기 초까지 지배적이었다. 한편 건축은 19세기를 지나 21세기까지 신고전주의의 영향을 계속 받았다.

   

▲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Self-portrait, 1804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는 푸생Nicolas Poussin과 다비드Jacques-Louis David와 더불어 프랑스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앵그르는 자신을 역사화가로 여겨왔으나 사실 그의 작품세계는 자화상과 아름다운 여인들 그림으로 점철되어왔다.

   
▲ Ingres, The Spring, 1820-56

18세기 후반 들라크루아를 주축으로 낭만주의의 물결이 거세게 일 때에도 앵그르는 과거의 전통적인 아카데미화풍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갔으며 스스로 고전주의의 미를 지키는 수호자쯤으로 생각했다. 그는 특히 라파엘을 존경한 것으로 유명하다.

“he great masters which flourished in that century of glorious memory when Raphael set the eternal and incontestable bounds of the sublime in art … I am thus a conservator of good doctrine, and not an innovator.”

앵그르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앵그르의 아내는 평소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증과 결벽증이 있는 앵그르 때문에 그와 함께 바깥 출입을 할 때면 늘 상 어깨에 숄을 두르고 나갔다고 한다. 혹여 길을 걷다가 추하거나 병든 거지라도 볼 때면 재빨리 두르고 있던 숄을 벗어 앵그르 얼굴에 덮고는 ‘그 불쾌한 것’을 보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추한 것에 비위가 약한 앵그르를 위해서다.

   
▲ Ingres, Grande O dalisque, 1814

앵그르에게 있어 리얼리티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작위적이라 해도 아름다움을 극대화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타당한 것이었다. 앵그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작품 <Grande Odalisque>는 여성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신체구조를 인위적으로 틀어놓았다.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그녀의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길이가 유난히 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척추 뼈 몇 개는 더 심어놓은 셈이다. 이렇게 과장을 하면서 까지 앵그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름다운 여성의 곡선이다. 비록 지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여인이지만 말이다.

   
▲ David, Death of Socrates, 1787

한편, 도덕적 규범과 이성적 사상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그림의 테마도 엄숙하고 교훈적인 것이 많았다. 그 예로 다비드의 <소크라데스의 죽음 Death of Socrates>,<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Oath of the Horatii>를 보면 소크라테스의 숭고한 정신, 로마군인의의 용맹함을 주제로 삼았다. 안정감 있는 구도와 정교한 묘사로 표현되었으나 감정은 지극히 절제되어있다.

   
▲ David, Oath of the Horatii, 1784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등장한 낭만주의 대표 화가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보면 역사화라는 주제의 맥락은 같으나 다비드의 작품에 비해 훨씬 더 강렬한 색감이 쓰였고 화면 구도는 역동적이며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 Delacroix, Liberty leading the people, 1830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신고전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에 비해 참으로 ‘어글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그림에서는 매끈하게 잘 빠진 미의 여신이란 찾아 볼 수도 없고 튼실하고 육중한 몸을 한 아낙네가 탐스럽지 않은 젖통을 들어내고서 사내들 마냥 볼상사납게 총대를 메고 운동권에 합세하지 않나<Delacroix, Liberty leading the people, 1830>, 흉흉하게 민간인 학살 사건을 테마로 그리고<Goya, The Third of May 1808, 1814,> 볼품없는 시골 노동자를 주인공으로<Jean Baptiste Greuze, The Laundress, 1761> 그리다니 말이다.

   
▲ Goya, The Third of May 1808, 1814
   
▲ Jean Baptiste Greuze, The Laundress, 1761

옛 것을 그리워 하고 향수하여 과거의 골든타임를 꿈 꿀 것이냐, 아니면 오늘의 남루한 현실에서 진실을 피어낼 것인가는 전적으로 취향의 차이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득 떠오르는 물음이 있다.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이고 리얼리티는 또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형식과 제도는 안도감을 주고 잘 짜여진 규율아래 질서 잡힌 것은 완벽해 보인다. 반면에 남루하고 추한 모습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된 것을 볼 때면 껄끄럽고 외면하고 싶다. 그것이 본능인지 혹은 학습된 것인지는 필자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전자는 비싸고 아름다우나 향기 없는 조화造花이고 후자는 비루하고 낡았으나 생生 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美의 속성이 본디 얄궂은 것인지 흔하고 익숙한 것에서는 도무지 감동이 일지 않으니 리얼리티한 얼굴은 슬프다.

그리하여 아득히 먼 천상의 미에 닿기 위해 지상에서는 오늘도 어글리한 리얼리티와 힘겨운 전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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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주 기자
motunge@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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