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영화 <스파이브릿지>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칼럼니스트] 내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으로 손꼽는 영화는 “E.T”다. 그게 벌써 82년도이니, 아마도 주인공 엘리엇(헨리 토마스)에 굉장히 많은 부분 이입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그도 사람이니 모든 필모그래피가 다 “Amazing”할순 없었다. 하지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한, 역사에 크게 기록될만한 감독임은 명명백백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던 영화들은 대부분 인상 깊었던게 사실이다. “캐치 미 이프 유캔”, “터미널”,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이 빛을 발한 작품들로 꽤나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4번째 재회가 <스파이 브릿지>로 다시 빛을 발할지? 영화 개봉 전 이 둘의 조합은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에 코엔 형제의 플롯이 덧붙여졌다. 이만하면 훌륭한 콜라보레이션이 아닐까 싶다.
![]() |
||
| ▲ 4번째 만남. 톰 행크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 ||
1950년대 냉전시대(Cold War)
우리가 세계사를 통해 배웠던 “냉전시대”는 2차대전 이후에 민주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 간의 이념 대립으로 긴장감이 조성된 상태를 표현하는데, 적대상태는 분명하지만 군사적 침략 행위가 없고 자칫 삐끗하다간 다시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는 살얼음판을 뜻한다고 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는 1945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이번 영화는 제임스 도노반의 1950년대 냉전시대에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제임스 도노반은 능력있는 보험 전문 변호사다. 미국의 국방 기밀과 핵무기라는 1급 비밀을 소련에 넘겼다는 혐의로 붙잡힌 적국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의 변호를 맡게 된다.
![]() |
||
| ▲ 아벨(마크 라이런스)을 변호 중인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 | ||
미국과 소련. 미국의 반공운동이 극에 달했던 그 당시의 모습은 미디어나 영화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었을것이다. 여기에 보험을 전문으로 했던 변호사가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의 긴박함이 극에 치닫게 된다. 아벨이 미국에 붙들려 있는 동안, 미국은 공군 파일럿 몇몇을 비밀리에 모아, CIA 첩보원의 신분으로 탈바꿈시킨다. 파워스 중위(오스틴 스토웰)는 소련 상공에서 기밀을 포착하려다 격추를 당해 소련에 붙들리게 된다. 1961년 독일이 동쪽과 서쪽으로 분단될때, 양쪽을 가로막았던 장벽이 쌓였다. 독일에서 소련의 경제학을 배우던 학생 프리우스는 분단된 장벽을 넘으려다 체포되어 억류된다. 도노반은 아벨 한명을 파워스중위 그리고 학생 프리우스와 맞바꾸려 목숨을 건 위험한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 |
||
| ▲ 소련에 붙잡힌 프란시스 게리 파워스(오스틴 스토웰) | ||
사실 냉전시대 속에서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하는 것 자체는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도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소련과 독일에 넘나들며 비밀리에 협상을 하는 것도 “보험 전문 변호사”가 하기엔 너무나 막중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신념과 원칙대로 “인간”으로서의 아벨을 변호했고 소련과 독일과의 협상도 드라마틱하게 이끌어냈다.
냉전시대의 적대국이라면 누구나 돌을 던지게 마련이다. 반공 마인드가 극에 달했고 조금만 뒤틀려도 손가락질을 했던 그 시대에서 도노반은 “아벨” 아니 한 사람을 구해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크나큰 공헌을 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버지는 냉전시대에 소련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했다고 한다. 미국 첩보원이었던 파워스 중위가 소련에 체포된 직후였던지라 소련 사람들 모두가 미국의 엔지니어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아버지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코엔 형제의 각본을 만나 연구한 끝에 이러한 플롯이 탄생하게 된 셈이다. “역사와 인간”, “인간과 역사”에 끝없이 탐구하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명장이라고 불리우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가 SF에 꾸준히 집중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명감독과 톰 행크스라는 명배우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실화”를 만났고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블록버스터도 아닌 그저 “드라마”일 뿐임에도 이 영화는 온전하고 바르게 정진하다 못해 우리가 상상할법한 프레임을 터질듯이 꽉 채웠다. 톰 행크스 뿐 아니라, 아벨 역을 맡아 연기했던 마크 라이런스는 정말 “아벨” 인듯한 느낌마저 받게 됐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 아벨이 화면속으로 부활한듯,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기까지한 그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 |
||
| ▲ 소련 첩보원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 | ||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글리니케 다리”(Glienicke Bridge)는 실제 미국과 소련의 첩보기관이 은밀하게 협상을 했던 창구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베를린 근교로서 구 동독과 서독 베를린을 잇는 곳으로 영화의 제목 “스파이 브릿지”(Bridge od Spy)처럼 말 그대로 “은밀한 협상”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듯 하다. 도노반이 아벨을 데리고 이 다리의 중간으로 갈때쯤까지도 긴장감을 늦출수 없었다. 그리고 끝까지 다리위에 머물렀던 도노반의 모습은 실제 그의 신념와 가치관이 보여지는듯 했고 톰 행크스라는 배우의 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보였다. 이후 도노반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도 협상을 진행했다고 한다. 인질 협상을 통해 약 9천명 이상이 고국의 땅을 밟게 되었단다.
![]() |
||
| ▲ 독일로 건너간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 | ||
난 이렇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훌륭함을 다시금 알게 됐다. 각본 코엔 형제, 배우들의 재발견. 군더더기 없는 편집에 절묘한 타이밍에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더할 나위가 없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