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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내일의 위로, 내일의 희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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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구글이미지

[디아티스트매거진=권오경] 화장기하나 없이 짧은 머리를 대충 묶은 채 도시를 쏘다니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모습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쨍쩅한 오후에 밝은 분홍색의 상의를 걸친 그녀의 모습에 조금은 쾌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지극히 사실적인 방식으로, 정적인 인간성과 동적인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우리의 현실을 담은 영화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어쩌면 이에 작은 배신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안정제를 한 알씩 삼킬수록, 솟구치는 눈물을 억지로 이겨낼수록 우리 마음 속엔 잔잔한 물결이 일기 시작하면서 점점 영화에 빠져들 것이다.

   
▲ 출처: 구글이미지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역)는 우울증으로 휴직을 신청했다가 복직을 신청하지만 사장은 그녀없이도 공장이 잘 돌아간다는 사실에 공장 동료들에게 비인간적인 투표를 부치게 한다. 바로 보너스와 그녀를 양자택일에 두는 것. 1000유로(약 150만원)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해고된 산드라는 좌절감과 비참함에 더욱 더 메말라간다. 그녀의 동료 줄리엣과 로베르만이 그녀를 위해 사장에게 재투표할 것을 요구하고, 공장의 반장이 투표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로 반장을 제외한 16명의 사람들에 한해서 돌아오는 월요일에 재투표를 하게 된다. 월요일이 되기까지 남은 이틀간 산드라는 남편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16명 각각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고, 같은 말(보너스 대신 자신을 택해달라는 말)을 반복한다. 150만원대신 자신이 일할 수 있도록 투표를 해달라는, 자존심을 생각해선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을 해내고 최소한의 인간애가 있다면 하지 못할 말들을 들어가며 그녀는 말그대로 인간에게, 또 돈에게 이리저리 치인다. 영화는 그녀의 오로지 하루를 위한 이틀(two days one night)간의 처절한 투쟁을 실감나게 담아낸다. 

   
▲ 출처: 구글이미지

이틀이라는 시간동안 그녀의 감정은 극과 극을 치닫는다. 긍정적인 답을 들은 순간에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할 때면 그녀는 더 이상의 설득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 숨어버린다. 카메라는 그런 그녀의 극적인 감정을 그저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낼 뿐, 별다른 장식도, 화려한 구성도 덧붙이지 않는다. 이렇듯 다르덴 형제(감독)는 늘 우리에게 심심하면서도 심심지 않게 윤리적인 문제들을 내던져준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주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은 한 발 뒤에서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보여줄 뿐이다.

   
▲ 출처: 구글이미지

우리는 영화 속에서 반복과 변주를 발견한다. 16명의 동료를 찾아가 같은 말, 같은 표정, 같은 부탁을 하는 그녀에게 이 반복적인 도전-혹은 구걸-은 그녀에게, 또 우리에게 하나의 각기 다른 사건으로 축적되어 산드라의 감정변화를 지켜보는 흥미를 유발한다. 동료들의 결정이 무엇일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겠지만 그보다 그녀의 처절하면서도 외로운 싸움은 결국 우리의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것들에 가려져 피폐해진 인간성, 인간애, 그런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가 잃은 것이기도 하며, 우리가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의 경제구조가 갖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에 과연 우리는 당당히 맞설 수 있을지, 산드라처럼 혹은 그녀의 동료들처럼 진정으로 싸워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갖도록 하면서 영화는 관객에게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해주고, 더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로 문제를 이끌어내린다.

   
▲ 출처: 구글이미지

 ‘내일을 위한 시간’속에서 산드라는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인간애를 이끌어내는 매개체이다. 그녀는 결국 복직을 하지 못했지만(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계약직을 해고하고 본인이 복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장의 제안을 거부하고 나온 것이지만) 예상외로-혹은 예상대로-그녀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임금의 노예들로부터 뿌리뽑히고 메말라갔던 그녀의 감정이 그녀를 지지해준 나머지 동료들에 의해 위로받았고, 그녀또한 돈이 아닌 인간을 선택함으로써 마침내 그녀는 건조하다 못해 쩍쩍 갈라졌던 감정의 파편들을 조각조각 이어붙이려 노력한 이틀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잘 싸웠다’며 행복한 미소를 던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잔잔히 울렁이던 물결은 그녀의 미소로써 파동이 일고, 결국엔 그녀처럼 우리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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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경 기자
okyung1205@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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