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디아티스트매거진=최보영] 내가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마주할 수 있다면 묻고 싶은 질문이다. 그리고 당신은 어쩌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너무도 넓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은 많기에 사람은 누구나 이면의 것들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다시 “그렇다면 당신은 계속해서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것을 깊게 고민해봤나요?”라고 묻는다면 아마 고개를 젓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상에 지쳐 잠시 들었던 호기심을 곧 잊어버리고 보이는 것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우리들에게 가끔의 휴식은 잊고 있었던 질문을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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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규백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展의 전시 포스터 |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황규백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展을 지난 4월 28일부터 오는 8월 2일까지 열고 있다. 그리고 이 전시 속 황규백 작가의 작품들은 그의 가장 큰 특징인 ‘서정성’으로 조심스레 우리를 일상 속에서 이끌어낸다. 황규백 작가는 동판에 가늘게 교차하는 줄을 긋고 그 줄을 메우거나 깎거나 하여 명암을 나타내는 기법인 메조틴트 기법을 독학으로 습득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메조틴트 작품의 배경인 검정색을 밝고 부드러운 회색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밝은 배경은 판화의 배경마저 작품으로 기능하게 만들고 메조틴트 기법의 부드럽고 섬세한 디테일과 합쳐져 황규백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인 ‘서정성’을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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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규백, rock, 20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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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규백, ConcertⅡ, 1989 | ||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오브제들은 천, 시계, 바이올린, 우산 등이다. 섬세하게 표현된 풀이나 돌 등의 자연과 어우러진 오브제들은 정적으로 느껴지며 한편으로 이들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질감도 느껴진다. 이런 정적이고 이질적인 느낌들은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이끈다. 사람이 써야 할 것 같은 물건들과 자연 그리고 비어진 공간은 그 속의 부재한 사람이 마치 나처럼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딘가 남겨진 것 같은 물건들을 바라보는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마치 잠시 어딘가로 피크닉을 온 것처럼, 어딘가의 시골에서 편안히 휴식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바쁜 와중에 잠깐 나와 잔디에 앉아있는 것처럼 멈춰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즉 황규백 작가의 작품은 섬세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색조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정적인 오브제들로 우리를 일탈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멈춰진 휴식의 공간은 우리가 잊었던 질문을 떠올리고 사색하도록 돕는다. 작품 속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의 일상 속 보이는 것은 무엇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더 우리 삶 속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아마 그 질문의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사람이라면 그동안 까먹고 있었던 호기심을 채워줄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끔은 계산적이고 실용적인 질문보다 삶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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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규백, Three Moons, 1993 | ||
*전시정보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 4전시실, 2015.4.28-20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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