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성현]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친구들과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롭 고든
평범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헐렁헐렁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30대 노총각이다.
지난 4번의 연애를 거쳐 자신에게는 과분한 변호사 여자 친구도 있지만
이번 5번째 연애마저 새드엔딩으로 마무리 될 위기에 쳐한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 일까? 롭은 과거를 복기한다.
그는 자신과 헤어졌던 지난 여자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실연의 역사를 반추하며, 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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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포스터> | ||
‘롭’은 영화 속에 존재했지만, 사실 현실에 충분히 존재할 법했고, 시종일관 나를 향해 이야기를 던졌고, 말을 걸어왔다.
때문에 롭의 이야기에 꽤나 공감하고 집중할 수 있었다.
롭은 미래를 향해 사는 남자가 아니었다. 과거나 추억 속에 머무는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과거를 정리하고, 돌이켜보고, 다시 또 다시 그 일을 반복한다.
그런 그가 지난 연애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런데 결말이 참으로 우습다. 허탈하다고 해야 할까?
왜 나를 떠났는지, 왜 내가 아닌 그를 선택했었는지
그녀들에게 묻고 또 물어보지만, 생각보다 너무나 싱거운 대답의 연속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된다. 큰 이유는 없다.
심지어 롭이 이별을 먼저 통보한 적도 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너와 잘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명확한 이유가 있기나 한 것일까?
사랑에 빠지고, 너에게 빠지고, 거짓말처럼 헤어지는 일련의 과정과 원인을
복기하고 반추한다고 그것을 우리가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일까?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우리가 순식간에 서로에게 빠져서 밤새 전화로 속삭이고
너의 미소와 눈빛에 매혹되어, 그렇게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일을
논리적으로 설명 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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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中> | ||
그렇다, 결국 사랑은, 사람의 마음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떠나간 너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듯 말이다.
어쩌면 내가 마크 로스코에 대해 너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만날 수도 없었겠지.
너와의 만남은 셀 수 없이 복잡한 인연과 우연 그리고 의지와 운명이 뒤섞인 칵테일 때문이었지.
롭은 그렇게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해답을 얻지 못하지만, 결국엔 그녀와 다시금 이루어지게 된다.
비현실적인 로맨틱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볼멘소리내기에는, 사랑이 ‘그냥 그런 것’이다.
그녀와 그, 둘은 어느 순간 깨닫는다.
반드시 ‘너’여야만 한다는 그런 운명론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지금 내 옆의 그 사람의 소중함과 장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녀가 가진 사소한 것들,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녀의 모든 것이 날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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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中> | ||
영화의 말미 롭은 그녀에게 말한다. 우리에게 말한다.
많은 여자들에 대해 환상을 품는다. 하지만 환상은 환상일 뿐이다.
그것이 현실에서도 유효한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사람이다.
게다가 나는 지금 그녀가 너무나 좋다.
롭은 다른 사람을 상상하며 환상을 품는 것이,
사실은 별 의미 없는 ‘지겨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은 것이다.
영화는 특별히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비현실적으로 로맨틱한 장면을 늘여놓지도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고 헤어지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 할 수 없다.
때로는 우연과 우연이 쌓이고 쌓여 이루어지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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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中> | ||
1분 후의 일에 대해 우리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사랑이라고 뭐가 다를까?
너와의 짧았던 만남 혹은 길었던 그 순간순간을
아무리 반복하고 되돌아봐도 모든 과정을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는 없다.
영화의 원제목인 HIGH FIDELITY처럼,
우리는 단지 그때 그 순간에 조금 더 ‘충실’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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