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런웨이가 아닌 미술관 전시장에서 듣기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는 북유럽 패션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헨릭 빕스코브’의 전시가 대림미술관에서 7월 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과 같은 순수 미술에서 벗어나서, 패션이나 사진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폭넓게 다루는 대림미술관과,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인 헨릭 빕스코브의 만남은 이런 면에서 매우 잘 어울렸다고 본다. 기존 패션쇼의 전형에서 벗어나서 헨릭 빕스코브는 마치 설치 작품들을 전시하는 작가들처럼 실험적인 요소들을 무대위에 대입해왔고, 이번 전시는 그의 런웨이를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그는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서, 런웨이 위에 예술적 요소들을 도입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속에도 패션쇼라는 새로운 영역을 집어 넣으려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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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장 전경 | ||
먼저 전시가 시작되는 2층에서는 그가 디자인한 의상들과, 그가 진짜 파리 패션 위크 무대 위에서 선보인 패션쇼를 재현한 설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전부터 패션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2층에 쭈욱 전시된 마네킹 위의 의상들을 보면서는 처음에는 마치 미술관 전시가 아닌 백화점 쇼윈도를 둘러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발걸음을 옮겨가면서, 점점 ‘옷’이라는 오브제도 그 자체로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대 미술의 영역에서 더 이상 사용된 매체나 재생산 여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헨릭 빕스코브만의 독특한 패턴이나 디자인이 담긴 의상들도 캔버스 위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처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고 나니, 패션의 F자도 모르는 내게도 이 전시는 다양한 요소들을 잘 조합시켜 흥미를 가질 수 있게끔 한 짜임새 있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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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장 전경 | ||
3층으로 이동하면서, 패션쇼에서 보여준 소재나 옷 이외에도 헨릭 빕스코브의 일상과 쇼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화장 솜으로 액자 위에 제작한 설치 작품 등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전시가 끝나는 4층은 벽과 천장을 민트색 풍선으로 가득 채우고, 정면에 그의 런웨이 영상을 상영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심지어 4층에 입장하기 전에 스태프들은 민트맛 사탕을 나누어주고, 곳곳에서는 민트향 가스가 뿜어져나오기까지 했는데, 이는 오로지 ‘민트’라는 통일된 주제 하에 관람객들이 시각, 후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적인 요소들을 통해 헨릭 빕스코브의 패션과 예술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끔 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본다. 전시 자체도 훌륭하지만, 미술관 내에서 자체적으로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파티나 공연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대림 미술관 전시인 헨릭 빕스코브전 방문은 후회 없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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