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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극비수사>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1978년 부산에서 한 아이가 유괴되었다. 범인은 몇일동안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유괴된지15일째 되던 날 범인에게서 처음 연락이 왔다. 이 사건에 부산 경찰 공길용(김윤석)이 투입 되었고 더불어 아이가 살아있다고 믿는, 도사 김중산(유해진)이 함께 했다. 개봉 10일이 지나 200만 관객이 이 영화를 찾았다. 1978년 실제 있었던 사건을 재구성한 곽경택 감독은 과거 이야기들을 아주 리얼하게 되살려냈다.
형사 공길용과 도사 김중산
공길용(김윤석) 형사는 부모의 요청에 의해 이 사건을 맡게 됐다. 그리고 범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극비수사를 진행한다.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 입장이라면 경찰이 아닌 또 다른 무엇인가에 기대고 싶었을 것이다. 모두가 이미 죽었다고 말할 때 도사 김중산(유해진)은 “아직 살아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준다. 그리곤 김중산이 이 사건에 뛰어든다. 우연의 일치인지, 도사에게 내려진 감응의 결과인지 갈피를 잡지못했던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자 공형사도 김중산을 믿게 된다. 사실 유괴사건에 점쟁이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코미디다. 범인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CCTV나 그의 행적을 볼 수 있는 데이터가 범인을 잡아내기 위한 단서가 되는 디지털 시대에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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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한장면. 수사 중인 공길용 형사(김윤석) | ||
사건을 부산에서 서울로 몰고 온 범인에 의해, 공길용은 부산시경과 서울 경찰 합동으로 수사를 하게 된다. 부산시경은 자신들이 직접 범인을 잡아 공적을 올리고자 혈안이 된다. 그들은 유괴되어 사라진 아이를 찾아 가족들 품에 안겨주기보다 아이를 유괴한 범인을 잡아 실적을 올려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에 따른 보상에 눈이 먼 것이다. 반대로 공형사는 분명히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진심을 다해 아이를 찾으려 고군분투한다. 실적에만 혈안이 된 부산시경의 모습과 진심을 다하여 수사하는 공형사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때론 공길용이 느꼈던 분노마저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부산 시경 형사들의 대처방식과 공길용과 김중산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서 휴머니즘을 느껴볼 수 있게 된다. 곽경택 감독은 이 둘을 통해서 진심을 전달해줬고 김윤석과 유해진은 과도하지 않은 절제된 연기로 이러한 휴머니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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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한장면. 사건에 뛰어든 도사 김중산(유해진) | ||
더불어 78년도 당시의 모습을 리얼하게 재현해냈다. 우연히 지나가도 모를 법한 추풍령휴게소, KBS, 시범아파트까지 당시 상황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전달해주었다. 사실 곽경택은 부산 사투리와 과거의 모습 재현에는 능수능란한 연출가다. 감각적인 장면들로 한땀한땀 정성들인 씬들이 나름 탄탄한 서사구조와 실력있는 캐릭터들을 만나 더욱 생동감 있는 영화가 된 셈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한 “신념”과 “뚝심”은 형사와 도사가 가지고 있었던 동일한 무기였고 그 둘을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게 해주었다. 마지막 엔딩씬에 등장한 공길용과 김중산의 흑백사진 한장 속에서 끈끈한 온정과 가족애마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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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한장면. 가족들과 함께한 김중산 | ||
2001년 곽경택 감독은 유오성, 장동건 주연의 영화 <친구>를 만들어 818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의 신화를 재현하고자 TV 드라마인 <친구:우리들의 전설>도 만들어내고, <친구> 의 속편도 제작했지만 그 신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힘이 잔뜩 들어갔던 곽경택 식의 필모그래피가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달랐다. 사건에만 집중할 법 하지만 곽경택 감독은 러닝타임 1시간 반 동안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의 아이들을 포커싱하며 “가족”을 이야기했다. 부모라는 입장에서 사건에 뛰어든 그들이었기에 더욱 진심과 사력을 다해 아이를 찾지 않았을까? 긴장감을 더해 더욱 극적인 연출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곽경택 감독은 담담하고 우직하지만 힘을 쫙 뺀 느낌으로 연출했다. 반전이나 소름끼치는 긴장감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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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한장면.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 ||
김윤석은 많은 영화에서 거친 역할을 담당했다. 형사로 굳어져버린 김윤석의 캐릭터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좁게 만드는 방해 요소가 아니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오해다.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2004)에서 김윤석은 형사 역할로 등장했다. 이후 <추격자>(2008)에서는 전직경찰, <거북이 달린다>(2009)에서는 시골동네 형사로 등장한 바 있지만 선생, 조폭, 도둑 심지어 타짜에 이르기까지많은 캐릭터를 소화한 명배우다. 반면 유해진은 코믹한 연기로 여러 영화의 씬스틸러, 감초역할로 활약한 충무로의 대표적인 명배우다. 최근 <삼시세끼>에 출연하며 연예인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아주 평범한 캐릭터로 친근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 영화 속에서는 코믹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담백한 연기를 해냈다. 유해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은 관객들은 8월 5일 개봉예정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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