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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화려한 캐스팅, 아쉬운 연출력

강규일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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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영화 “암살”이 베일을 벗었다. “범죄의 재구성”부터 “타짜”, “도둑들”에 이르기까지 케이퍼무비의 선두주자격이었던 최동훈 감독이 이번엔 연기력 좀 있는 대세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일제강점기 시대를 다루고 독립군과 일본군 그리고 친일파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조진웅, 이경영에 이르기까지, 충무로에서 이름 꽤나 날리는 배우들이 참여했다.
 

   
▲ 영화 <암살>의 주인공인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영화는 제목 그대로, “암살”을 다루고 있다. 일본군의 총독이나 장군과 같은 존재들은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들에겐 분노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에 독립군은 일본군에게 노출되지 않은 요원들을 선발하여 “암살” 프로젝트에 투입시킨다. 타깃과 위치를 설정하고 때를 기다린다. 타깃이 나타나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나라를 지키려는 독립군, 나라를 지배하려는 일본군, 그리고 한국인이지만 일본군에 빌붙어있는 친일파, 무엇이든 돈만 주면 움직이는 청부업자까지 이들에게 얽힌 이야기들을 2시간 20분이라는 시간에 담아냈다.

영화로만 보자면,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짜임새가 조금 약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1933년 상해와 경성이 배경이 된 이번 “암살”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그들의 이름과 캐릭터를 하나하나 알아가기엔 시간의 흐름과 장소의 이동 등 전개가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몇몇 부분은 그냥 차치하고 플롯이 흘러가는 속도에 눈을 맞추고 머리로 이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드러나는 캐릭터들이 하나둘 보이고 플롯에 집중하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 캐릭터들을 뽑아놓고 배치를 하고보니 손이 모잘라 물건들이 아래로 떨궈지는 듯 했고 스케일 있게 벌려놓은 멋드러진 화려함도 그 힘을 잃어갔다. 예상가능한 “암살” 프로젝트는 독립군도 일본군도 관객들도 모두 알아차리게 되었다. 꼭 반전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카메라가 캐릭터들을 따라가는대로만 보면 예전에 최동훈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도둑들” + “범죄의 재구성” + “원스어폰어타임” + “베를린” 등이 합쳐진 산물​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

캐릭터!​
이번 영화를 통해 이정재는 뭘 입어도 간지 나는 멋진 몸매를 선보였다. “도둑들”, “관상”에 이어 이번에도 콧수염으로 멋을 더했다. 두 얼굴의 사나이인 염석진 역할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더하거나 유지해주는 캐릭터를 소화했는데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된다. 20대에서 60대에 이르까지 폭 넓은 연령대를 소화한 인물 중 하나다. 영화 “빅매치”에서의 골격과 근육 덕분에 청년시절은 문제가 없었으나 잠시나마 등장하는 60대 노년의 모습을 위해 15킬로그램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영화 “관상” 이후 이정재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었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 두 얼굴을 가진 염석진(이정재)

그리고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 전지현! 안옥윤과 미츠코, 1인2역을 과감하게 소화해내 진중한 캐릭터와 “도둑들”의 예니콜 같은 가벼운 모습도 선사했다. 장총을 들고 멀리 있는 타깃도 한번에 맞출 수 있는 명사수 안옥윤이야말로 나라를 지키려는 독립군의 마인드가 철저하게 배어있었다. 영화 “고지전”의 김옥빈이 연기했던 2초 저격수 “차태경” 캐릭터가 생각나기도 했다.
 

   
▲ 총을 겨누고 있는 안옥윤(전지현)

충무로 대세 배우 하정우는 하와이피스톨이라는 캐릭터로 간지라는게 무엇인지 알려준것 같았다. 능청스러운 모습이나 일본어를 능수능란하게 내뱉는 모습, 양손에 권총을 들고 상대방을 향해 날리는 모습, 심지어 그가 쓴 페도라까지. 물론 좀 오바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청부업자는 이래야 멋이 난다라는 느낌 같았다. 하와이피스톨 옆에 붙어다니며 청부업에 일조하는 영감 오달수는 감초 역할에 독보적인 인물이다. 영화 시종일관 각 씬들을 채우며 하정우와 함께 대세배우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냈다. “암살”프로젝트는 ​항저우임시정부에서 꾸며진 작전으로 독립운동가 김구선생과 약산 김원봉이 함께 했다. 약산 김원봉 역할은 특별출연한 배우 조승우가 연기했다.
그 밖에 조진웅이 속사포 역을 맡아 조진웅이 가진 특유의 제스쳐나 연기를 볼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 중 하나일 것이다. 처음엔 비중이 작은 듯 느껴졌지만, 결과적으론 가장 무거운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 청부업자 하와이피스톨(하정우)과 영감(오달수)

최동훈 감독!
난 최동훈 감독의 팬이었다. 그의 연출력은 이미 “범죄의 재구성”때부터 남달랐다. 촘촘하게 꾸며진 거미줄 같은 인물관계와 퍼즐처럼 정확하게 맞아들어가는 각본은 “케이퍼무비”에 걸맞는 작품으로 탄생시켰는데 그게 바로 “범죄의 재구성”이었다. “타짜”는 560만명이 관람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갬블무비다. 명배우들의 연기와 역시 짜임새 있는 영화로 기억되고 회자된다. ​최동훈 감독이 충무로에 발을 내딛고, 더욱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타짜”다.

 

   
▲ 최동훈 감독과 <암살>의 배우들

앞서 언급한 “케이퍼 무비”는 범죄 영화의 하위 장르로 보면된다. 어떠한 프로젝트나 작전에 전문가라 일컫는 요원들이 모여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작전에는 늘 배신자나 방해를 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작전이 제대로 실행된적이 없을 정도로 안갯속에서 사투가 벌어진다. 헐리우드에는 “오션스일레븐” 시리즈, “인셉션”, “이탈리안 잡”이 있다. 최동훈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케이퍼무비라는 타이틀을 따서 회사를 차렸는데 그게 바로 “주식회사 케이퍼필름”이다. 최동훈 감독의 부인이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다.

이번 영화는 7월 22일 개봉하여 개봉 첫날 47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이 더욱 화려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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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일 기자
louis1st@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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