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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의 9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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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한재현] 오랜만의 여행이었다. 지난 2014년 2월에 간 대만여행 이후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그렇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어렸을 때 2번이나 엄마를 따라서 갔었다. 덥고 높은 습도로 인한 동남아에서만 맡을 수 있는 곰팡이 냄새를 여기서도 맡을 수 있었다. 여행의 목적? 그런 것이 필요나 했을까, 각자의 생활에서 받아왔던 피로감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떠났었기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약 4일간 홍콩이라는 도시를 갔다 왔었다. 다른 나라나 도시들과는 조금 다르다. 북경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영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정말 다른 나라 같았고 다른 사람들 같았다. 홍콩이라는 도시, ‘매력’있었다. 어떤 유명한 장소나 음식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닌 내가 홍콩에서 느낀 것을 쓰는 것이기에 정보를 원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 침사추이에서 찍은 사진

사실 나의 목적은 조금이나마 있었다. 계획을 하지 않으면 걱정되는 스타일이라 조금이라도 계획과 목적이 필요했었다. 나만 가는 것이 아닌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기에 더욱 필요했다. 나의 이기적인 목적은 쇼핑이었다. 홍콩이라는 도시가 나에게 주는 로망은 쇼핑을 원 없이 할 수 있다는 것, 그거 하나만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달라야 정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살 수가 없었다. 홍콩을 쇼핑의 도시라고 하는 이유는 Tax Free(세금 면제)와 다양한 몰과 백화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을 면제하고, 다양한 쇼핑몰이 있어도 어떤 고객이 이용하느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정말 매장이 많았다. 내가 잘 못 봤을 수도 있지만 정말 명품들이 많았다. 아무리 세금이 없다 해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명품들, 오히려 쇼핑을 목적으로 간다면 일본이 나았을 수도 있겠다.

   
▲ 홍콩 인터컨티넨탈에서의 재즈 연주

서양의 헬레니즘과 동양의 오리엔탈리즘은 좀처럼 융화되기 어렵다. 수천 년 간의 각자의 깊은 뿌리와 사고방식은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이기 어려운 것처럼 불가능하다. 그나마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것을 해낸 것 같았지만, 인종간의 차별과 분리성은 그들을 하나의 융합이 아닌 마치 샐러드처럼 붙어있으면서 떨어져 있는 듯하게 되었다. 홍콩은 어렸을 때 가봐서 기억이 많이 나지 않았다. 높은 습도가 내 숨을 막는 듯한 느낌을 제외하고는 회상하기 어려웠다. 일단 홍콩은 국제적인 도시이기에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인종들에게서 오는 이질감이 없었다. 다들 옛날부터 거주하던 사람처럼 보였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광동어가 통영되기에 덜 이질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건축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정말 극과 극을 보여주는 홍콩의 건축물들은 흥미로웠다. 거의 10년은 청소를 안 한 것 같은 아파트부터 뉴욕에 견줘도 될만한 증권가 빌딩숲은 다른 나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기 보다 그저 그 나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인 고층 건물들, ‘Standard Chartered’같은 외국 은행부터 ‘Shanghai Bank’같은 중국 은행까지 동서양을 떠나서 홍콩은 세계화된 도시로 보여지게 되었다.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인 것 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느끼지 못하는 것 일수도 있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가 타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의 대체적인 이유는 익숙함을 넘어 지루해진 삶을 떠나기 위해서이다. 일상에서의 틀에 박힌 생활은 항상 지루해지기 마련, 그래서 홍콩에서만의 특별함, 그것이 내게는 필요했다. 그 특별함은 음식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장소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을 통해서 전에 알지 못했던 신선함을 얻게 된다. 여행이 강제적일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휴식은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휴식이 될 수 있다. 여행이란, 그저 사고방식처럼 박힌 우리 생활을 색다른 장소에서 빼내어 주는 것, 그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홍콩은 ‘새로운 마음가짐’이라는 경험을 준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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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현
lateadapter1@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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