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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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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요즈음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을 하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다. 지금 시대에 도시락은 소풍과 같은 특별한 날에 준비해 가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급식도 좋지만 때로는 친구들과 한데 모여 도시락을 나누어 먹는 것이 떠오를 때도 있다. 화려한 메뉴가 아니어도 그 안에는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다. 도시락 안에는 단순히 음식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락을 준비한 이의 정성과 함께 나누어 먹는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이 담은 것처럼 말이다.

   
 

활발한 성격에 무엇이든지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손재주와 영특한 머리를 가진 스탠리는 반에서 인기가 많은 아이다. 거기에 귀여운 외모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스탠리가 조금 의기소침해 지는 때가 있는데 바로 점심시간이다. 각자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펼쳐 놓고 친구들과 모여 밥을 먹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스탠리의 손에는 도시락 통이 없다. 그 대신 스탠리는 밖으로 나가 물로 배를 채우며 점심시간을 보내곤 한다. 여느 때와 같이 점심시간이 되어 자리를 피하려던 스탠리는 그를 붙잡고 함께 밥을 먹자는 친구들의 말에 발걸음을 돌린다. 하지만 스탠리의 담임인 베르마 선생님은 스탠리가 도시락을 싸 오지 않은 것을 핑계 삼아 그에게 학교에 나오려면 도시락을 가져 오라고 소리친다. 그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은 스탠리의 빈 자리를 보며 친구들은 걱정스러움과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작은 도시락 하나도 싸 오지 못해 점심시간에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하는 스탠리의 속사정이 궁금할 것이다. 영화는 끝날 무렵까지 그 이유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스탠리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영화는 스탠리의 속사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를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단 한번도 먼저 도시락을 나누어 먹자고 말하지 않는 스탠리에게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밀고 함께 밥을 먹는다. 그 이후로도 스탠리는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하지만 아이들 중 누구도 그것을 이유로 스탠리를 구박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스탠리는 도시락을 가져 오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지 않지만 그것을 궁금해 하는 아이들도 없다. 점심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이며 웃음이 넘친다. 영화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도시락을 싸 오느냐가 아니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락이 없으면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베르마 선생님의 말을 들은 아이들의 눈에서 스탠리를 향한 걱정은 물론이고 베르마 선생님을 향한 원망의 감정이 스며 나오는 것이다.

베르마 선생님 때문에 스탠리가 빠지게 된 점심시간은 전처럼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도시락을 싸 오지 못했던 스탠리가 없기 때문에 서로의 도시락을 더 많이 나누어 먹을 수 있었지만 아이들의 얼굴은 웃음기 하나 없었다. 도시락을 펼쳐 놓고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선뜻 음식을 먹는 이는 없었다. 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나오지 못한 스탠리를 향한 걱정 때문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억지같은 이유로 학교를 나가지 못하는 스탠리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그런 그를 진정으로 아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아이들은 스탠리의 빈 자리를 쳐다 보고만 있지 않는다. 스탠리가 학교에 나가지 못해 볼 수 없었던 콘서트 오디션을 안타까워한 아이들이 그에게 리허설 장소를 알려준 것이다. 스탠리라면 충분히 뽑혔을 오디션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포기할 뻔 했던 것을 아이들 덕분에 다시 기회를 얻은 스탠리는 마침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끼를 무대에서 마음껏 발산할 수 있었다.

   
 

스탠리의 곁에 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컸던 스탠리와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에서 보여 준 도시락들은 평범한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스탠리와 아이들에게는 서로를 이어 주는 커다란 통로 같은 역할로 느껴졌을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음식을 나누며 즐거움을 공유한 아이들의 모습이 참 대견스럽기도 하다. 아이들이 스탠리에게 함께 먹자며 내민 도시락들 하나하나가 스탠리에게는 매우 특별한 도시락으로 남았을 것이다. 작은 도시락 통 하나에 담긴 아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돋보였던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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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령
mnjhkg@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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