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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사냥감을 마주하다 <더 리치>

민선영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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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리치> 티저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민선영]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라는 말은 이 영화 도입부로 표현하기 적절하다. 롭 화이트의 스릴러 소설 “Deathwatch”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 <더 리치>의 두 주인공들은 우연찮게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하루 사이에 곤란한 적이 되어버린다. 황량한 사막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의 동상이몽과 화려하진 않아도 무거운 긴장감을 주는 24시간의 추격신이 더해져 매력적인 영화, <더 리치>이다.

  20대의 숙련된 사냥 가이드 벤은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떠나간 후 마음이 심란하다. 그러던 중 일거리가 들어오고 그곳에서 중후한 사업가 매덕을 만난다. 영화 초반부 이 둘의 관계는 관객들이 보게 될 중후반부 관계와 사뭇 다르다. 사막을 달리는 초반부의 둘 사이는 좀 더 브로맨스(bromance)에 가깝다. 외곽의 한계선까지 사냥을 동행하며 벤은 매덕에게 자신의 여자친구와 가족 얘기를 털어놓기도 한다. 너무나도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인 것은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서로의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 영화 <더 리치> 스틸컷

  그러나 다음날 이른 아침, 이야기는 정반대의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숙련된 포수인 매덕은 정확한 조준으로 태양 빛 아래의 검은 물체를 사격한다. 그러나 기대감을 가지고 도착한 자리엔 사냥감이 아닌 찰리, 사막에 살던 벤의 오랜 지인이 죽어있다. 벤은 일단 찰리를 시내로 옮기려 하지만, 이미 죽은 찰리를 보던 매덕의 생각은 벤과 달라지기 시작한다. 매덕은 벤의 총으로 죽은 찰리를 다시 한 번 사격한다. 찰리에 몸에 박히게 된 서로 다른 총의 두 개의 총알, 매덕은 방금 일어난 살인사건을 암묵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제안한다. 사업에 능숙한 그는 벤의 앞길을 보장한다는 구미가 당기는 조건을 내세우지만, 벤은 찰리 일을 이대로 덮을 수 없어 매덕 몰래 도움을 요청하려다 결국 매덕과 어긋나게 된다.
 

   
▲ 영화 <더 리치> 스틸컷

  찰리의 죽음으로 매덕을 사막으로 이끌었던 코요테사냥은 끝난 듯 보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범죄의 사실을 알리고자 했던 벤이 매덕의 또 다른 사냥감이 되어버림으로써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매덕의 총구는 바로 앞의 벤에게 향하고, 벤은 뜨거운 사막 온도를 견디며 죽을 때까지 뛰어야하는 신세가 된다. 벤이 허허벌판인 사막에서 탈진해 죽어버리면 벤이 찰리를 죽였다는 매덕의 시나리오는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덕이 예상치 못한 게 있다. 사막은 처음 방문한 사냥꾼이 아닌 오랜 안내자, 벤에게 손바닥 안처럼 훤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고대하는 생존과 죽음, 벤은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까.
 

   
▲ 영화 <더 리치> 스틸컷
   
▲ 영화 <더 리치> 스틸컷

  단언컨대 이 영화의 이야기는 어떤 사냥에 관한 이야기이다. 차를 타고 쫓는 매덕, 살기 위해 뛰어야 하는 사냥감 벤. 영화는 마치 독수리가 목숨이 꺼져가는 생명을 노리는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이 영화의 두 가지 관전포인트는,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사막에서 맨 몸을 태양에 맡긴 채 벤이 보여주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 그리고 뜻하지 않게 목표된 사냥감에 대한 매덕의 여유로운 집착이다. 거리를 좁히려는 자와 멀게 하려는 자, 이들의 끈덕진 추격의 장면에서 오는 긴장감은 관객들로 하여금 사막의 타는 듯한 목마름을 느끼게 할 것이다.
 

  혹, 영화를 다 본 관객들에게 결말이 주는 허무함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곰곰이 영화를 되짚어보면 이 영화는 투톱이 이끌어가는 주된 내용을 단순 “hunting”에 두고있다는 점을 염두하라 말하고 싶다. 죄의 유무를 떠나 백발백중의 사냥꾼은 자신이 겨냥한 먹잇감을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법이다. <위험한 사돈>, <라스트베가스> 등 대중적으로 유쾌한 코미디 장르를 소화했던 마이클 더글라스(매덕 役)의 모습을 이 영화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제작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더글라스는 냉철한 판단력의 냉혹한 사냥꾼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따라서 먹이를 죽기 전까지 가지고 노는 느긋하고도 잔인한 맹수의 모습을 입은 마이클의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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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영 기자
charm7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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