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안녕하세요. 이 말에 담겨 있는 시간의 밀도가 얼마나 큰지 우리는 가늠 할 수 있을까.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면 더더욱이 우리는 알 수 없다. “안녕하세요 10cm입니다” 라고 말한 뒤 노래를 하면 굳이 어떤 이야기를 더 들을 필요도,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오직 한 곡으로도 이 두 사람의 깊이를 알 수 있으며 그것으로 충분하다. 10cm의 ‘스토커’라는 하나의 곡으로 이들을 풀어나가고자 한다.
음악을 듣고 그것이 취향의 범주에 속한다면 우리는 그 아티스트의 다른 곡들을 찾아 듣게 된다. 그럼으로 인해 그 아티스트를 더 알아가게 되고 그들이 가진 다양한 범주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10cm도 그렇다.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하지만 젬베와 기타 하나로 시작해 리듬감있는 빠른 음악까지, 언플러그드와 풀세션 모두 어울리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사여구는 여느 아티스트에게 다 적용될 수 있다. 10cm는 ‘스토커’라는 노래 하나로 이들의 온전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아티스트다. 곡 하나로 10cm의 소개를 다 하고 그 이상을 가능케 하는 건, 여타 곡들은 그러지 못한다. 그렇다면 결국 그 한 곡이 제일 좋고 나머지가 그 곡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아니야? 라고 반문 할 수 있지만, 이 음악은 10cm를 그 자체로 완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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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cm, 3집 앨범 커버사진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 ||
‘스토커’ 작사 작곡 10cm
뮤직비디오는 ‘퐁네프의 연인들’이라는 영화를 소재로 다룬다. 시각을 점점 잃어가는 거리의 화가 미쉘과, 마찬가지로 거리에서 불쇼를 하는 노숙자 알렉스. 두 부랑자의 우아하지 않은 사랑과 더불어 표현에 있어 너무 거칠다. 첫사랑의 미련을 향해 뛰어가는 미셸과 그녀를 쫓아가는 알렉스,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맞아 열리는 불꽃축제 아래 두 사람의 질박한 춤사위. 20년 흐른 지금 리마스터링을 통해 재개봉한 이 영화는 지금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감성을 담고 있다.
‘스토커’ 가사에서 남자는 여자에 비해 한없이 못났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그에 비해 너무나도 빛이 나는 존재이다. 더군다나 여자의 남자친구는 잘 나가고 그러기에 남자는 스토커마냥 뒤에서 밖에 바라볼 수 없다.
“빛나는 누군갈 좋아하는 일이 기준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할 말 없는 걸”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원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할까요 내가 나쁜 걸까요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나는 왜 이런 사랑 이런 모습이고 이런 사랑을 하고 나는 아무것도 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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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cm 권정열(좌), 윤철종(우)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 ||
누누이 말하지만, 이런 곡은 직접 쓴 사람만이 완벽한 표현을 해낼 수 있다. 그래서 작사작곡의 중요성이 항상 대두 되는 것이고. 10cm는 권정열, 윤철종 두 명의 키 차이가 10cm라 붙여진 이름은 유명하다. 83년생 82년생의 둘은 이제 서른 셋, 서른 넷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들 유희열을 감성 변태라고 이야기 하지만 10cm는 그냥 변태다. 이 변태 둘이 야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풀어내는데 전혀 더럽지도, 추하지도 않다. 변태감성, 이 감성이 우리를 간지럽힐 때 우리는 제대로 느낀다. ‘스토커’를 십센치의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곡을 들을 때 마다 계속해서 간질간질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십센치의 노래는 슬픈 노래도, 변태 같은 노래도 ‘스토커’ 말고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노래들은 십센치가 가진 하나하나의 속성들을 보여줄 뿐 10cm 전체를 담지 못한다. 이 곡은 아래부터 목소리를 눌러 부르는 진성, 위에서 노니는 가성을 오가며 속삭이다가 호소한다. 리프테마를 이루는 기타와 심심하지 않은 베이스와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고.
최근 권정열과 소유가 함께 부른 ‘어깨’ 라는 곡이 나왔다. 둘의 음색이 잘 어우러진 곡이지만 역시나 ‘스토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쯤 되면 10cm보다 ‘스토커’를 예찬하는 사람처럼 보일테지만 이것이 사실 엄청난 칭찬이라 말하고 싶다. 누군가는 ‘스토커’가 그 정도 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 도 있고 다른 곡을 더 좋아할 수 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0cm가 앞으로 쓸 곡에 있어서 그 곡들이 가진 영향력이 어떠하든 이 ‘스토커’가 갖는 고유한 영역은 침범할 수 없다. 앞으로 더 좋은 곡들을 쓸 것이고 써 가야 하지만 이 곡만큼은 무엇이든지 간에 예외다.
빛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기준이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 만큼 이 곡은,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 사람은 항상 예외다. 모든 기준에서, 어쩔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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