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퐁네프의 연인들, 내가 아닌 너를 위한.

김혁준 기자 조회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디아티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일전에 10cm에 관한 글을 쓰며, 스토커의 뮤직비디오가 영화<퐁네프의 연인들>을 소재로 다루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뮤직비디오 영상 편집을 참 잘해놔서 이 영화를 꼭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때마침 CGV에서 레오카락스 감독전을 하기에 아트하우스를 방문했다.

영화는 까보면 뮤직비디오 그 이상의 것을 내포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장면의 순서도 뒤섞어 놓았고 그 끝을 향해가는 흐름이 아름답지만 영화는 아름답지만은 않다. 사랑 하나하나가 위태롭고 불안정하다. 이들이 하는 사랑이 진정 맞는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박하고 확신이 서지 않는다.

파리 세느 강의 9번째 다리 퐁네프, 그 위에서 벌어지는 사랑을 영화는 말한다. 시각을 점점 잃어가고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화가 미쉘과 마찬가지로 노숙을 하며 거리에서 곡예를 하는 알렉스. 첫사랑의 미련을 못버린 미쉘과 이제는 그녀가 인생에 있어 전부인 알렉스.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맞아 열리는 불꽃축제 아래서의 둘의 춤은 분명 아름다우나 어딘가 어둡고 너무나 아름다워서 불안하다.  

   
▲ 퐁네프의 연인들 ⓒ네이버 영화

자기사랑 vs 타자사랑

알렉스는 처음부터 노숙자였는지, 그의 과거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미쉘은 첫사랑과 다름없음을 그의 빛나는 눈을 통해 알 수 있다. 하루 종일 그녀를 따라다니며, 그녀가 첫사랑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것을 방해하고, 결국엔 그녀를 찾는다는 전단지마저 불태우고 이로 인해 감옥에 들어가기까지 한다. 알렉스에게 있어 미쉘은 무엇이든지 해줄 수 있는 존재다. 단 하나 막는 것이 있다면 그로부터 미쉘이 떠나는 것. 그에게 있어 너무나도 커져버린 그녀의 자리를 비워낼 수 있는 힘이 알렉스에게는 있지 않다.

알렉스의 사랑이 자신을 위한 사랑인지 미쉘을 향한 사랑인지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자기로부터 떠날까 두려워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 자기상실을 쉽사리 하지 못하는 반면 이는 알렉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이다. “벌써 작은 건 보이지 않아…너의 미소는 참 아름다워 하지만, 그렇게 작은 미소는 이제 보이지 않아,크게 웃어줘.. 날 위해 모든걸 크게 해줘” 미쉘의 이 한 문장이 알렉스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고 기교를 부리게 한다. 이 몸부림이, 몸짓이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슬픔이었다. 미쉘이 다리로 돌아오지 않은 밤, 알렉스는 깨진 병으로 자해를 한다. 대상의 부재로부터 오는 자기파괴, 고통을 통해 고통을 잊으려는 알렉스의 “누구도 나에게 잊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어” 말처럼 그가 아는 최대한의 사랑을 할 뿐이다.

“자고 일어나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일 아침 ‘하늘이 하얗다’고 해줘, 그게 만일 나라면 난 ‘구름은 검다’고 대답할 거야 그러면 서로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거야”

   
▲ <퐁네프의 연인들> ⓒ네이버 영화

선택의 기로, 확신과 갈등

미쉘에 있어 사랑이 진실된 적이 있을까. 아니면 사랑하자는 어떤 다짐이었을까. 그녀와의 순간은 아름답고 그녀의 사랑을 받을 때는 평온을 찾을 수 있지만 이내 불안은 싹튼다. 눈을 고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그를 한 번도 진심으로 사랑한 적 없다고 적어놓고 그녀는 떠나 버린 것처럼. 좋은 집안에서 잠깐 방황에 빠진 어린 아가씨였을까. 혹시 모를, 첫사랑을 위해 가지고 있는 권총은 결국, 알렉스가 떠난 그녀를 잊는 용도로 자신의 손가락을 향해 쐈다. 미쉘로 인한 범죄로 잡혀간 알렉스를 2년뒤 다시 찾아온 그녀가 알렉스에게 매일 밤마다 생각났다고 말하는 것은 알렉스로 하여금 다시 굴레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다. 출소 후 크리스마스 자정날 만나기로 한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듯 하나, 3시에 돌아가야 한다는 그녀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알렉스는 같이 강에 빠지고 얻어 탄 배에서 서로의 미래를 약속한다. 미쉘은 여전히 알렉스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불안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노숙자 미쉘에게 하는 다른 노숙자의 충고와 마지막 장면, 배에서 둘이 말하는 미래에 깔리는 불안감에 기저한다. 

“나랑 있으려면 참을성이 있어야 해” 

“넌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 될 거야”

   
▲ <퐁네프의 연인들> 불꽃놀이 장면

사랑은 자기사랑일 수 있으나 이는 타자사랑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나의 오롯하고 애틋한, 구구절절하고 먹먹한 감정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한 사랑이어야 한다. 알렉스가 감독의 본명이고, 결말부분에서 거리와 미완전성을 상징하는 퐁네프 다리가 보수를 통해 온전하다는 것은 둘 사이의 관계의 발전을 의미 할 수 있다. 아니 사실 그들의 관계가 지속되길, 미약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알렉스가 설령 다시 속는 것이라 해도, 미쉘이 이제는 확신을 가진 것이라 해도, 어느쪽이든 간에 사랑이 시사하는 바가 옳은 방향으로 작용했으면 한다. ‘내’가 그렇고 너무나 힘든 일을 겪어온 이들이기에. 

관련 기사

author-img
김혁준 기자
hj07237@theartist.co.kr

댓글0

300

댓글0

[칼럼] 랭킹 뉴스

  • 당신의 관념을 인버전할 테넷
  • 세계로 나아간 한국영화 Choice 5
  • 2019년 한국영화계 키워드 Choice 5
  • 제40회 청룡영화상 주요 부분 수상 예상 Choice 5 (인물 부문)
  • 여성이 주도한 한국영화 Choice 5
  • 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 한때 유재석 보다 잘나가는 국민 MC였는데…방송일 끊껴 호소중인 방송인
    한때 유재석 보다 잘나가는 국민 MC였는데…방송일 끊껴 호소중인 방송인
  • 안좋게 이혼했지만…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를 낳은 前 연예인 부부
    안좋게 이혼했지만…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를 낳은 前 연예인 부부
  • 150억 계약 포기하고 여배우 여친과 혼전 임신 결혼 선택한 배우
    150억 계약 포기하고 여배우 여친과 혼전 임신 결혼 선택한 배우

공유하기

[cosmosfarm_share_buttons url="https://theartist.co.kr" title="디아티스트" align="center"]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