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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의 이국으로 떠나보자, 브릭레인 마켓(Brick Lane Market)

이상석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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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이상석] 사람들마다 한번쯤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 필자는 군대를 제대하고 아무생각 없이 서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계획도 없고, 돈도 없고, 심지어 별다른 생각도 없이 떠났다. 생각이라도 하면서 여행을 다녀왔다면 후회라도 안 할 것을,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가 너무나도 후회된다. 그래서 필자가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는 서유럽,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런던이다.

런던은 서유럽 여행의 첫 발을 디딘 곳이기도 하지만, 이른바 ‘런던스러움’이라는 느낌을 지닌 곳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인 만큼 건물들의 분위기는 몽환적이었고, 옥스퍼드 거리를 지날 때면 갑자기 해리포터가 나타나 마법을 사용할 것 같았다. 그만큼 건물들이 제각각의 특색을 지닌 그런 곳이었다. 런던 현지인들에게서는 차가우면서도 신사적인 면모가 물씬 풍겨졌고, 그것만으로도 외부인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런던을 가기 위해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매일 벽에 걸려있는 환율전광판만을 바라보면서 수시로 바뀌는 파운드의 환율을 확인하고, 런던으로 떠나는 휴가만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이번에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흔히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라,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나와 같은 20대 청년들의 문화가 발달한 곳은 어딜까?’ ‘런던에서 홍대 같은 곳은 없을까?’ 등등의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바로 앞으로의 여행지인 브릭레인 마켓(Brick Lane Market)이다.

   
▲ 런던스러움은 이렇게 사소한 광고지나 표지 인쇄물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브릭레인 마켓 주변은 17세기 유대인을 비롯한 주변 각국의 이민자들이 삶의 터전을 일군 지역이다. 그러한 역사를 지닌 만큼 영국의 전통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으나, 이미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가면서 또 하나의 전통문화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시중의 런던 여행 가이드북에서는 브릭레인 마켓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런던을 대표하는 마켓은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메릴본 파머스 마켓(Marylebone Farmers’ Market), 핌리코 로드 파머스 마켓(Pimlico Road Farmers’ Market), Bloomsbury Farmers’ Market), 사우스 켄싱턴 마켓(South Kensington Market) 등으로 영화 속의 소재가 되거나, 이슈가 된 장소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러나 브릭레인 마켓은 아직까지도 외부인들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 남아있다. 영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서 예술을 이야기하고 벽화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 브릭레인에서는 다양한 예술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인들이 자주 찾는 마켓인 만큼 독특한 패션의 의상들과 빈티지 물품,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베이글 베이크(Beigle Bake)를 찾아가본다. 하지만 줄이 너무나 길다. 관광객들도 아니고, 현지인들로 줄이 가득 차 있다.

   
▲ 브릭레인 마켓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베이글 베이크(Beigel Bake)

베이글은 잠시 잊고 다시 거리를 걷는다. 이곳을 둘러보다 보면 런던의 예술인들의 표현방식을 읽어나갈 수 있다.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한 눈에도 예술을 직업으로 삼을 것 같은 비주얼의 현지인들이 눈에 띤다. 그러나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벽화다. 어떻게 보면 난잡하고 더러워 보일수도 있지만, 다양한 소재를 거침없이 자유롭게 표현한 벽화야 말로 브릭레인 마켓의 주요한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말에는 벼룩시장이 열리면서 예술인을 제외하고도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 브릭레인 마켓 주변 건물들은 이렇게 자유로운 형식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서울로 관광을 오는 여행객들을 보면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지, 혹은 명동이나 인사동을 비롯한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태원처럼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여행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상당하는 것을 알게 된다. 아무래도 이민자들의 문화와 한국의 멋스러움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궁금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런던의 브릭레인 마켓을 방문하는 우리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백 년 전에 런던에 정착했던 이민자들은 과연 자신들의 문화를 어떻게 변용시켜 나아갔을까하는 궁금증에서 브릭레인을 방문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런던의 또 다른 문화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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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
springmac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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