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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고대영] 이번 칼럼의 제목은 전시 제목이기도 하다. 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지난번 이곳에서 열렸던 케테콜비츠 판화전에 이은 것으로써 이번에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국내 판화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판화, 시대를 담다>전은 제목에서 나와 있듯이 역사적 흐름과 함께한다. 특히 극동의 근현대사라 할 수 있는 해방이후의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 시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니 말이다. 전시의 주제가 그리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뻔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기본적인 바탕은 배제하고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편히 얘기해볼까 한다. 아, 그전에 전 연령층이 볼만한 전시라는 것 하나는 분명히 해두고 넘어가자.
민정기(1949~)
화가 민정기의 <한씨연대기>는 소설원작을 모티프로 찍어낸 판화작품이다. 그가 그려낸 각각의 그림에는 그림을 설명해줄만한 글들이 담겨있는데 이 역시 소설 속 주인공들의 대화를 가져온 것이다. 총 13점으로 이루어진 <한씨연대기>는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한 에칭기법을 통해 과거를 또렷이 재현해내었다.
오윤(1946~1986)
한국의 대표적인 목판화가인 오윤의 그림은 선이 굵은 테두리와 투박해 보이지만 구분이 명확한 음영처리가 눈에 띈다. 케테콜비츠가 전쟁 이후 선보였던 것들과도 유사하다. 더욱이 이러한 굵은 선 처리는 그의 작품 <바람부는곳>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강인한 민중의 모습을 그려내기 충분했다. 이 역시도 케테콜비츠의 작품 속 부모가 풍겼던 이미지와 유사한 맥락을 띄며 보는 우리로 하여금 뜨거운 확신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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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씨연대기(1), ©민정기 1984 | ||
홍성담(1955~)
홍성담은 광주항쟁 당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모습을 판화를 그려냈다. 그의 작품 속 투쟁하는 모습에는 극명한 두 가지의 시선이 존재하고 마치 사진을 보는 것처럼 순간순간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사실적인 사진이 가져다주는 의미보다 다소 투박한 판화가 보여주는 의미가 더 다양함을 그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선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판화 속 인물들의 현실이 더 가깝게 느껴지니 말이다.
김준권(1956~)
김준권의 <새야 새야>는 한 공간에 다양한 대상들이 등장하면서 의미를 더해간다. 이들의 공통된 점은 바로 민중들을 생각하는 작가의 가지관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작품 속 전봉준도, 그를 아래서 바라보는 수많은 민중들도, 그리고 그 위에서 어우러져있는 구름과 복숭아나무까지 말이다.
박불똥(1956~)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 중에 박불똥 작가의 작품이 가장 틀을 깨고 신선하지 않았나 싶다. 앞서 보인 것들이 판화의 본모습을 잘 드러냈다면 그의 작품들은 그보다 실험적이고 노골적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판화 고유의 이미지보다도 포토몽타주 기법을 사용하여 기존의 사진에 그의 생각을 더하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있다. 또한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반하는 의도가 깃들여있기도 하다. 그는 각기 존재하고 있었던 대상들을 오려내어 또 다른 공간에 밀집시킴으로써 새로 재생되는 이미지들을 잘 활용한 작가라 할 수 있다.
홍선웅(1952~)
홍선웅 작가의 작품 중에 하나를 언급하자면 그건 바로 <역사의 길>이다. 여기서 작가는 역사라는 대상을 거대한 두 협곡으로 나타내었고 별다른 무늬를 주지 않은 채 검은 형태로 두었다. 그 자체로써 거대하고 웅장함을 드러내기 충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하나의 민중이 팔을 벌린 채 서있는 모습은 나아갈 길을 생성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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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길, ©홍선웅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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